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원칙론 고수 속 파행장기화 부담
새누리당은 그동안 세월호특별법 제정 방향과 관련, 진상조사위에 수사·기소권을 부여하는 문제 등에 대해 사법체계를 흔드는 양보는 어렵다는 원칙을 고수해왔다. 지난달 19일 여야 원내대표 2차 회동에서 특별검사추천위원회 구성때 국회 몫 4명 중 여당이 유가족의 사전동의를 받아 2명을 추천키로 한 것이 ‘마지노선’이라는 입장이다.
김재원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 유가족과의 3차 회동에서 ‘여당 양보론’이 제기되는 것과 관련, 지난달 31일 기자간담회에서 “위헌적인 수사·기소권 주장을 계속한다면 논의의 진행이 어려워진다”며, 기존 여야 재협상안을 토대로 설득할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나 국정을 책임지는 여당입장에서는 원칙만 고수하며 세월호특별법 논의를 묶어둘 경우 국회파행 장기화를 방치한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이 고심이다. 당장 추석연휴 전 정국의 물꼬를 트지 못할 경우 현재 야권에 집중되는 화살이 분산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여당이 야당을 향해서는 세월호법과 민생법안 분리처리를 압박하는 동시에 유가족과의 향후 회동에서 수사·기소권 부여 문제를 배제한 다른 쟁점에서는 보다 진전된 방안을 내놓을 것이라는 관측이 꾸준히 제기된다. 김재원 원내수석은 “유가족 대책위가 조금 더 전향적으로 법질서 근접한 제안을 해주기를 기대하고, 새누리당도 열린 마음으로 검토하고 숙고하고 있다”며 “3차회동에서 성과를 내지 못하면 다시 유가족과 4차, 5차 협의를 해서 계속 대화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가족들 역시 지난달 27일의 2차회동 직후 “서로가 가슴에 담아둔 이야기를 주고받았고, 이해의 폭이 넓어졌다. (입장차이가) 좁혀지도록 기대한다”고 언급, 향후 회동에서 어떠한 입장을 보일 지 주목된다.
◇野 역할부재 속 원내외 병행투쟁으로 저울질
그러나 새정치연합 입장에서는 여야간 직접대화채널이 중단된 가운데 새누리당과 유가족간 회동 진행과정을 지켜보는 것 외에는 역할이 없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 고민이다. 새정치연합이 요구하는 3자협의체 역시 세월호특별법을 논의하는 과정의 문제일 뿐 법안 내용 자체에 대한 진전된 대안은 아니다.
또한 장외투쟁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높아지는 가운데 여당의 결단만 촉구하며 국회일정을 보이콧 할 경우 민생을 외면한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는 점도 향후 행보를 부담스럽게 하는 요인이다.
이에 새정치연합은 ‘장외’에서 ‘원내외병행’ 전략으로 서서히 무게추를 옮기며 정기국회 전면 등원 여부를 저울질하는 모습이다. 당장 새정치연합은 이번주 중 진도 팽목항에서 서울까지 도보행진을 추진하는 동시에 고리 원전, 폭우피해현장 등을 상임위별로 방문하기로 했다. 김영록 원내수석은 “전면적인 정기국회 참여문제는 세월호특별법 처리 문제에 달려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