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in]SKT-하이닉스 시스템반도체 닻 올렸다

시스템반도체 시장 메모리의 4배
팹리스 기술력이 승패 좌우
  • 등록 2011-12-27 오전 10:36:00

    수정 2011-12-27 오후 2:01:55

마켓in | 이 기사는 12월 26일 16시 23분 프리미엄 Market & Company 정보서비스 `마켓in`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이데일리 오상용 기자] 하이닉스반도체를 품에 안은 SK텔레콤(017670)이 `세계적인 팹리스(fabless) 업체 인수`라는 중기 비전을 설정한 것은 급변하는 반도체 지형과 무관하지 않다.

반도체 공룡 삼성전자와 하이닉스(000660)는 세계 시장에서 판매되는 D램 반도체의 60%를 점유하고 있지만 이들이 호령하는 시장은 메모리 부문에 국한돼 있다. 이데일리와 우리투자증권이 공동 저술한 `2012 스몰캡 업계지도`에 따르면 실제 국내 업체들이 점령한 메모리 반도체 분야는 전체 반도체 시장 규모의 5분의 1에 불과하다.

메모리 시장 보다 4배나 큰 시장, 최근 모바일 세상의 도래와 함께 급속한 팽창을 보이고 있는 분야가 바로 시스템 반도체(비메모리) 다. SK텔레콤이 메모리에만 치우쳐 있는 하이닉스의 사업포트폴리오를 10년내 D램 40%, 낸드플래시 30%(25~30%), 시스템반도체 30%(30~35%)로 재편한다는 목표를 설정한 것도 시스템 반도체 시장에 먹거리가 더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분야에서 우리나라는 아직 걸음마 단계다. 반도체 시장조사업체인 아이서플라이(iSupply)의 최근 조사결과를 보면 시스템반도체 시장의 국가별 점유율은 미국이 56%, 일본이 22%, 유럽연합(EU)이 11%를 점유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점유율은 3%에 그쳐 역내 경쟁국인 대만(6%)의 절반 수준이다.
SK텔레콤이 5년내 세계적인 팹리스 업체를 인수해 하이닉스와 짝을 지어주겠다는 비전을 제시한 것은 시스템 반도체 공정 부문에서 팹리스(fabless)가 차지하는 중요성 때문이다.

팹리스란 생산설비나 공장없이(fabless) 칩의 설계만 담당하는 회사로, 창의적인 인력과 고도의 반도체 설계 기술을 요구한다. 최근 스마트폰과 태플릿PC 등 모바일 제품 뿐만 아니라 자동차 선박 등 기계의 전자화 추세로 인해 시스템 반도체의 수요기반은 넓어지고 있다. 팹리스란 바로 이러한 시스템 반도체의 디자인과 설계를 도맡아 하는 시스템 반도체 공정상의 핵심 두뇌다.

국내에선 엠텍비전과 넥스트칩, 텔레칩스 등의 팹리스 회사가 있다. 해외의 주요 팹리스로는 브로드컴과 마벨 엔비디아 실링스 미디어텍 노바텍 하이맥스 등이 있다. SK텔레콤이 고도의 기술력을 갖춘 해외 팹리스 업체를 인수 대상으로 삼은 만큼 상기한 해외 업체들 역시 잠재 M&A 타깃이 될 수 있다. 이미 올해초 SK텔레콤은 엠텍과 반도체 설계 및 유통 합작사인 SK엠텍을 중국에 설립하고 중국시장 개척에 나서기도 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정부도 `시스템 반도체 산업 발전전략`을 내놓고 시스템 반도체 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면서 "오는 2015년까지 국내 시스템 반도체의 세계 시장 점유율을 7.5%로 끌어올리겠다는 정부의 비전도 기술경쟁력을 갖춘 팹리스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하이닉스가 청주 M8공장을 전초기지로 파운드리(Foundry) 사업 강화에 나선 만큼 SK텔레콤이 세계적인 팹리스 인수에 성공할 경우 하이닉스의 파운드리 사업도 본궤도에 올라설 것으로 기대됐다. 파운드리란 일종의 위탁제조업으로 팹리스(설계전문업체)로부터 주문을 받아 웨이퍼 가공은 물론 칩을 양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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