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CES 결산)`디지털 코리아` 위상 재확인

PDP LCD 등 디지털TV 관심 최고조..한일 각축전
일본 반격, 표준 경쟁, IT와 가전 만남 등도 특징
  • 등록 2006-01-08 오전 8:30:00

    수정 2006-01-08 오전 8:30:00

[라스베이거스=이데일리 김기성]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인 `2006 CES(Consumer Electronics Show)`가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나흘간의 일정을 성황리에 마치고 막을 내린다.

올해 전시회에서도 세계 가전 및 IT의 흐름을 주도하기 위한 전자업계의 각축전이 벌어졌다. 특히 PDP LCD 등 대형 디지털 TV를 비롯해 멀티미디어 이동통신단말기, 차세대 DVD 표준 경쟁 등을 둘러싼 한국과 일본업체의 경쟁이 치열했다.

이 중에서도 올해는 독일 월드컵, 토리노 동계올림픽 등 대규모 스포츠 행사가 연이어 열리는 해인 만큼 세계 최대 북미 디지털 TV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사전 경쟁이 뜨거웠다.

또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대표 전자업체들의 높은 위상을 재확인한 반면 한국을 겨냥한 소니 등 일본업체들의 대반격도 두드러진 게 특징이었다.

◇삼성 LG 등 `한국 위상 재확인`..대형 디지털TV 등 `주도`

한국업체들의 위상은 단적으로 전시회 출품작중 디자인과 기술이 뛰어난 제품에 주어지는 `CES 혁신상`을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휩쓸다시피했다는 것만으로도 대변됐다.

삼성전자는 최고 혁신상 3개를 포함해 가장 많은 15개의 `혁신상`을 받아 전자업계 최고 브랜드의 위상을 재확인했다. LG전자도 `최고혁신상` 1개 등 11개를 수상하며 삼성전자에 못지 않았다.

삼성전자는 102인치 PDP, 82인치 LCD, 71인치 DLP 등 세계 최대 크기의 디지털 TV 기술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특히 올해 PDP, LCD, 프로젝션 등 각 디지털 TV부문에서 세계 1위를 차지해 세계 시장을 석권하고, 내년에는 디지털 TV 한 품목만으로 매출 100억달러 이상을 달성하겠다는 야심찬 계획도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또 위성 및 지상파 DMB 방송을 모두 수신할 수 있는 세계 최초의 듀얼 DMB폰과 30GB 대용량 PMP 등 첨단 디지털 제품을 출품해 `1인 1미디어 시대`와 모바일 엔테테인먼트 시대를 주도하겠다는 의지도 분명히 했다. 세계 최초로 기존 대비 2배 빠른 3.6Mbps 속도를 구현하는 차세대 통신기술 HSDPA(고속데이터전송기술) 휴대폰 및 시스템을 시연한 것도 관심의 대상이었다.

LG전자도 102인치 PDP TV를 비롯해 71인치 PDP TV, `타임머신` 기능 평판 TV 등을 선보이며 디지털 TV 선두주자로서의 위상 확립에 역점을 뒀다. 특히 올해 디지털 TV의 마케팅 차별화중 하나로 밀고 나갈 `타임머신` 기능을 적용한 42·50·60인치 PDP TV와 42·47인치 LCD TV를 전면 배치했다.

특히 폴 오텔로니 인텔 회장이 기조연설에서 LG전자의 50인치 `Viiv` PDP TV를 시연해 관심이 집중되기도 했다. 빌 게이츠 MS 회장이 기조연설에서 시연한 LG전자의 PMC(Portable Media Center)도 부각되면서 LG전자 위상을 높였다.

LG전자는 또 휴대 이동방송 규격인 DMB, DVB-H, 미디어FLO를 세계 최초로 동시 시연하며 최첨단 멀티미디어 이통단말기의 경쟁력을 과시했다.

◇일본 "한국 독주 막겠다“..반격 개시

최근 몇년새 추락의 길을 걷었던 소니는 전시관 메인 홀에 삼성과 맞먹는 695평의 부스를 마련하고 82인치 LCD TV 등 신제품을 대거 선보였다. 지난해 전시회에선 메인 홀에 부스 조차 마련하지 않아던 모습과 사뭇 달라졌다.

더이상 물러날 곳도 없다는 절체절명의 위기 의식이 깔려있다는 풀이다. 특히 세계 최대 가전시장인 미국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이번 전시회를 반전의 계기로 만들겠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특히 `Higher Definition`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우며 LCD TV 주도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풀 HD에서도 가장 선명한 화질을 제공하겠다는 각오를 `보다 더`라는 의미의 영어 접미사인 `er`로 대변했다.

프로젝션 TV에서는 `SXRD` 기술의 단점인 두께를 줄이기 위해 `슈퍼슬림 SXRD`를 적용했다. 이를 통해 프로젝션 TV의 두께를 기존 30cm 이상에서 12.6cm로 줄였다. 또 와이파이(WiFi) 등을 이용해 노트북 등으로 집안 어디서나 무선으로 TV를 볼 수 있는 `로케이션 프리 TV` 셋톱박스도 전시했다.

PDP TV 1위 업체인 마쓰시다(파나소닉)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102인치 보다 1인 더 큰 103인치의 PDP를 전시하며 `한국의 마쓰시다 추월 의지`에 대한 강한 경계심을 나타냈다.

◇디지털 TV의 진화..`솔루션과 결합하라`

디지털 평판 TV에 각종 솔루션이 첨가된 것도 이번 전시회의 특징이다.

LG전자는 `타임머신` 기능을 단 디지털 TV와 DLNA(Digital Living Network Alliance) 표준 기반의 인텔 디지털 홈네트워킹 규격인 `Viiv`에 부합하는 50인치 `Viiv` PDP TV를 전시했다. 

삼성전자는 MP3 기능을 탑재한 LCD TV를 선보여 관람객의 눈길을 끌었다. 또 LED의 단점인 발열량을 획기적으로 줄인 LED 램프를 장착한 DLP 프로젝션 TV를 선보였다. DLP프로젝션 TV의 단점인 램프 수명을 크게 늘려 램프 교체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경쟁력을 높였다는 게 삼성전자의 설명이다.

삼성전자는 이 제품을 오는 3월께 미국에 출시할 예정이다. 또 연내에 LED 백라이트를 적용한 LCD TV도 내놓을 방침이다. 

 ◇차세대 표준 경쟁, 가전에 IT `심기`

표준 경쟁이 가장 뜨거웠던 분야는 차세대 DVD. 차세대 DVD 규격은 도시바와 MS, 히타치 등이 주도하는 HD DVD와 소니, 삼성전자, LG전자가 참여하고 있는 블루레이로 나뉜다.

그러나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블루레이 뿐 아니라 HD DVD도 구현하는 제품을 내놓겠다는 방침이다. 어느 진영의 규격이 최종 승리자가 될지 불투명하기 때문에 `실용노선`을 걷겠다는 전략.

삼성전자와 LG전자와 이번 전시회에 블루레이 플레이어를 선보였다. 블루레이 진영의 대표격인 소니도 블루레이 플레이어와 레코더, PC용 디스크드라이브를 전시했다. 반면 반대 진영인 HD DVD의 좌장격인 도시바는 HD DVD 플레이어를 선보였다.

삼성전자가 애플의 MP3플레이어 `아이팟`의 아성에 도전하기 위해 MS와 손잡고 `반(反) 애플` 전선을 구축하는 방안을 추진중인 것도 표준 경쟁중 하나다. 이는 `아이팟`의 판매에 기여하고 있는 애플의 음악 등 컨텐츠 서비스인 `아이튠스`를 견제하기 위한 것이다.

IT와 가전의 만남도 활발했다. MS가 LG전자와 손잡고 PMC에 자사의 플랫폼을 탑재하고, 인텔도 LG전자의 PDP TV에 자사의 디지털 홈네트워킹 규격을 구현한 게 대표적인 사례. 이는 가전에 비해 성장이 둔화된 IT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시도로 풀이된다.

특히 인텔은 창사 이래 37년 동안 사용해온 로고인 `인텔 인사이드` 를 미래지향적인 의미가 강한 `인텔 립어헤드`로 바꾸기로 하는 등 과감한 변신에 나섰다. PC용 마이크로프로세서에 집중된 사업 분야를 소프트웨어와 무선통신 부문으로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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