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GO를 찾아서]16년 만에 부활한 '불새'…"타는 냄새 안 나요?"

다시 돌아온 '불새'…막장 뺀 아침드라마
뉴트로 바람타고 '옛' 드라마 인기몰이..B급 감성 저격
전문가 "한국서 뉴트로 열풍은 당분간 지속될 것"
  • 등록 2020-10-25 오전 12:30:29

    수정 2020-10-25 오전 12:30:29

(사진=유튜브 ‘순식간엠’ 화면 캡쳐)
[이데일리 김민정 기자] “어디서 타는 냄새 안 나요?”. 지난 2004년 이 명대사로 대한민국을 뒤흔들었던 드라마 ‘불새’가 뉴트로 열풍을 타고 16년 만에 돌아왔다.

오는 26일 첫 방송을 앞둔 SBS 새 아침드라마 ‘불새’는 벌써부터 시청자들의 향수를 자극하면서 뜨거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불새 2020’은 사랑만으로 결혼했다가 이혼한 부잣집 여자와 가난한 남자가 경제적 상황이 역전된 후 다시 만나면서 일어나는 일을 그린 ‘타이밍 역전 로맨스’다. 26부작이었던 원작과 달리 120부작 아침드라마로 제작됐다.

드라마 불새에서 가장 유명한 대사는 “어디서 타는 냄새 안 나요? 내 마음이 불타고 있잖아요”다. 지은(故 이은주 분)을 향한 사랑을 숨기지 않고 거침없이 직진한 정민(문정혁 분)의 마음이 고스란히 담긴 대사로 지금까지도 ‘불새’하면 이 대사를 떠올릴 만큼 역대급 신드롬을 일으켰다.

(사진=SBS ‘빽드’ 유튜브 채널 캡쳐)
이처럼 ‘옛’ 드라마 불새가 16년 만에 돌아온 건 바로 뉴트로 열풍 때문이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뉴트로 열풍은 대중문화계를 비롯해 영화, 드라마, 광고, 산업업계까지 영역을 넓히고 있다.

이에 지상파 방송사들은 과거 드라마를 리메이크 할 뿐만 아니라 유튜브를 통해서도 신세대들의 입맛을 공략하고 있다. MBC는 ‘옛드 : 옛날 드라마[드라마 맛집]’, SBS는 ‘빽드-SBS 옛날 드라마’, KBS는 ‘KBS 드라마 클래식’ 채널을 통해 과거 드라마들을 재편집해 서비스하고 있다.

현재 이 채널들은 젊은 층부터 중년층까지 입소문을 타면서 2000년 종영한 MBC ‘허준’을 비롯해 SBS ‘여인천하’, KBS ‘추노’ 등 과거 인기 드라마들이 재주목받고 있다.

(사진=MBC ‘옛드’ 유튜브 화면 캡쳐)
특히 방영 당시 64.8%의 시청률을 기록하면서 ‘국민 드라마’로 각인된 허준은 유튜브를 통해 다시 주목받기 시작하면서 20년이 지난 지금에도 사랑받는 드라마가 됐다.

그런데 해당 영상들이 인기를 모으는 건 단순히 ‘옛’ 드라마이기 때문은 아니다. 유튜브 채널을 통해 재생되는 드라마들은 이전처럼 클립 영상이 재생되는 것이 아니라 전체적인 스토리를 중심으로 재편집된 영상들이 서비스된다. 여기에 톡톡 튀는 제목과 자막까지 더해지면서 재미 요소를 더했다.

이를 본 네티즌들은 “여기가 자막 맛집이다. 드라마 보면서 배 아프게 웃은 거 오랜만이다”, “봤던 드라마인데도 새로운 드라마 같다. 생생한 편집에 볼 맛 난다”, “명작 드라마를 이렇게 볼 수 있다니. 정주행갑니다”, “자막 너무 웃겨요. 보다가 침 흘렸습니다” 등의 폭발적인 반응을 보였다.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와 Z세대(1990년대 중반~2000년대 중반)를 통틀어 일컫는 MZ세대는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고 개성이 강하다. MZ세대는 심각하거나 심오한 것은 멀리하고, 어떻게든 웃음거리를 찾는다. 때문에 중독성 강한 ‘B급 감성’이 통한 것이다.

SBS ‘2020 불새’ 주역들 (사진=SBS 제공)
이렇게 과거 드라마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불새의 재등장 소식에 시청자들은 벌써부터 이전 불새를 능가하는 명대사의 탄생을 기다리고 있다.

‘불새 2020’의 집필을 담당한 이유진 작가도 “캐릭터의 감정선을 따라 그들이 말하고 싶은 대로 쓰고 있다”고 밝혀 기대감을 높였다.

레트로가 과거를 그리워하면서 과거에 유행했던 것을 다시 꺼내 그 향수를 느끼는 것이라면, 뉴트로는 같은 과거의 것이지만 이걸 즐기는 계층에겐 새롭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대한민국의 뉴트로 열풍은 젊은 층이 중년층을 이해하는 계기로 작용하기도 한다. 이렇듯 유행에 민감하고 트렌드가 빠르게 바뀌는 한국에서 뉴트로 열풍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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