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코비아, 웰스파고에 매각..씨티 `발끈`(종합)

웰스파고에 151억弗에 매각키로
씨티, 매각 중단 촉구 "배타적 조항 위반"
와코비아 `폭등`-웰스파고 `상승`-씨티 `급락`
  • 등록 2008-10-04 오전 4:19:37

    수정 2008-10-04 오전 7:30:29

[뉴욕=이데일리 전설리특파원] 씨티그룹에 매각될 예정이었던 와코비아가 웰스파고로 넘어가게 됐다.

당초 씨티그룹에 은행 부문을 매각하기로 했던 와코비아는 3일(현지시간) 회사 전체를 웰스파고에 넘기기로 했다고 밝혔다.

매각가격은 151억달러. 와코비아 주주들은 1주당 0.1991주의 웰스파고 주식을 받기로 했다.

주당 인수가격은 7달러 수준. 이는 전날 마감가인 3.91달러에 80% 프리미엄이 더해진 가격이다.

웰스파고는 이와 함께 와코비아의 부실 자산에 100억달러를 투입하고, 200억달러 규모의 보통주도 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웰스파고로의 매각 조건은 정부의 지원없이 회사 전체를 넘기기로 했다는 점에서 씨티그룹과의 매각 조건과 다르다.

앞서 씨티그룹은 이번주 초 미국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의 지원하에 와코비아의 은행 부문을 21억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했었다. 이는 주당 1달러 수준. 와코비아가 제시한 가격에 훨씬 못미치는 셈이다.

리처드 코바체비치 웰스파고 회장은 "이번 거래는 씨티와의 거래보다 훨씬 우월하다"고 강조했다.

와코비아의 인수를 통해 웰스파고는 그간 바래왔던 미국 동부 지역, 특히 남동부 지역의 영업망을 확충할 수 있게 됐다.

합병사의 자산 규모는 1조4200억달러, 예금은 7870억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지점은 39개주에 걸친 1만761개로 확대된다.

하버포드 트러스트의 제이슨 프라이드 조사 담당 이사는 "이번 거래는 웰스파고의 지점 네트워크 차원에서 봤을 때 휼륭한 전략적 선택"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씨티그룹은 와코비아의 웰스파고로의 매각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씨티그룹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와코비아와 웰스파고의 딜은 씨티와 와코비아가 맺은 배타적 협상 조항(exclusivity agreement)을 위반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아울러 "우리는 와코비아와 와코비아의 딜과 관련한 상당한 법적 권리를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외신에 따르면 씨티그룹 임원들은 이날 새벽까지도 웰스파고의 와코비아 인수 사실을 모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와코비아의 인수도 정부의 압력하에 이뤄진 것이어서 와코비아의 배신에 더욱 분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이와 관련 성명을 통해 "웰스파고의 인수 제안과 이로 인해 제기될 이슈 등에 대해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연준은 "씨티그룹의 와코비아에 대한 인수 제안에 대해서는 심도깊은 검토를 거쳤다"며 "와코비아의 채권자와 예금자 등을 최대한 보호하기 위한 결론을 도출하기 위해 당사자들과 협의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뉴욕 주식시장에서 와코비아(WB)는 62.2% 폭등세다. 웰스파고(WFC)도 5% 가량 올랐다. 반면 씨티그룹(C)은 17.4% 급락세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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