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증시 `방향 잃었다`..사흘째 혼조(종합)

미국 경제지표 호조-유로존 불안 `팽팽`
통신주 부진..소비재관련주 호조
  • 등록 2012-01-07 오전 6:14:46

    수정 2012-01-07 오전 6:14:46

[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뉴욕증시가 사흘 연속으로 방향성 없이 혼조양상을 보였다. 미국 고용지표가 호조를 보였지만 유로화 추락과 유럽 경제지표 부진, 성장률 하향 우려, 다음주 국채 입찰 부담 등이 발목을 잡았다.

6일(현지시간) 다우지수는 전일대비 55.78포인트, 0.45% 하락한 1만2359.92를 기록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도 전일대비 3.25포인트, 0.25% 낮은 1277.81을 기록했다. 그러나 나스닥지수는 4.36포인트, 0.16% 오른 2674.22를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미국의 비농업 취업자수가 전월대비 무려 20만명 급증한데다 실업률은 8.5%로 34개월만에 최저수준을 기록했지만, 유로존 악재에 호재가 되지 못했다.

이날 헝가리는 중앙은행에 대한 지원을 약속하며 국제통화기금(IMF)과의 신속한 협상을 요청했지만, IMF와 EU측은 아직 답변이 없는 상태다. 신용평가사인 피치는 헝가리의 국가신용등급을 `투기등급`으로 낮춰 버렸다.

또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는 이달말쯤 글로벌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할 뜻을 밝히기도 했다.

통신주가 부진한 가운데 소비재관련주는 강세를 보였다. 금융주도 대체로 약했다. 골드만삭스가 투자의견 강등으로 인해 1.23% 하락했고 뱅크오브아메리카도 2.06% 내려갔다. 씨티그룹은 소비자대출부문 매각이 합의되지 못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 0.14% 상승했다.

알코아가 생산량 12% 감소 전망에 2.14% 하락했다. 반면 보잉은 올해 수주 회복과 마진 확대 기대감에 0.61% 올랐고 베스트바이는 동일점포매출이 1.2% 감소했다는 소식에도 올해 전망을 유지하면서 3.33% 상승했다. 넷플릭스는 인수타깃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에 8.81% 급등했다.

◇ 연준내 추가부양 목소리 커진다

윌리엄 더들리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날 뉴저지 은행가협회가 주최한 경제포럼에 참석, "주택 가격을 안정시키고 부동산 경기를 회복시키기 위한 주택시장 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연준의 통화정책은 부동산 정책과 서로 보완해야할 필요가 있다"며 "연준의 정책목표 가운데 물가는 안정된 반면 실업률은 예외적으로 높은 만큼 추가 부양책을 지속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연준내 `비둘기파`로 꼽히는 에릭 로젠그린 보스턴 연방준비은행 총재도 모기지 담보증권(MBS) 매입 확대를 요구하고 나섰다.

그는 코넷티컷주 하트포드에서 열린 한 포럼에서 "연방준비제도(Fed)는 성장을 더 촉진해 빠른 경기 회복을 유도하기 위한 방안을 지속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현재 시장에서 매입하고 있는 MBS 규모를 더 확대해 모기지 금리를 더 낮춤으로써 주택시장 회복을 앞당길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피치, 헝가리 `투기등급` 강등

국제 신용평가기관인 피치가 헝가리의 국가신용등급을 투기등급으로 강등시켰다. 국제통화기금(IMF)과의 금융지원 협상 진척에 따라 추가로 등급을 내릴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피치는 이날 헝가리의 장기 국가신용등급을 종전 `BBB-`에서 `BB+`로 강등했다고 밝혔다. `BB+`는 투기등급에 해당된다. 또 포린트화 표기 국채 등급도 `BBB`에서 `BBB-`로 하향 조정했다. 등급 전망 역시 `부정적`으로 제시, 추가 강등 가능성을 열어뒀다.

피치는 평정 보고서에서 "헝가리의 재정상황과 대외 자금조달 여건이 악화되고 있고 성장 전망도 나빠져 국가등급을 낮추게 됐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IMF와의 금융지원 협상이 지연될 경우 추가로 등급을 내릴 수 있다"며 "설령 IMF와 지원 협상이 타결된다해도 헝가리 정부가 엄격한 조건을 수용할 수 있을지 의문이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 美 취업자 20만명 급증..실업률 `34개월 최저`

미국 고용지표가 또 한번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취업자수가 무려 20만명이나 늘어났고 실업률은 2년 10개월만에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노동시장이 견고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음을 재확인했다.

미국 노동부는 이날 지난해 12월 미국의 비농업 취업자수가 전월대비 20만명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에서 예상한 15만명 증가를 웃도는 실적이다.

정부부문 취업자가 1만2000명 감소했지만 민간부문에서 21만2000명이나 취업자가 늘어났다. 민간부문 취업자수 증가는 시장에서 예상한 16만5000명을 크게 상회했다. 또 민간부문 가운데 공장부문에서 2만3000명이 증가했고 제조업 생산분야에서 4만8000명이 각각 늘어났다.

이에 따라 지난해 12월 미국의 실업률은 8.5%로 크게 개선됐다. 이는 시장에서 예상한 8.7%보다 개선된 실적이다. 특히 이는 지난 2009년 2월의 8.3% 이후 2년 10개월만에 가장 낮았다.

◇ IMF "글로벌 성장전망 낮춘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유로존 재정위기가 악화되고 있다는 점을 반영해 이달말쯤 글로벌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기로 했다.

이날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는 기자들과 만나 "IMF는 실제 실물경제를 반영해 이달 24~25일쯤 글로벌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유럽 재정위기가 악화되고 있는 만큼 올해 글로벌 경제가 그다지 순탄하지 못할 것이며 우리 모두 이런 상황을 준비해야할 것"이라고도 했다.

IMF는 앞서 지난해 9월에 올해 글로벌 성장률 전망치를 4%로 하향 조정한 바 있다.

다만 그는 유로화에 대해서는 "재정위기와 유로존 국가들의 국채, 은행시스템을 둘러싼 압박은 커지고 있지만, 유로화만 놓고 보면 여전히 강하며 올해안에 붕괴되거나 사라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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