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 세상에] 라이벌팀 응원한 아내 살해한 브라질 '축구광' 남편

남미 축구클럽 대회 끝난 뒤 아내 살해한 남편
아내는 SE파우메이라스 응원·남편은 산투스FC 팬
피해자 여동생 "경기서 패하자 격분해 살해"
  • 등록 2021-02-07 오전 12:05:00

    수정 2021-02-07 오전 9:30:22

[이데일리 이재길 기자] 축구광인 30대 남성이 자신이 응원하는 팀의 라이벌을 응원한 아내를 살해한 사건이 발생했다.

2일(현지시간) UOL 등 매체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브라질 상파울루 경찰은 신고를 받고 북부 상도밍고스의 한 주택을 찾았다.

현장에는 한 남녀가 피를 흘린 채 부엌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 여성은 의식을 잃은 상태였으며 등과 다리에는 흉기에 찔린 흔적이 발견됐다. 남성은 복부에 상처를 입고 있고 고통을 호소하고 있었다.

브라질 축구클럽 SE파우메이라스를 응원하고 있는 에리카 페르난데스 (사진=에리카 페르난데스 인스타그램)
여성은 출동한 구급대에 의해 곧바로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숨졌다.

경찰이 신원을 조회한 결과 여성은 에리카 페르난데스, 남성은 그의 남편인 레오나르도 스키니(34)로 확인됐다. 이들 사이에는 2세 쌍둥이 자녀가 있지만 당시 침실에서 자고 있었다.

이웃 주민에 따르면 이들은 결혼 9년차로 평소 큰 다툼없이 생활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민들은 “이들 사이에서 어떤 싸움도 목격한 적이 없었다”며 “이번 일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충격적이다”라고 말했다.

경찰은 이들 부부가 사건 발생 전 남미 클럽 대회인 코파 리베르타도레스 행사에 다녀온 것을 확인했다. 이날은 브라질 축구팀 SE파우메이라스와 산투스FC의 코파 리베르타도레스 결승전이 치러진 날이었다.

이들 부부는 각각 다른 클럽팀 팬이었다. 에리카는 SE파우메이라스를 응원했으며 레오나르도는 라이벌팀 산투스FC의 팬이었던 것. 이날 치러진 경기에서는 SE파우메이라스가 산투스FC를 1대 0으로 누르고 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레오나르도 스키니와 에리카 페르난데스 (사진=인스타그램)
경찰 조사 끝에 레오나르도는 자신이 아내를 흉기로 찔렀다고 시인했다. 하지만 축구 경기 결과를 두고 아내와 언쟁을 벌이던 도중 아내가 먼저 칼로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자신은 이를 방어하기 위해 몸싸움을 벌이다 아내를 찌르게 됐다는 것.

하지만 에리카의 여동생은 레오나르도가 경기 결과에 격분해 라이벌팀 팬인 에리카를 살해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언니는 레오나르도에게 잔인하게 살해당했다”며 “그는 언니를 폭행 후 등과 다리를 흉기로 찔렀다”고 했다. 이어 “이후 일방적인 범행인 것을 감추기 위해 자신의 배를 찔렀다”고 말했다.

현재 레오나르도는 살인 혐의로 체포돼 조사를 받고 있다. 아이들은 친척집에서 지내고 있으며 엄마 에리카의 사망 소식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에리카의 여동생은 “아이들이 엄마의 죽음을 이해하는 과정을 돕기 위해 아동 심리학자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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