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 위기' FTX, 결국 파산보호 신청…코인업계 쇼크(종합)

FTX, 미 델라웨어 법원에 파산보호 신청
뱅크먼-프리드 "죄송"…수많은 성토 댓글
하원 금융위, 의회 차원서 FTX 조사 검토
  • 등록 2022-11-12 오전 5:12:18

    수정 2022-11-12 오전 8:26:28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유동성 위기에 직면한 가상자산거래소 FTX가 결국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이에 비트코인을 비롯한 대다수 가상자산 가격이 폭락했다.

FTX는 11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미국 델라웨어주의 한 법원에 파산법 11조(챕터 11)에 따른 파산보호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코인계의 워런 버핏’으로 불렸던 FTX의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CEO)인 샘 뱅크먼-프리드는 물러나고, 존 J. 레이 3세가 그 자리를 물려받는다.

세계 최대 가상자산거래소 바이낸스가 FTX 인수 의사를 밝힌지 하루 만에 철회했고, 그 직후 FTX가 파산보호 신청까지 한 것이다. FTX는 바이낸스의 인수 철회 이후 대규모 자금을 조달하려 했지만 여의치 않았다.

샘 뱅크먼-프리드 전 FTX 최고경영자(CEO). (사진=AFP 제공)


파산신청서를 보면, FTX의 부채는 100억~500억달러(약 13조~66조원)이다. 가상자산 업계 역사상 최대 규모다. FTX에 대한 채권자는 10만명이 넘는다. 블룸버그는 “한때 3위 거래소였던 코인 제국이 순식간에 무너졌다”고 전했다.

뱅크먼-프리드 전 CEO는 “오늘 자발적으로 파산보호 절차를 신청했다”며 “여기까지 오게 돼 정말 죄송하다”고 전했다. 이어 “파산보호 절차가 어느 정도의 투명성과 신뢰, 지배구조를 가져다줄 수 있기를 바란다”며 “궁극적으로 고객들에게 더 좋을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 아래에는 수많은 성토의 댓글이 달렸다.

레이 3세 신임 CEO는 “FTX는 오로지 체계적인 공동 절차를 통해서만 효율적으로 관리될 수 있다”며 “성실하고 철저하고 투명하게 이런 노력을 수행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파산보호 신청 대상은 이번 FTX 유동성 위기의 진원으로 꼽히는 알라메다 리서치 등 130여개 계열사들이다. 로이터는 “알라메다로 인해 발생한 FTX의 채무가 100억달러에 이른다”고 전했다.

뱅크먼-프리드 전 CEO는 가상자산 업계에서 ‘백기사’를 자처하면서 유동성 위기에 봉착한 보이저캐피털, 블록파이 등 다른 회사들에게 자금을 지원해 왔다. 그런 점에서 FTX의 파산보호 신청은 충격적이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워싱턴 정가까지 이번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CNBC는 익명을 요구한 한 의회 보좌관을 인용해 “하원 금융위원장인 맥신 워터스 D-캘리프 의원은 의회 차원의 조사를 검토하고 있다”며 “뱅크먼-프리드 전 CEO를 의회로 부를 수 있다”고 보도했다. 상원 은행위원장인 셰로드 브라운 의원은 “규제당국은 FTX의 붕괴를 초래한 원인을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자 가산자산 가격은 내리고 있다. 가상자산 시황 중계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4분 현재 비트코인 가격은 1개당 1만6797.17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최근 24시간 내 3.7% 이상 떨어졌다. 장중에는 1만6543.48달러까지 내렸다. 지난 2020년 11월 이후 2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가상자산 시가총액 2위인 이더리움 가격은 현재 1.2% 빠지고 있다. 이외에 BNB, 바이낸스USD, XRP, 카르다노, 도지코인 등 다른 주요 가상자산 가격도 내리고 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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