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내주 'CPI 공포' 더 커졌다…연초 랠리 분기점

미시건대 기대인플레 '깜짝 반등'
내주 1월 CPI 상승 우려 더 커져
러 감산에 유가 꿈틀…2.1% 올라
  • 등록 2023-02-11 오전 6:59:14

    수정 2023-02-11 오전 6:59:14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미국 뉴욕 증시가 혼조를 보였다. 최근 완화하던 단기 기대인플레이션이 다시 반등하면서 기술주를 중심으로 약세 압력을 받았다. 다음주 나오는 소비자물가지수(CPI)에 대한 주목도는 더 커지게 됐다. CPI의 향방에 따라 연초 랠리의 지속 여부가 갈릴 가능성이 있다.

(사진=AFP 제공)


미시건대 기대인플레 깜짝 반등

10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50% 상승한 3만3869.27에 마감했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0.22% 오른 4090.46을 기록했다. 반면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 지수는 0.61% 내린 1만1718.12를 나타냈다. 이외에 중소형주 위주의 러셀 2000 지수는 0.18% 올랐다.

3대 지수는 장 초반부터 다소 하락에 기울었다. 이목을 모은 미시건대 소비자심리지수는 다소 긍정적으로 나왔다. 미시건대에 따르면 이번달 소비자심리지수는 66.4를 기록하며 전월(64.9) 대비 상승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65.1)를 웃돌았다.

특히 주목 받은 것은 향후 1년 단기 기대인플레이션 중간값이 4.2%로 전월(3.9%)와 비교해 반등했다는 점이다. 최근 단기 기대인플레이션은 하락세를 보이면서 물가 둔화 기대감을 높였는데, 다시 인플레이션 우려를 키운 것이다. 미시건대 측은 “단기 기대인플레이션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높아졌다”며 “최근 눈에 띄게 오르고 있다”고 진단했다. 단기 기대인플레이션이 꿈틀대면 연방준비제도(Fed) 입장에서는 섣불리 긴축을 중단하기 어렵다.

이는 다음주 CPI 보고서를 앞두고 있다는 점에서 더 관심이 모아진다. 시장은 오는 14일 나오는 이번달 CPI가 전년 동월 대비 6.2%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직전 월인 지난해 12월(6.7%)보다 낮다. 그러나 전월 대비로는 0.5% 급등할 것으로 점쳐진다. 지난해 12월 0.1% 하락했던 것과 비교하면 인플레이션 우려를 키울 수 있는 수준이다.

모하메드 엘 에리언 알리안츠 수석경제고문은 “인플레이션 정점론을 비롯한 지나친 증시 낙관론을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연준 긴축 공포가 다시 부상하면 연초 증시 랠리는 잦아들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증시 하락세에도 3대 지수가 좀처럼 단기 반등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이와 관련이 있다. 월가 일각에서는 이미 연준 최종금리 수준을 6%까지 열어두기 시작했다.

뉴욕채권시장은 장중 약세(채권금리 상승)를 보였다. 연준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국 2년물 국채금리는 장중 4.528%까지 뛰었다. 전거래일보다 20bp(1bp=0.01%포인트) 가까이 오른 수치다. 글로벌 장기시장금리 벤치마크인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3.751%까지 올랐다. 70bp 가까이 급등했다.

인베스코의 세바스티안 맥케이 펀드매니저도 “투자 심리가 약간 악화했다”며 “시장은 연준이 올해 하반기 금리 인하를 검토할 것으로 확신했으나, 강한 고용 보고서가 이를 망쳤다”고 말했다.

러 감산에 유가 꿈틀…2% 상승

러시아발(發) 유가 급등까지 인플레이션 우려를 키웠다. 러시아가 자국산 석유제품에 대한 서방 진영의 가격상한제에 맞서, 다음달부터 하루 50만배럴씩 감산에 나서겠다고 알렉산드르 노박 부총리가 발표하면서다. 세계 2위 산유국인 러시아가 공급을 줄이면 가격은 상승 압력을 받을 수 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3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거래일 대비 배럴당 2.13% 오른 79.7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배럴당 80달러에 육박한 것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러시아의 하루 원유 생산량은 977만 배럴이다. 이번 감산 규모는 약 5%에 해당한다.

차량 공유업체 리프트의 주가는 올해 1분기 실적이 예상을 밑돌면서 36.44% 폭락했다. 온라인 여행업체 익스피디아 역시 실적 부진 탓에 8.55% 떨어졌다. 반면 온라인 결제업체 페이팔은 당초 전망을 웃도는 순이익을 발표하면서 주가가 3.03% 뛰었다.

유럽 주요국 증시는 일제히 하락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30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1.39% 내렸다.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0.82%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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