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중국 규제에 국내 AI반도체 팹리스·파운드리도 ‘먹구름’

엔비디아 따라잡을 AI반도체 개발·출시에 악재
"대중 규제 심화는 우리 업계에 복병"
美, 범용 반도체로 규제범위 강화 전망도 제기
  • 등록 2023-12-24 오전 8:00:00

    수정 2023-12-24 오전 8:00:00

[이데일리 최영지 기자] 미국이 중국에 대한 반도체 수출 규제를 더욱 강하게 옥죄면서 삼성전자(005930)SK하이닉스(000660)를 비롯해 인공지능(AI) 반도체 팹리스(반도체 설계업체)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업체 까지 국내 반도체 업계 전반에 걸쳐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지난 19일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2023 인공지능반도체 미래기술 컨퍼런스’에서 ‘K-클라우드 실증사업 시범 서비스 시연’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과기정통부)
22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전 세계적으로 AI 수요가 크게 늘며 우리나라에서 AI반도체 제품 출시가 잇따르고 있다. 미국 엔비디아가 AI반도체로 그래픽처리장치(GPU) 공급을 독점하는 상황에서 우리 팹리스들이 이를 대체할 제품 출시에 집중한데 따른 것이다.

일례로 반도체 팹리스 사피온은 지난 2020년 국내 최초 상용 AI 반도체인 ‘X220’을 내놓은 데 이어 지난달 신제품인 ‘X330’을 선보였다. GPU보다 연산속도를 빠르고 전력사용량을 줄였다는 장점이 있다.

삼성전자와 네이버도 AI반도체를 공동 개발 중이다. 양사에 따르면 이들이 개발 중인 AI 반도체는 초거대언어모델(LLM)을 구동시켰을 때 엔비디아의 솔루션과 동일한 성능을 유지하면서도 8배 이상의 전력 효율을 보였다.

그러나 문제는 일부 제품의 경우 미국의 대중 수출 규제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관측되면서 위기감도 감지되는 상황이다. AI반도체 매출 비중이 큰 중국에 수출할 수 없게 되면 사업 자체에 직격타를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AI 수요에 발맞춰 첨단 제품 개발·출시가 상당부분 진행 중인데 미국의 중국 반도체 수출 규제 강화는 그야말로 복병”이라며 “이는 팹리스뿐 아니라 생산 역할을 하게 되는 파운드리업체에도 위기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파운드리의 경우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는 대만 TSMC에도 악영향이 상당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AI반도체 시장을 독점하는 엔비디아만 보더라도 지난 3분기 기준 전체 매출 중 중국 매출이 22.24%로 미국(34.77%)과 대만(23.91%)에 이어 3위에 그쳤다.

최근 미국은 최근 중국이 화웨이를 통해 시장에 5~7나노급 프로세서를 내놓은 것을 두고 강력한 추가 반도체 제재를 시사한 바 있다. 첨단 반도체에서 범용 반도체로 수출 규제가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외신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는 내년 1월 자동차, 항공우주, 국방 분야의 100개 이상의 기업을 대상으로 범용 반도체 조달 현황을 조사할 예정이라고 알려졌다.

이에 앞서 미국 하원 미중전략경쟁특위도 12일 보고서를 통해 “중국이 범용 반도체를 지배하지 못하도록 시급히 행동해야 한다”며 상무부에 중국산 범용 반도체에 관세를 부과할 것을 권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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