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 전담 재원 생길까…관건은 '무슨 돈으로'

주형환 저고위 부위원장, 관련 예산 등 검토 중
미뤄지던 저출산 예산 재구조화 작업에도 탄력
'유명무실' 이유였던 예산권 부여에도 기대감↑
부처 예산 조율 및 교육교부금 사용 등
전담 부서 신설 등 국회서도 與野 공감대 형성
  • 등록 2024-02-20 오전 5:00:00

    수정 2024-02-20 오전 5:00:00

[세종=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정부가 저출산 대책에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저출생’을 국정 최우선 과제로 천명하고, 인구컨트롤 타워인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저고위) 부위원장도 전격 교체했다. 그간 지지부진했던 저출산 관련 특별회계 신설에도 속도가 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서울의 한 공공산후조리원 신생아실에 일부 요람이 비어 있다.(사진=연합뉴스)
19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주형환 저고위 부위원장은 최근 매일같이 재부 회의를 직접 주재하며 기존 저출산 대책을 전면 재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주 부 위원장은 그간 부풀려져 있던 저출산 예산을 꼼꼼히 들여다보고 있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지난해 저출산 대응 예산으로 책정된 예산은 48조 2000억원이다. 하지만 이 중 상당 부분은 출산율 제고와 관련성이 떨어지는 사업이다. 이에 저고위는 거품을 뺀 저출산 예산 재구조화 방안을 지난해 12월 발표할 예정이었지만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저고위 관계자는 “실질적인 예산을 추려내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며 “선택과 집중을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간 ‘유명무실’ 하다는 비판이 잇달았던 저고위에 새로운 기류가 흐르면서 예산권 부여에도 속도가 붙을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그간 저고위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로는 예산권이 거론됐다. 저출산 대책이 각 부처에 흩어져 있고, 이에 대한 실권 역시 담당 부처에 있다. 저고위가 이를 조율할 실질적 권한이 없다는 것이다.

저출산을 포함한 인구정책 관련 사업을 전담으로 하는 ‘인구특별회계’ 신설에 대한 이야기도 여러 차례 나온 바 있다. 인구특별회계는 일반회계·타특별회계·기금 등에 분산돼 있는 인구정책 관련 사업 금액을 전입금으로 하는 인구정책 전담 재원이다. 이를 통해 저고위에 예산조정 권한을 부여하고, 안정적으로 인구 정책을 추진하도록 하자는 취지였다.

하지만 가장 큰 난관은 재원 마련 방안이었다. 예산 규모 자체가 워낙 크고, 각 부처의 일반회계에 들어있는 예산을 하나로 모으기도 쉽지 않다. 예산을 총괄하는 기재부 내에서도 필요성에 대해서는 일부 공감하지만, 반발에 대한 우려로 언급 조차 꺼리는 분위기다. 한 관계자는 “이미 가지고 있는 예산을 가져오는 건 굉장히 어려운 일”이라며 “한 두개 부처도 아니고 기재부에서 조율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고 말했다.

부처 차원이 아닌 대통령의 강한 의지가 실려야 한다는 의미다. 윤 대통령은 이미 최근 특별대담을 통해 “저출산 문제를 풀어야 되는 것은 최우선 국정과제다. 저고위를정말 효율적으로 가동해 뭔가 가시적인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추진할 생각”이라며 힘을 실은 바 있다.

저고위에서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을 끌어다 쓰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정부는 매년 내국세 수입의 20.79%를 초·중등 교육 균형 발전 명목으로 교육청에 나눠주고 있다. 학령인구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교부금도 손을 봐야 한다는 주장이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지만, 교육부의 반발에 막혀있는 상황이다. 실제 2022년 기준 전국 시·도 교육청이 다 못 쓰고 올해로 남긴 예산만 7조5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도 연간 세수 규모가 5조원에 달하는 교육세를 인구·교육세 등으로 변경해 활용하는 안도 하나의 방안으로 거론된다.

국회에서도 여야를 막론하고 저출산 대책에 주력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총선 1호 공약으로 부총리급의 ‘인구부’를 신설하고, 저출생 대응 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저출생 대응 특별회계’를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역시 ‘인구위기대응부’를 신설하고, 정부부담으로 필요한 재원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석병훈 이화여대 교수는 “재원 조달 없이 총선을 앞두고 지르는 식의 공약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구체적인 재원 방안도 나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몸짱 싼타와 함께 ♡~
  • 노천탕 즐기는 '이 녀석'
  • 대왕고래 시추
  • 트랙터 진격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