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수혜주로 꼽혔던 대장주가 맥을 못 추고 있다. 건설주는 3·9 대선 직후 일주일가량 상승하다 3월 중순부터 내리막을 걷고 있다.
| (자료=한국거래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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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한 달 사이
현대건설(000720)(-8.81%)
GS건설(006360)(-8.85%)
대우건설(047040)(-9.43%)
DL이앤씨(375500)(-8.95%)
삼성엔지니어링(028050)(-8.65%)은 일제히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는 2.07% 상승했다.
이들 건설 종목은 윤 당선인이 재건축을 비롯한 주택 규제를 완화해 수혜를 받을 것이라는 기대감에 상승했다. 특히 재건축 단지는 유명 브랜드를 선호해 관련 브랜드를 보유한 대형 건설사들의 주가가 올랐다.
하지만 대선 이벤트가 소멸되고 원가 상승 우려가 불거지면서 주가가 다시 하락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재건축 규제 완화 신호가 집값을 자극하자 부동산 정책은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또 재건축 규제를 완화하더라도 진행 단계와 조합 내 이권 충돌을 감안하면 실제 재건축 수주는 수년 뒤로 미뤄질 가능성이 높다.
이민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20년간 부동산 시장을 살펴보면 재건축에 대한 우호적 정책이 조성되고 3~4년 후 그 효과가 나타났다”며 “(본격적인 재건축 수주 시기는) 주식시장에서 기대하는 올해 하반기는 어렵고, 빠르면 1~2년 이후”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인플레이션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해 건설업체의 비용 부담이 커졌다. 4월 기준 철근 가격은 t당 114만원으로 전년동기대비 35% 상승했다. 시멘트 판매가격도 올해 들어 18% 인상됐다. 철근과 시멘트는 건설업체의 매출 원가에서 10~20%가량을 차지하는데다 공정률에도 영향을 미친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도 건설업체 입장에서는 원가 상승 요인이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올 1분기 현대건설·GS건설·대우건설·DL이앤씨·삼성엔지니어링 5개사의 합산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보다 4.8% 줄어들 전망이다.
지난해보다 분양·주택매매 시장 열기가 한풀 꺾인 점도 향후 건설업 전망을 어둡게 한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대구·경북의 미분양이 확대되고 있으며 청약 경쟁률도 하락하고 있다. 미분양 세대수가 역사적 최저 수준이긴 하지만 수도권과 충청권의 미분양도 올들어 소폭 증가했다. 백광제 교보증권 연구원은 “이미 가격 하락 전환이 시작됐고 내년엔 더 높은 금리와 더 많은 공급으로 낙폭 증가가 전망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