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보리 기자] “요즘 가장 뜨거운 작가, 따뜻한 색채로 사랑과 평화를 표현하는 정인 작가의 ‘선물’ 작품입니다. 시중가 500만원에서 700만원에 거래되는 이 작품을 300만원부터 경매에 들어갑니다. 10만원 단위로 올라갑니다. 380만원에 낙찰됐습니다. 딱딱딱”
지난 17일 서울 종로구 평창동의 가나 아트센터 1층에 마련된 서울 옥션 경매장. 매 달 최상의 커피를 집으로 배달해주는 가비양 커피클립에 이어 다채로운 색채의 화가로 불리는 알랭토마의 실크스크린 작품, 영국의 대표 명품으로 꼽히는 폴스미스 양복까지 이 곳 경매장 벽면을 가득채웠다.
| 한국씨티은행이 지난 17일 연 자선경매행사에서 경매사가 설명을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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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5시 30분, 경매사의 화려한 손동작과 함께 경매가 시작되자 거의 모든 제품이 1분 남짓한 짧은 시간 내에 낙찰이 이뤄졌다. 요즘 가장 따끈따끈한 인기를 자랑하는 제품들을 운 좋게 데려가는 횡재가도 쏟아졌다. 시중가 60만원의 골프 스윙 스타일 분석 4회권은 9만원에, 85만원의 독일제 에어워셔는 37만원에 낙찰됐다.
| 한국씨티은행 자선경매 행사에 나온 정인 작가의 ‘선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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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경매는 한국씨티은행이 주최한 자선경매 행사로 씨티카드 VIP 50여 명이 초대됐다.1500여 만원이 경매 수익금 전액을 어려운 이들에게 집을 지어 주는 ‘해비타트’ 운동에 쓰이게 된다.
자선 경매 행사는 VIP 고객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지난 3월 1회 행사의 인기에 힘임어 제품 수도 18점으로 두 배 늘렸다. 은행 입장에선 VIP 고객들에게 경매 이벤트를 제공할 수 있는 동시에 수익금 전액은 좋은 곳에 기부할 수 있으니 일석이조다.
불황에 은행들은 VIP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은행들이 마케팅이 서민을 위한 젖줄 금융과 VIP 고객 서비스를 투트랙 전략인 셈이다. 은행들은 저금리 시대 결국 지갑을 여는 것은 부자들이란 판단 아래, 고액 자산가들을 대상으로 한 VIP 마케팅도 보다 진화하고 있다.
한국 씨티은행은 지난 19일 씨티카드 VIP 고객들을 대상으로 대림미술관에서 즐기는 칵테일 파티를 기획하기도 했다. 미술관 한 켠에서는 책을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렸다는 찬사를 받는 출판계의 거물 ‘슈타이들’ 전을 여는 동시에 미술관 곳곳에 영화를 보면서 맥주를 마시고, 훌라 공연 배우기, 칵테일 쇼 등을 젊은 고객들에게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신한은행은 지난 4월 VIP 고객들을 대상으로 침체기에 부동산 투자 특강을 실시했다. 특히 이번 행사는 일방적으로 강의를 듣는 방식이 아니라 부동산 전문가와 고객이 함께 현장을 돌면서 이뤄져 더욱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국민은행 역시 지난 4월부터 6월까지 VIP 고객을 대상으로 부동산, 노후설계, 자산관리 세미나를 개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