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유망기업]⑪하임바이오, 암세포 굶겨죽이는 '대사항암제' 주력

김홍렬 하임바이오 대표, 원천기술 확보해 4세대 대사항암제 개발
기존 항암제 개선, 대부분 암에서 치료효과 기대
'인중합체' 기술로 자가면역질환 등 난치병 극복 계획
'암 치료제 원천기술 보유국' 도약 포부, 내년 말 상장 목표
  • 등록 2018-12-03 오전 1:00:00

    수정 2018-12-03 오전 1:00:00

[이데일리 김지섭 기자] “기존 항암제들이 갖고 있는 부작용 등을 극복한 ‘대사항암제’를 개발해 인류 건강에 기여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2일 서울시 성북구 안암로 고려대 내 하임바이오 본사에서 만난 이 회사 김홍렬 대표는 “대사항암제를 개발해 세계 항암제 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꾸겠다”며 이 같이 밝혔다.

대사항암제는 정상세포에는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암세포만 굶겨 죽이는 항암제다. 1세대 항암제는 독성으로 암세포를 공격하는데 이 과정에서 정상세포에 영향을 미쳐 골수 기능 저하와 위장장애, 탈모증 등 여러 부작용을 보인다. 2세대 항암제로 불리는 ‘표적항암제’는 정상세포를 피해 목표로 하는 암세포를 공격한다. 다만 항암제에 대한 내성이 발생하는 한계점이 드러났다. 비교적 안정적이라고 평가받는 3세대 ‘면역항암제’는 몸 속 면역체계를 자극해 활성화한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공격하도록 유도한다. 그러나 일부에서 면역체계 교란과 항암제 투여 후 암의 진행이 더욱 빨라지는 ‘과다진행’ 등 부작용이 문제로 제기된다.

이를 극복한 4세대 항암제로는 대사항암제가 꼽힌다. 대사항암제는 암세포가 탄생과 성장과정을 거친다는 점을 착안, 에너지를 얻을 수 있는 요인을 끊어버리는 방식이다. 전 세계 암전문가가 3만 2000여명이 집결한 ‘미국암학회’(AACR)에서도 대사항암제가 기존 한계를 극복한 차세대 항암제가 될 것으로 주목받았다. 김홍렬 대표는 “기존 약은 사용하면 내성이 생기고 다른 약을 써도 내성이 생겨 이를 따라가기만 해야 한다”며 “대사항암제는 에너지 대사과정을 특정해 암세포만 굶겨 죽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술이전 통해 확보한 ‘NYH817100’ 효능 확인

하임바이오는 국립암센터와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이 공동 개발한 기술을 들여와 대사항암제 ‘NYH817100’을 개발하고 있다. 현재 전임상(동물실험) 단계로 폐암 세포주를 이식한 쥐(마우스)에 NYH817100을 투여한 결과 암세포가 사멸하는 것을 확인했으며, 교모세포종 모델에서도 같은 효과가 나타났다. 특정 암에만 효과를 보이는 것이 아닌, 악성종양에 있는 대사의 특성을 바탕으로 적용하기 때문에 대부분 암종에서 치료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의미다.

하임바이오는 전임상을 마치는대로 본격적인 임상에 돌입할 계획이다. 특별한 치료제가 없는 뇌종양의 경우 임상시험을 시작하는 단계에서 희귀의약품으로도 신청이 가능하기 때문에 상업화를 앞당길 수 있다. 김 대표는 “중요한 것은 하나의 약으로 다양한 암에서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이라며 “내년 2월이면 진행 중인 단계를 마치고, 국내는 물론 미국·유럽에서 임상 1상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아직 동물실험 단계지만 빠른 상업화를 기대하는 것은 하임바이오 자체 개발뿐만 아니라 산·학·관 협력을 활발히 진행하기 때문이다. 2016년 국립암센터(김수열 암 생물학 연구부 박사)와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정재호·강석구 교수)에서 항암기술을 이전받은 데 이어, 올해는 국립암센터 췌장암치료제 개발팀이 개발한 암대사조절 항암제 기술까지 원천기술을 이전받았다. 기업부설연구소는 연세대에 갖추고 국립암센터와 연세대, 서울대, 부산대의대 등과 협력해 연구에 속도를 내고 있다.

◇누구나 치료할 수 있는 항암제…‘암 치료제 원천기술 보유국’ 목표

그가 바라는 항암제는 비싼 값에 팔아 많은 수익을 낼 수 있는 약이 아닌, 더 많은 환자들에게 희망과 도움을 줄 수 있는 약이다. 그는 “특정 개인에 맞춤화한 항암제의 경우 약값이 수억원에 달하는 등 대중적일 수 없기 때문에, 치료비를 절감하는 것도 목표”라며 “암 환자가 누구나 싼 가격으로 쉽게 치료받을 수 있는 항암제를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항임바이오가 보유한 원천기술에 대해 “NYH817100은 현재 주류를 이루는 항암치료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다”며 “상용화하면 우리나라는 ‘암 치료제 원천기술 보유국’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한편 하임바이오는 내년 말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본격적인 기업공개(IPO) 절차에 들어간다. 대표주관사로는 한국투자증권을 선정했다. 그는 “내년 상장을 진행하고, NYH817100은 뇌암 등에 적응증을 확대해 2023년에는 많은 암에서 우리 약을 쓸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 성북구 안암로 고려대 내 하임바이오 본사에서 김홍렬 대표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하임바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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