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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이데일리가 국내 증권사 애널리스트와 경제연구소 연구원 1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9명이 오는 16일 금통위 본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3.0%에서 연 2.75%로 인하할 것으로 예상했다. 인하 결정 의견 가운데 전문가 8명은 금통위원의 금리 동결 소수의견이, 나머지 1명은 만장일치가 나올 것으로 예측했다. 금리가 동결될 것으로 보는 전문가는 2명이었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당장의 금리 인하가 고환율을 자극하는 등 부담스러운 요인이 존재하지만, 현재로선 경제주체 심리 회복과 낮아지고 있는 성장 전망에 대한 대응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다만 최근 12·3 계엄과 탄핵사태 등 워낙 변수가 많다 보니 복수의 설문 응답자들이 기준금리 결정을 번복하는 등 끝까지 고심한 기색이 역력하다. 실상 인하와 동결 전망이 팽팽하게 맞선 형국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의 취임 이후 가장 어려운 결정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높아진 경기 하방 위험과 정치적 불확실성 요인에 따른 정책 부재 리스크와 상반기 적극적인 재정 투입에 따른 재정 정책과의 정책 조합(policy mix)에 대한 가능성을 반영해 1월에도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면서 “F4로 불리는 경제 및 금융 수장들의 목소리를 이창용 총재가 주도적으로 전하고 있다는 사실 역시 1월 인하 예상의 논거가 된다”고 내다봤다.
환율 상승세 제한 분위기로 봐도 될까…연말 전망치는 2.25%
문제는 환율이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금리 결정의 최대 변수로 ‘환율’을 꼽았다. 연말 1470원대를 넘어선 원·달러 환율은 올 들어 1460원대 선까지 내려왔다. 최근 5거래일 연속 외국인 투자자들이 순매수하면서 환율 상승세는 다소 제한되는 분위기다. 레벨에 대한 부담 있지만, 급격한 절하 움직임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여기에 외환당국의 미세조정 경계감과 국민연금의 환헤지와 외환스와프 등의 미시적 대책의 효과가 점차 나와 상승 폭을 줄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미 환율 고점 인식이 강화된 상황에서 미국의 금리인하 속도 조절 분위기를 고려한다면 동결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는 시각도 남아 있다.
조영무 LG경영연구원 연구위원은 “높아진 환율에 미국도 금리 인하 신중 모드에 들어가면서 내수를 중심으로 경기 부진이 예상되는 우리가 금리를 섣불리 내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도 “1월에는 일단 금리 인하를 보류하고, 다음 2월 금통위까지 6주간 트럼프 정부 출범과 FOMC, 미국채 금리와 환율을 점검하는 기간을 거칠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 고환율에 1월에 당장 금리를 움직이기 보다는 한 템포 쉬어가며 정책 여력을 살펴야 한다는 의미다.
한편 전문가 11명이 예측한 올해 말 기준금리 중간값은 2.25%로, 지난해 11월(2.50%)보다 하향 조정됐다. 잠재성장률을 밑도는 성장이 예상되므로, 중립금리 이하로 금리를 내릴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정부는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을 잠재성장률(2%) 수준에 못 미치는 1.8%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