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상 (Frostbite)은 영하 2-10 도 정도의 심한 추위에 노출되어 피부 연조직이 얼어버리고 그 부위에 혈액공급이 멈추어 버린 상태를 말한다. 손가락 발가락 등 손발 말단과 귀 코 뺨에 자주 발생한다. 얼어버린 부위는 창백하고 광택이 있을 수 있으며 얼어버린 당시에 자각증상은 없으나, 따뜻하게 해주면 손상 정도에 따라 증상과 피부 병변이 나타난다. 손상정도는 노출된 추위의 온도나 얼어있던 시간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다. 피부가 붉어지고 통증이나 저림 등의 불쾌감이 생길 수 있지만 손상정도가 심하지 않으면 수 시간 내 정상으로 회복된다.
동상을 입으면 동상 부위를 빨리 따뜻하게 해줘야 한다. 보통 37-42‘C 정도의 따뜻한 물에서 30-60분 정도 피부가 말랑해질 때까지 녹여줘야 한다. 따뜻해지면서 대게 통증과 피부가 붉어짐이 발생한다. 피부를 녹인 후에는 마른 천으로 덮어 보온해준다. 조직손상이 깊을 경우 조직이 죽어서 떨어져 나가는 괴저가 발생하는데, 이 경우에는 피부 이식을 하거나, 팔다리 말단 부위를 절단해야 할 수도 있다.
동창 (Chilblains)은 한랭에 의한 비정상적인 국소염증반응으로, 역시 추위에 약한 손가락 발가락 등 말단 부위나 귓바퀴, 코에 잘 나타난다. 겨울철 눈 속 등산 등 극한의 추위에 노출되어 발생하는 동상과 달리 동창은 일상적인 외출이나 야외 운동 중에도 걸릴 수 있다. 필자의 환자 중에는 겨울날 강바람이 쌩쌩 부는 강남의 한 예식장에 다녀왔다가 양쪽 귓바퀴에 동창이 생겼다거나 겨울철 서핑 후 손등에 동창이 발생하여 내원한 경우가 있었다.
동창은 추위에 노출된 직후에는 증상이 없다가, 작열감을 동반한 붉은색 또는 보라색 종창이 수 시간에 걸쳐 서서히 나타나며, 심한 경우 물집이나 궤양이 생길 수도 있지만, 보통 2~3주 내에 자연적으로 소실된다. 하지만 만성적인 경우 매년 추운 겨울이 오면 재발하고 따뜻해지면 소실되는 경과를 밟는다.
동창을 입으면 병터부와 전신을 따뜻하게 하고 휴식을 취해야 한다. 하지만 특별한 치료법이 없는 만큼 치료보다 예방이 더 중요하다. 겨울철 외출 시 옷을 최대한 따뜻하게 챙겨 입고, 한파주의보가 내린 날에는 되도록 외부활동을 자제하여 한랭 노출을 피해야 한다. 특히 추위에 약한 말단 부위를 보호하기 위해 두꺼운 양말과 장갑을 착용하고, 도톰한 귀마개로 양쪽 귓바퀴를 덮어줘야 한다.
겨울철 따뜻한 온욕이나 수족 마사지는 기분을 좋게 할 뿐만 아니라 혈액 순환을 좋게 하여 동창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규칙적인 운동과 고단위 비타민 복용, 금연이 동창 예방에 도움이 된다. 본인이 한랭에 취약한 체질이라면 겨울철에 결핍되기 쉬운 비타민을 챙겨 먹거나, 신선한 과일을 충분히 섭취하여 비타민을 보충하자.
독자 여러분 모두 따뜻하고 건강하게 이 겨울을 보내시고 눈부신 2022년 새해를 맞이하시기를.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