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리포트] 13억 인도, 결혼도 온라인 시대

  • 등록 2016-09-05 오전 5:01:01

    수정 2016-09-05 오전 5:01:01

[뉴델리(인도)=안유진 해외통신원] 인도의 주말 신문 특별판을 펼쳐 보면 10쪽이 넘는 결혼상대를 찾는 구인광고가 가득하다. 인생의 반려자를 신문광고를 통해 찾는다는 것이 생소하지만 내세운 조건 또한 구체적이고 직설적이다. 대도시를 중심으로 연애결혼이 증가하는 추세라고는 하나 인도는 아직까지 80% 이상이 중매결혼으로 이뤄진다. 보통 중매브로커, 점술가, 지인 혹은 신문 구인광고로 신랑과 신부를 모집한다.

최근에는 높은 접근성과 광범위한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온라인 결혼정보업체의 활약이 크게 두드러지고 있다. 인도 상공회의소(ASSOCHAM)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인도 온라인 결혼정보업체 시장 규모는 내년에 150억 루피(약 2514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표적인 결혼정보업체로는 ‘ 바라트매트리모니’, ‘샤디닷컴’, ‘지완사티’ 등이며 이들 가운데 선두주자는 바라트매트리모니다. 무루가벨 자나키라만 바라트매트리모니 대표는 1997년 미국 뉴저지주(州)에서 인도계 주민을 대상으로 한 커뮤니티 포털을 시작했다. 이후 그는 1999년 인도 남부 최대도시 첸나이주(州)에 온라인 결혼정보업체를 열었으며 2000년대에는 인도 10개 주요 지역을 집중 공략하는 웹사이트를 개설해 공격경영에 나섰다. 이에 따라 바라트매트리모니는 현재 인도에서만 15개 지역에서 정보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전 세계에 걸쳐 회원 750만명을 보유하고 있으며 연간 70만건의 결혼을 성사시키는 데 성공했다. 자나키라만 대표도 자신 회사의 결혼제공 서비스를 통해 현재 아내를 만났을 정도다.

인도 온라인 결혼 정보 서비스 이용 가격은 추가 옵션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결혼 정보 서비스의 평균 가격은 약 4300~6200 루피(약 7만~10만원)대를 이루고 있다. 눈에 띄는 점은 인도 상류층을 겨냥한 결혼 정보 서비스 비용은 루피가 아닌 미국 달러로 청구된다. 그 비용도 평균 4560달러(약 510만원)의 놀라운 수익률을 자랑한다.

결혼은 전통 가치가 가장 오래 남아있는 관습이다. 이에 따라 인도 온라인 결혼 정보 업체에서도 인도 전통에서 비롯된 기이한 특징을 발견할 수 있다. 배우자를 정할 수 있는 폭이 다소 배타적이다. 한 예로 인도에서는 수세기동안 이어져온 카스트제도(caste·계급제도)를 비롯해 종교, 언어, 지역에 따라 나눠져 있다. 한 예로 ‘델리(지역)-힌디(언어) 브라만(카스트) 커뮤니티’, ‘뭄바이(지역)-마라티(언어)-기독교인(종교) 커뮤니티’ 등이 대표적인 예다.

최근에는 세계적 수준을 자랑하는 인도 인재 요람 ‘인도공과대’(IIT) 출신만을 위한 결혼 상대 커뮤니티와 영국·미국·호주·싱가포르 등 해외에 거주하는 인도계 인재들만을 대상으로 하는 온라인커뮤니티가 탄생했다. 이처럼 특정 계층만을 주로 공략하는 온라인 커뮤니티만 350개가 넘는다.

현재 인도 온라인 결혼 정보업체에 등록한 평균 연령층은 25세~35세가 4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19~24세가 34%로 그 뒤를 잇고 있다. 22~23년 전 인도 출생률이 정점을 찍었던 것을 고려해본다면 향후 5년간 결혼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인도 온라인 결혼 정보업체의 향후 사업 전망이 밝은 것도 이같은 이유 때문이다.

인도 결혼 정보사업에 따른 금(金) 소비량도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세계금위원회(WGC)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인도의 금 소비량은 전세계 금 소비량의 30%를 차지했다. 인도에서는 금이 대부분이 결혼 예물로 사용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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