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부터 한 달씩 건너뛰며 금리를 올리던 이른바 `징검다리 인상`은 지난 5월 동결로 결정되면서 일단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다만 `베이비스텝` 기조에서 벗어난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 뒤따랐다. 때문에 5월 금통위 직후 6월 인상을 점치는 쪽이 우세했다.
하지만 지난 달 동결의 배경으로 지목됐던 `대내외 불확실성`이 최근 들어 오히려 커지는 양상이다. 최근 `동결` 전망으로 무게 중심이 옮겨간 이유다. 앞서 지난 7일 이데일리가 국내 경제·채권 전문가 13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실시한 결과에서도 11명이 기준금리 동결을 점쳤다.
다만, 소비자 물가가 올 들어 다섯 달 내내 4%대를 기록하고 특히 근원물가가 3.5%까지 치솟고 있다. 금리 인상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 없는 것은 아니다.
◇ 이달에도 동결?
지난 5월 금리 동결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김중수 한은 총재는 대외 불확실성을 강조했다.
당시 설명에 따르자면 이달에도 `동결할 수밖에 없는 이유`들만 즐비해 보인다. 대표적으로 미국 경제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실업률을 비롯해 주택 및 소비 지표 모두 좋지 않다. 6월 말 예정인 2차 양적완화 종료 영향도 불분명하다.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 의장은 미국 경제의 회복 둔화가 `일시적`이라고 말했지만 불안감은 여전하다.
유로존 전체를 불안하게 하고 있는 일부 유럽 국가들의 재정문제도 재점화 중이다. 일본 대지진의 여파도 수그러들지 않았다. 대지진 여파로 지난 4월 일본 경상흑자는 전년동월대비 69.5% 줄었다. 리비아, 시리아 등 민주화 열기가 번지고 있는 북아프리카·중동(MENA) 정정 불안도 지속되고 있다.
국내 경기도 낙관만 할 수 없는 상태다. 지난 4월 광공업 생산이 전월대비 1.5% 감소한 가운데 경기동행지수ㆍ선행지수는 3개월째 동반하락 중이다. 김 총재가 지난달 언급했던 저축은행 사태도 해결되지 않았다.
이번 달 금리를 인상한다면 그 배경엔 결국 `물가`가 가장 큰 자리를 차지하고 있을 것이다.
대외적인 불확실성이 오히려 커졌음에도 불구하고 무시할 수 없는 건 올해 들어 4%대에서 내려오지 않고 있는 물가다. 물가안정을 존립근거로 하고 있는 한은에서 외면하기 힘든 대목이다.
특히 수요 압력과 기대 인플레이션을 반영하는 근원 물가는 지난 5월 전년동기대비 3.5% 올라 약 2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유가 등 원자재가나 농식품 가격 급등 등 외부적인 효과를 방어하는 데 금리정책은 한계가 있다. 하지만 근원물가와 같이 수요측면을 반영하는 물가 압력은 금리에 쉽게 반응한다.
김 총재는 지난달 23일 금리 정상화와 관련 “(중립금리로 가려면) 글로벌 환경 자체가 정상화해야 한다"며 “금융위기 극복과정에서 우리는 선진국과 신흥경제국 양쪽을 모두 잘 봐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여러가지 설명에도 불구하고, 오늘(10일) 어떤 쪽으로 결론이 나든 한은은 따가운 화살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동결일 경우에는 `물가포기`라는 공격이, 인상일 경우엔 `논리모순`이라는 비난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