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하나의 이동수단' 카셰어링 100일 이용해봤더니

스마트폰 앱만으로 예약부터 결제까지 할 수 있어
'자가용 없이도..' 대중교통·택시·렌터카 조합 가능
아직 부족한 대여소.. 왕복 어려운 점 아쉬움 남아
  • 등록 2014-07-14 오전 6:00:05

    수정 2014-07-14 오전 6:00:05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카셰어링(carsharing). 자동차를 사는 대신 나눠 쓴다는 공유경제 시대의 새로운 이동수단이다. 국내에도 2012년부터 쏘카, 그린카, 씨티카 등 사업자가 도입한 이후 이용자가 10만 명 이상으로 늘었다. 지난 4월부터 100일 동안 카 셰어링을 실제로 체험하며 이동수단과 비용을 계산해 봤다.

스마트폰 앱으로 예약부터 결제까지

카셰어링을 이용하려면 카 셰어링 회사에 회원으로 가입하고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깔아야 한다. 이 앱만 있으면 무인 대여소를 검색하고, 차를 예약하고, 요금을 결제하고, 빌린 차의 문을 여닫는 모든 것이 가능하다.

카셰어링을 체험하기 위해 지난 3월31일 카 셰어링 3사(쏘카·그린카·씨티카)에 가입했다. 스마트폰 앱도 깔았다. 가입 절차는 까다로운 편이었다. LG 계열의 서울 시내 전기차 카셰어링 회사 씨티카(에버온)는 티머니 카드를 새로 만들도록 했다. 물론 가입만 하면 스마트폰으로 모든 걸 해결할 수 있다.

신청 24시간 이내에 모든 회사에게서 가입 승인을 받았다. 며칠 뒤 우편으로 카드도 왔다. 이 카드는 굳이 갖고 다니지 않아도 된다. 스마트폰을 잃어버리거나 통신이 끊기는 아주 특수한 상황에서 문을 여닫을 때 필요한 정도다.
카셰어링 스마트폰 앱을 이용해 카셰어링 차량의 문을 여닫는 모습. 김형욱 기자
카셰어링 스마트폰 앱과 카드 모습. 앱을 통해 예약부터 결제까지 모두 가능하다. 카드는 스마트폰을 못 쓰거나, 통신이 두절되는 특수한 상황에서 문을 여닫아야 할 때를 빼면 큰 필요는 없다. 김형욱 기자
4월1일, 처음으로 카셰어링을 이용할 ‘기회’가 왔다. 가야할 곳이 주차공간은 적고 가져갈 짐은 많아 카셰어링을 이용하기로 한 것.

앱을 켜고 인근 대여소를 검색해봤다. 생각보다 많았다. 가장 가까운 공영주차장 대여소에서 준중형차 2시간 이용을 예약했다. 더 싼 경차를 빌리고 싶었는데 동난 상태였다.

대여소는 렌터카를 빌릴 때와는 달리 직원도 표지판도 없었다. 주차장 한 켠에 ‘나눔카 존(zone)’이란 작은 팻말이 있고, 나눔카 4대가 서 있었다. 서울시는 카셰어링 차량을 나눔카라고 부른다.

앱을 켜고 ‘문열기’를 누르니 ‘삑’ 소리와 함께 차 문이 열렸다. 고급 사양의 차는 아니었으나 내비게이션과 후방 주차경보시스템이 있었다. 운 좋게 연료도 넉넉히 들어 있었다. 연료가 떨어지면 차량 안에 있는 주유카드로 채우면 된다.

예약시간 10분 전 2시간 대여비용 1만760원이 결제됐다. 10분에 897원. 다녀오는 데는 약 1시간 50분 정도 걸렸다. 앱으로 대여시간을 연장할 수도 있지만, 일찍 반납한다고 비용을 할인해 주지는 않는다. 반납 약 5분 후 4560원이 추가 결제됐다는 안내문자가 왔다. 전기차를 뺀 보통의 카셰어링 차량 이용 땐 1㎞당 약 190원을 추가 결제한다. 주유비 명목이다.

이날 두 시간 동안 왕복 24㎞를 달리며 총 1만5320원을 썼다. 왕복 택시비는 3만 원 남짓. 비용을 절반 가까이 아꼈다.
서울 보라매공원 인근 공영주차장 내 차량 무인대여소 ‘나눔카 존’ 모습. 김형욱 기자
서울 잠실역 지하 공영주차장에 있는 나눔카 존. 기아차 레이EV 전기차를 포함해 총 10대의 카셰어링 차량이 배치돼 있다. 김형욱 기자
또 하나의 새로운 이동수단 등장

100일 동안 총 여섯 번을 이용했다. 집에서 가장 가까운 무인대여소가 약 20분 걸어야 했다는 게 아쉬웠다. 또 편도 서비스인 만큼 최장 6시간 이내에 돌아오는 경로가 아니라면 택시를 타는 편이 나았다. 만일 집 근처에 대여소가 있다거나 단시간 출장이 잦은 내근직이었다면 더 유용했을 것이다. 카셰어링 회사가 아파트 단지나, 사무실 건물 주차장에 대여소를 확대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일 것이다.

쏘카 관계자는 “아직 여러가지 한계는 있지만 이용자의 자발적인 참여가 늘며 지난해 말 5만명이던 가입자가 이달 초 15만명을 넘는 등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양적 증가와 함께 이벤트 성으로만 해오던 편도 서비스 등 새로운 서비스도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카셰어링 쏘카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이용 모습. 앱만 있으면 차량 무인대여소 ‘쏘카존’ 검색부터 예약, 결제, 차 문 여닫기까지 모두 가능하다. 쏘카는 다음커뮤니케이션즈 출신이 만들어서인지 앱 사용이 가장 편리한 편이었다. 김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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