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조성진 부회장 “출시간격·브랜드명…LG폰만의 ‘룰’ 만들겠다”

CES서 ‘위기의 스마트폰’ 돌파구 찾아
“꼭 주기적으로 신작 내야 하나
좋은 제품은 오래 끌고 갈 것”
LG스마트폰, 흑자 전환 과정
기존 브랜드만 고집하지 않아
미 세탁기공장 연내조기 가동
‘세이프가드’ 공급차질 없을 것
  • 등록 2018-01-12 오전 5:10:00

    수정 2018-01-12 오전 10:43:28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이 10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에서 가진 국내 언론 대상 간담회에서 11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한 스마트폰 사업의 돌파구를 찾기 위한 방안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LG전자).


[라스베이거스(미국)=이데일리 이재운 기자] 2013년 1월 LG전자(066570) HA사업본부장(사장)으로 승진·진급한 인물에 관심이 집중됐다. 대졸 이상 엘리트가 가득한 조직에서 ‘고졸 신화’를 써내려갔고, 특히 한 자리수에 불과했던 가전 사업의 이익률을 두 자리수로 늘리며 신화를 완성했다. 그리고 지난해 1월부터 샐러리맨의 최고봉 ‘부회장’ 자리에 오르며 방점을 찍었다. 조성진 LG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의 이야기다. 취임 후에는 최대 실적 기록마저 갈아치웠다.

그런 그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전자산업 전시회인 CES 2018을 찾았다. 바쁜 일정으로 짧은 일정만 머물고 갔지만, LG전자 부스를 직접 점검하고 국내 언론 대상 기자간담회까지 소화한 뒤 다시 올랜도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국제 주방·욕실 산업 전시회(KBIS)에서 고급형 빌트인 주방가전 브랜드 ‘LG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를 소개하기 위해서다. 보통 CES가 1월 첫째 주, KBIS가 그 다음주에 열리지만 이번에는 CES 개막이 다소 늦춰지면서 기간이 겹쳤다.

◇“G 시리즈 고집 안 한다” 스마트폰 전략 변화 시사

이토록 바쁜 와중에도 기자들과 만난 조 부회장은 스마트폰 전략을 재편하고, 인공지능(AI)과 같은 미래 ‘먹거리’ 역량 강화를 위한 계획을 강조했다. 또 당면 과제인 미국 정부의 세이프가드(수입제한조치)에 따른 영향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스마트폰 사업은 반드시 특정한 시기에 특정 시리즈를 출시해야 하는지 다시 생각하고 있다. 미국 세탁기 공장은 세이프가드(수입제한조치)에 미국 유통 거래선의 우려 해소를 위해 올해 안에 공장 가동을 시작하겠다.”

조 부회장은 우선 지난해 수익성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면, 올해는 이를 바탕으로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등 미래 기술에 대한 투자와 외부 협력을 통한 융·복합 시대를 선도하겠다며 “실패하더라도 다시 도전할 수 있는 젊은 생기있는 문화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기자들의 질문은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MC사업본부와 미국 정부의 세이프가드 조치에 대한 대응으로 나눠졌다. 조 부회장은 우선 스마트폰 사업에 대해 “점점 턴어라운드(흑자전환)을 해나가는 과정에 있다”며 “가전 사업에서 했던 모듈화나 플랫폼 전략을 접목해 실적 개선을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말 고급 가전 브랜드 ‘시그니처’를 스마트폰에 적용한 한정판 제품 ‘LG 시그니처 에디션’이 출시 직후 곧바로 판매가 끝난 점에 대해 “스마트폰 브랜드에 시그니처를 적용하는 시도가 성공적으로 진행됐다”며 확장성을 고려해 향후 시그니처 브랜드 적용 스마트폰 추가 출시 가능성을 내비쳤다. 또 G, V 등 기존 브랜드를 고집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올해 출시 예정인 고급형 전략 스마트폰 ‘G7’ 출시 일정과 관련해서는 “특정한 주기를 가지고 ‘언제가 되면 어떤 제품이 나온다’는 것에 변화를 시키려고 생각한다”며 “좋은 플랫폼을 오랫동안 끌고가는 전략이 필요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이어 “예를 들어 V30이나 G6 같은 경우 제품 자체는 잘 된 것 같은데, 이를 기반으로 더 고급 제품이나 변화를 준 하위 제품을 내면서 G6를 더 오래 끌고 갈 수도 있다”며 “새 모델이 안 나오는 건 아니지만, 기존 것 오래 끌고 가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美 세탁기 공장 연내 가동” 거래선 우려 불식

세이프가드 조치에 대한 질문에는 “상황 별로 여러 시나리오를 준비하고 내부적으로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테네시주 클락스빌에 건설 중인 세탁기 공장에 대해서는 “꼭 세이프가드 때문에 마련한 것은 아니고, 이미 5년 전부터 미국시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50여군데를 검토한 끝에 선택한 부지”라며 “부품 만드는 협력사는 물론 나중에 다른 제품 만드는 공장도 추가로 지을 수 있기 때문에 (현 위치로)결정했다”고 말했다.

또 미국 유통 거래선들이 세이프가드에 따라 공급에 차질이 빚어질 것을 우려하는 만큼, 당초 내년 2월로 예정했던 공장 가동시기를 올해 4분기로 앞당기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조 부회장은 “미국에 2개 라인을 만들고 있는데 하나는 드럼세탁기, 하나는 전자동 세탁기”라며 “라인 하나 당 최대 50만~60만대 생산 규모로 가동률을 높여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 세이프가드 적용 대상이 아닌 제품은 당분간 한국에서 생산을 이어가겠다고 덧붙였다.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와 관련해서는 OLED 진영에 참여한 업체가 지난해 말 13곳에 올해 2곳이 추가된다고 답했다. 또 AI 적용 스마트TV가 전체 TV 판매량의 3분의 1 가량이 될 것이라는 목표도 이야기했다. 시그니처 브랜드 가전은 올해 안에 1~2가지를 추가로 선보일 계획이다. 기업간 거래(B2B) 비중도 지난해 20%를 돌파했으며 올해 이를 더욱 높여가겠다고 밝혔다.

조 부회장은 “올해는 LG전자가 금성사로부터 시작해 60주년을 맞은 ‘환갑’이 되는 해”라며 “그 동안 LG전자가 도전을 통해 생활의 변화를 이끌어 온 창업 정신을 제대로 되새길 필요가 있어서 틀을 깨고 새로운 엘지로 도약하겠다”고 마무리했다.

미국 서부 라스베이거스를 떠나 동부의 올랜도로 향한 조 부회장은 북미 고급형 빌트인 주방가전 시장 공략에 더욱 박차를 가한다. 지난해 어느 정도 시장에서 자리를 잡은만큼, 이제 보다 적극적이면서 정교한 마케팅을 통해 점유율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갈수록 높아져가는 수익률 성장 기대치를 맞추기위해 필수인 시장이다.

조 부회장은…△1956년 충남 대천 출생 △1976년 용산공고 졸업 △1976년 LG전자 전신 금성사 전기설계실 입사 △1995년 LG전자 세탁기설계실 부장 △2001년 세탁기연구실장(상무) △2007년 세탁기사업부장(부사장) △2013년 HA사업본부장(사장) △2016년 대표이사 H&A사업본부장 △2017년 대표이사 CEO(부회장)

조성진 LG전자 부회장 등 경영진이 9일(현지시간) CES2018 전시부스가 마련된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 중앙전시장에서 자사 부스 준비 상황을 최종 점검하고 있다. LG전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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