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이데일리 이지은 하상렬 기자] 두 달 연속 2%대를 유지하던 물가상승률이 다시 3%대로 올라섰다. 국제 유가와 농산물 가격이 상승하면서 8월 물가가 1년 전보다 3.4%나 뛰었다. 국제유가 오름세가 지속하는 데다, 추석 명절을 앞두고 사과·배 등 추석 성수품 수요도 계속 늘어나고 있어 이달까지는 3%대 물가가 이어질 전망이다.
| 5일 오후 서울 청량리 청과물 도매시장을 찾은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이날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8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8월 물가는 석 달 만에 다시 3%대를 기록했다. 특히 과실 물가는 지난 폭염, 폭우 탓에 추석을 앞두고 크게 올랐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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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통계청이 발표한 ‘8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2.33(2020년=100)으로 1년 전보다 3.4% 상승했다. 지난 2월부터 둔화한 물가상승률은 7월 2.3%로 25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지만, 석 달 만에 다시 3%대로 올라서게 됐다. 전월 대비 상승 폭은 1.1%포인트에 달해 2000년 9월 이후(1.1%포인트) 23년 만에 가장 컸다.
물가 상승세를 이끈 건 석유류다. 특히 7월 25.9%에 달했던 석유류 하락 폭이 8월에 11%에 그친 영향이 컸다. 최근 국제유가가 다시 오름세를 보이고 있고, 작년 8월에 석유류 물가 상승 폭이 둔화돼 기저효과마저 사라진 탓에 물가상승폭이 커졌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8월 물가 상승에 석유류 기여도가 80% 가량 됐다”고 설명했다.
폭염·폭우로 수급 불안을 겪었던 농축산물은 1년 전보다 5.3% 상승했다. 특히 과일은 사과(30%), 복숭아(23.8%), 수박(18.6%) 등을 중심으로 13.1%나 급등했다. 작년 1월(13.6%) 이후 최대폭 상승이다.
|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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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이달까지 국제유가·이상기후 등으로 물가 불확실성이 계속되겠지만 다음 달 이후 다시 안정적인 흐름을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추석 명절을 앞두고 소비자 체감 물가가 높아질 것으로 보이는 데다, 주요 산유국들의 감산에 국제유가 상승세 등은 물가상승률의 상방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크다.
김병환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비상경제차관회의에서 “추석 수요가 큰 20대 성수품을 작년 대비 5% 이상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겠다”며 물가 안정을 위한 총력 대응을 예고했다. 김웅 한국은행 부총재보는 물가상황 점검회의를 통해 “10월 이후에는 개인서비스 물가 오름세 둔화 흐름이 이어지는 가운데 농산물 가격도 계절적으로 안정되면서 4분기 중 3% 내외에서 등락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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