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자기자본 기준 상위 10개 증권사의 채무보증 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 32조8364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2016년 말 18조3461억원에 그쳤던 것이 최근 5년 사이 79%(14조4903억원) 급증했다. 같은 기간 자기자본 증가율(76%)을 상회하는 수준이다. 증권사 채무보증에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비중이 상당히 높다. 부동산 개발 관련 대출채권을 기초자산으로 발행된 유동화증권에 신용공여를 제공하는 등의 방식으로 보증을 제공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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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브릿지론(BL)과 중·후순위 대출을 보유한 증권사의 부실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부동산 PF대출은 브릿지론과 본 PF 대출로 구성된다. 브릿지론은 토지 매입 및 공사 초기 단계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는 데 쓰이는데, 이 대출의 주요 상환 재원은 본PF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부동산 시장 침체로 인한 공사 중단 등이 발생해 본 PF가 이뤄지지 않으면 브릿지론을 제공한 증권사가 부실을 떠안게 될 수밖에 없다. 또 일반적으로 선순위 대출은 최악의 경우 대출 채권 관련 자산이 경매로 넘어가더라도 원금을 보전받을 수 있지만 중순위부터는 사정이 다르다.
한국기업평가 분석에 따르면 지난 1분기 말 기준 국내 20여개 증권사들의 브릿지론 익스포저 비중은 7조원 수준으로 전체 PF의 29% 수준으로 파악됐다. 브릿지론의 경우 변제 순위도 중·후순위 비중이 57%로 크게 높은 상황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사모운용사 대표는 “최근 수년 사이 당국이 부동산 PF 비중을 눌러보겠다고 비중이 높았던 곳을 집중적으로 잡았다”며 “그 사이 다른 증권사가 그 기회를 파고들어서 공격적으로 PF를 늘리는 바람에 결국 풍선효과만 일어났을 뿐 위험 관리 효과가 전혀 없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