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평균 최대전력수요 8만2176㎿
3일 한국전력거래소에 따르면 2022년 12월 평균 최대전력수요는 8만2176메가와트(㎿)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1년 전인 2021년 12월의 7만8180㎿보다 5.1% 늘어난 것은 물론 2022년 7월 기록했던 기존 역대 최고치 8만2007㎿도 웃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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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통상 에어컨 등 냉방 전력수요가 많은 여름의 전력 최대수요가 겨울보다 많았는데, 올겨울은 앞선 여름 최대전력 수요를 뛰어넘었다. 최강 한파 속 도시가스 등 난방 수요를 제외한 전력 난방 수요도 그만큼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최강 한파가 이어진 지난 12월19~23일은 닷새 연속 9만㎿ 이상을 유지했고 특히 23일 오전 11시엔 역대 최고치인 9만4509㎿를 기록했다. 불볕더위가 이어졌던 같은 해 7월7일의 9만2990㎿를 1500㎿ 이상 웃돌았다. 특히 비슷한 시기 충남 이남 지역의 폭설로 개별 가정·사업장의 태양광발전 이용률이 떨어진 것도 전력 계통의 수요 증가로 이어졌다는 게 전력거래소의 설명이다.
전력 수요가 역대 최대치로 치솟기는 했으나 전력 수급은 안정권을 유지했다. 지난해 12월 평균 전력 공급능력은 10만175㎿로 평균 1만7999㎿의 공급예비력(예비율 21.9%)을 이어갔다. 역대 최대치로 치솟은 12월23일에도 1만1119㎿의 공급예비력(예비율 11.8%)을 유지했다. 역대 최고 단계에서도 전력수급 경보 단계인 5500㎿는 물론 안정권으로 평가되는 1만㎿ 선을 지킨 것이다.
설비규모 1만4000㎿의 신한울 1호기가 지난달 초 상업운전에 돌입하는 등 전력 공급능력이 대폭 늘어난 데 힘입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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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전력업계를 중심으로 안정 수급을 위한 긴장감은 여전하다. 전력거래소는 앞선 11월 말 올겨울 전력수급대책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올겨울 최대전력수요 시점을 1월 셋째주(15~21일)에 찾아올 것으로 전망했다. 당시 전망치는 지난해와 비슷한 9만400~9만4000㎿였는데, 이는 이미 지난해 12월에 넘어선 상태다. 겨우내 또다시 최강 한파가 몰아쳐 역대 최대기록을 경신하거나 설비 고장 등 공급 측면에서의 차질이 생길 우려가 있다.
전력수급 차질이 없더라도 공급증력 확충을 위한 비용 부담은 더 커질 전망이다.
현재 국내 전력수요는 석탄·가스화력발전(약 60%)과 원자력발전(원전·약 30%), 신·재생에너지 발전(약 10%)으로 충당해 오고 있는데,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장기화로 석탄·가스 비용이 급증한 상태다. 정부는 탄소중립 목표에 따라 중장기적으로 석탄·가스발전을 원전과 신·재생발전으로 대체해 나간다는 방침이지만 최소 10년 이상이 필요하다. 당장은 평소보다 가격이 2~3배 치솟은 석탄·가스 수입을 최대한 확보해야 한다.
이달 전기요금 인상이 올겨울 전력수요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도 관심이 쏠린다. 정부는 최악의 재정난을 맞은 한국전력공사(015760)와 한국가스공사(036460)의 부실화를 막고자 올 1월부터 전기요금을 1킬로와트시(㎾h)당 13.1원(인상률 9.5%) 올렸다. 1970년대 석유파동 이후 최대 폭 인상이다. 이와 맞물려 전기 사용량을 줄이기 위한 소비 효율화 사업과 절약 캠페인에도 나섰다.
전력업계 한 관계자는 “전력 공급 능력이 늘어나면서 큰 변수가 없는 한 앞서 우려했던 올겨울 전력 수급차질 우려가 크지는 않은 상황”이라며 “다만 대대적 절약 캠페인에도 전력 수요가 예상보다 빠르고 크게 늘어나면서 설비 확충 등 부담은 커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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