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총재 "아시아가 21세기 세계경제 주연"

KEI·브루킹스 연구소 공동 초청 강연에서
  • 등록 2005-09-27 오전 1:00:00

    수정 2005-09-27 오전 12:14:52

[이데일리 이승우기자] 박승 한국은행 총재는 27일 중국과 인도가 21세기 중반경에는 미국과 맞먹는 경제대국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중국과 인도를 중심으로 한 아시아 경제의 부상은 거대한 소비시장이 새롭게 출현함을 의미하며 저물가시대를 열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그룹 연차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 중인 박 총재는 27일(현지시간 26일), 한미경제연구소(KEI)와 브루킹스 연구소의 공동 초청 강연에서 "21세기 세계경제는 아시아가 이끌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박 총재는 "2040년경 세계경제의 모습을 그려보면 GDP 전체 비중의 42%를 아시아가 차지하게 될 것"이라며 "그동안 세계무대에서 조연의 역할에 불과했던 아시아가 북미와 유럽과 함께 공동 주연의 역할을 담당해야 함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특히 중국과 인도의 고도성장은 앞으로 세계경제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내다봤다.

박 총재는 "아시아는 잘 교육된 저임노동력을 바탕으로 자본과 기술을 외국으로부터 도입해 고도성장을 일궈냈다"며 "중국과 인도는 유휴인력이 아직도 대규모로 존재하고 있고 IT 등 신기술산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총재는 이어 "자급자족하던 거대한 시장이 세계경제로 편입되는 것"이라며 "세계 경제에 무한대의 노동공급이 가능해져 노동비용이 낮아지고 자본수익률이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거대한 소비시장이 새롭게 출현하게 된다"며 "제조공장인 중국과 서비스제공 원천인 인도로부터 저렴한 재화와 서비스가 공급되면서 저물가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과 인도의 부상은 세계경제에 축복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낙관했다.

박 총재는 "중국과 인도의 저임금 노동력 공급으로 선진국이나 신흥공업국에서 전문·숙련노동자와 단순·비숙련노동자간 소득격차가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이는 거대국가가 시장경제로 편입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과도기적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세계경제가 젊어지고 성장에 탄력을 받을 것이며 거대한 시장의 등장으로 투자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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