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 급등은 예견된 내용이었고 오히려 경제 정상화 이슈로 인한 물가 상승이라 이번 조정은 그간의 상승에 대한 일부 되돌림 현상이라며 긴 호흡에서 주식 시장을 비관할 필요는 없다고 조언한다.
13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9.55포인트(1.25%) 내린 3122.11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 지수는 지난 10일 3249.30으로 최고치를 찍은 후 사흘 연속 1%대 낙폭을 보이고 있다. 특히 이날 코스피 지수는 3146.97로 전 거래일(3161.66)보다 하락 출발했고, 장중에는 3103.88까지 밀리기도 했다.
간밤에 발표된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미국 뉴욕 증시를 뒤흔들면서 국내 증시에도 영향을 미쳤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4월 CPI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4.2%를 기록했다. 다우존스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3.6%)를 상회했고 지난 2008년 9월 이후 거의 13년 만의 최고치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한국 증시는 전일 미 증시의 급락 여파로 매물이 출회되며 하락했다”며 “특히 외국인 투자자 중심으로 대규모 순매도가 집중되며 한 때 1.8% 넘게 약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과 기관이 각각 1조4409억원, 52억원의 매수 우위를 보였으나 외국인이 1조4347억원어치 팔면서 지수 하락을 이끌었다.
다만 대만 증시가 한 때 3%대 급락 후 낙폭을 대부분 만회하는 힘을 보이자 한국 증시는 장중 상승 전환에 성공하기도 했다. 실제 코스피지수는 장중 한때 3161.93까지 치솟았다. 다만 다시 낙폭이 커지면서 3120선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대만 가권지수는 1.46% 하락했고 일본 니케이225지수는 2.49% 밀렸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번 조정을 놓고 그간의 증시 상승에 대한 일부 되돌림 현상이라며 비관적으로 판단할 필요는 없다고 진단했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CPI 발표가 부정적으로 작용한 것은 그동안 증시가 많이 올라왔기 때문”이라며 “반대로 생각했을 때 경기가 회복될 것이란 시그널로 해석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미국의 2021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은 6.3%다. 작년 말 3.9% 대비 2.4%포인트 상향 조정된 수치다. 미국의 가파른 경기회복 기대는 글로벌 경기회복 기대로 이어졌다. 최근에는 그동안 하향조정세를 보여왔던 유럽이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5월 첫째주 유럽 GDP 성장률 전망은 4.29%로 4월 둘째주 4.2%대비 상향 조정됐다. 한국 GDP 성장률 전망도 3.6%로 상승했다.
글로벌 경기회복은 한국 수출 개선으로 이어져 하반기에는 성장주들의 이익 개선이 기대된다는 말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의 영업이익 비중(코스피 대비)이 1분기를 저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며 “이는 기존 주도주들이 다시금 주도력을 강화해 나간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는 “추가 변동성 확대 시 하반기 수익률 극대화 전략으로 반도체, 자동차, 인터넷, 2차 전지 등 기존 주도주의 비중 확대를 권한다”고 조언했다.
4월 소매판매와 산업생산은 2020년 기저효과 영향으로 역사적 최대 전년대비 증가율을 기록할 전망이며 소매판매는 50%대, 산업생산은 15%대 증가가 예상된다.
이경민 연구원은 “경기에 대한 판단과 통화정책에 대한 스탠스를 재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최근 연준 통화정책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이로 인해 금융시장이 흔들렸음을 감안할 때 악재보다는 호재로 인식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