[마켓인]‘아시아여 우리가 간다’…워버그핀커스의 선택과 집중

[글로벌 PEF 운용사 패권 경쟁⑤]
28억 달러 규모 부동산 펀드 클로징
亞부동산 인프라에 투자 뚝심 눈길
국내 부동산 투자 본격화에도 관심
  • 등록 2022-01-21 오전 2:30:00

    수정 2022-01-21 오전 8:38:46

[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워버그핀커스(Warburg Pincus LLC)는 자본 시장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보유한 사모펀드(PEF) 운용사 중 하나다. 지난 1966년 최고경영자(CEO)에 오른 라이오넬 핀커스(Lionel I. Pincus)가 PEF 사업을 시작했으니 55년 넘는 업력을 보유하고 있다. 글로벌 빅5 PEF 운용사로 꼽히는 블랙스톤(1985년)과 칼라일(1987년),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1976년), 텍사스퍼시픽그룹(1992년)과 비교해도 가장 오랜 투자 경력을 자랑한다.
칩 케이(Chip Kaye) 워버그핀커스 최고경영자(CEO)는 “투자는 ‘무엇’(what)보다 ‘누구’(who)에 관한 것이라 생각한다”며 장기간 구축한 커뮤니케이션과 관계의 중요성을 내비치기도 했다. (사진=워버그핀커스)
워버그핀커스의 행보 가운데 눈길을 끄는 대목은 아시아 부동산 시장 투자에 대한 뚝심이다. 중국과 인도, 동남아시아 지역 부동산 인프라에 오랜 기간 투자를 이어가고 있어서다. 국내도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수요 급증에 따른 부동산 인프라 투자가 주목받는 상황에서 워버그핀커스가 큰 손으로 나설지도 관심사다.

자산운용규모 580억 달러(약 69조원)에 달하는 워버그핀커스는 지난달 아시아 시장을 타깃으로 한 28억 달러 규모의 부동산 펀드를 클로징했다. 데이터 제공업체 프레킨(Preqin)에 따르면 워버그핀커스가 조성한 부동산 펀드는 아시아 대상 부동산 펀드로는 블랙스톤(71억 달러)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다.

워버그핀커스가 아시아 부동산 인프라 투자를 조성한다는 소식에 시장의 관심도 뜨거웠다. 워버그핀커스 펀드에 투자자들의 수요가 이어지면서 초기 목표였던 15억 달러를 넘어선 것은 물론 하드캡(상한선)으로 설정했던 25억 달러를 넘어선 규모에 조성되기도 했다.

같은 시기 아시아 지역 투자도 이뤄졌다. 베트남 현지 언론인 ‘르 쿠리에 드 베트남’(Le courrier de Vietnam)은 워버그핀커스가 지난달 베트남 남부에 있는 빈즈엉(Binh Duong) 지역에 대형 투자를 단행했다는 소식을 다뤘다.

빈즈엉은 베트남 내 대표적인 산업 중심지로 부동산 인프라 개발을 두고 국내외 자본시장에서 관심이 높던 지역이었다. 워버그 핀커스는 이곳에서 현대식 공장과 창고, 데이터 센터, 사무실 등을 총망라한 종합 프로젝트에 나설 뜻을 밝혔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워버그핀커스는 아시아 지역에 30여개의 부동산 벤처와 플랫폼 등 총 60억 달러를 투자해 왔다. 전체 운용자산의 10% 이상을 아시아 부동산에 투자한 셈이다. 다양한 투자 기회가 쏟아지는 상황에서 회사의 중장기 투자 철학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라는 게 업계 설명이다.

칩 케이(Chip Kaye) 워버그핀커스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가을 골드만삭스와의 인터뷰에서 오랜 기간 이어온 아시아 투자에 대해 묻는 말에 “(아시아 지역 투자는) 때로는 쉽지 않은 부분도 있지만 그만큼 놀라운 부분도 가지고 있는 곳”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그는 “투자를 한다는 것은 ‘무엇’(what)보다 ‘누구’(who)에 대한 영역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장기간 구축한 커뮤니케이션과 관계 설정의 중요성을 내비치기도 했다.

워버그핀커스의 국내 시장 행보도 관심을 끈다. 지난해 3분기 국민연금의 해외 대체투자 부동산 부문 위탁 운용사에 이름을 올리며 국내 시장에서 예년보다 공격적인 투자가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민연금 운용사 풀에 들었다는 것은 국내 투자에 이전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것임이 예상되는 대목”이라며 “중국, 인도, 동남아시아와 함께 국내 시장도 물류 인프라나 상업용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어 관련 부분에 대한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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