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릿고개 넘고 보자…회사채 발행 미루고 '몸 사리기'도

[균형 깨진 크레딧 시장]③
거시경제 변수에 연초효과 사라진 시장
회사채 발행 계획 수정하거나 철회하기도
"3월 FOMC·대선 이후 안정화 가능성"
  • 등록 2022-02-16 오전 4:30:00

    수정 2022-02-16 오전 4:30:00

[이데일리 조해영 기자] 연초부터 시장 유동성이 말라붙고 대내외적으로 거시경제 변수가 산적한 상황이 이어지면서 자금 조달을 위한 회사채 발행을 미루는 기업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업계에선 기업들이 당분간 시장 상황을 관망하면서 조심스러운 태도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사라진 연초효과에 발행일정 연기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크레딧 시장에선 연초 효과를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다. 연초 효과란 매년 1~2월 기관투자자의 풍부한 실탄 등에 힘입어 크레딧 스프레드(동일 만기 국채와의 금리 차이)가 축소되는 현상이다. 하지만 올해는 미 연준의 긴축 언급 등에 따라 상황이 달라지면서 스프레드 확대를 제한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이화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지난 4일 리포트에서 “크레딧 채권은 연초 효과로 금융시장 전반의 불안감 속에서도 보합세를 유지했지만 큰 폭의 스프레드 축소는 없었다”며 “당분간 적극적 매수보다는 가격 메리트가 확보된 수준의 매수와 우량 기업 선호가 이어지면서 전반적 크레딧 스프레드는 보합수준에 머물 것”이라고 설명했다.

[표=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이처럼 상황이 여의치 않자 지난달부터 회사채 발행 일정을 조정하는 곳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롯데지주(004990)(신용등급 AA0)는 지난달 21일 공시를 통해 “최근 대내외 현안과 관련해 투자자 보호 등 제반 여건을 고려해 공모를 추후로 연기하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3년물 1200억원, 5년물 1000억원, 10년물 300억원 등 총 2500억원의 자금을 조달할 예정이었다. 롯데지주는 오는 17일 다시 수요예측에 돌입할 계획이다.

현대건설(000720)(AA-) 역시 몸을 사리고 있다. 현대건설은 지난 8일까지는 3년물 700억원, 5년물 1000억원, 10년물 300억원 등 20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15일 진행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시장 상황과 함께 올해 초 HDC현대산업개발(294870)의 아파트 붕괴 사고 등에 따라 건설사 리스크가 커지면서 발행을 3월로 미루기로 했다.

FOMC·대선 등 변수…“일단 기다린다”

업계 관계자들은 다음 달에도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와 국내 대통령 선거 등 시장 변수가 산적한 만큼 경직된 투자심리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회사채 발행을 미루고 있는 기업들이 3월 이후 시장 상황을 지켜보며 발행 채비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추경 이슈 등도 있어서 금리 변동성이 워낙 큰 상황이라 일단 기다려보겠다는 스탠스”라며 “대선이 끝나면 추경 규모에 대한 기대심리가 가격에 반영이 될 것이고 금리 변동성 완화와 함께 크레딧 시장도 안정화 쪽으로 갈 개연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정부 등 외부에서의 지원을 기대하기가 어려운 상황이어서 시장의 자정능력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현재 시장의 가격발견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는데 누군가는 나서줘야 한다는 것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한은이 금리를 올리고 채권시장이 얼어붙은 상황에서 정부가 구원투수로 등장해 시장을 안정화하기는 어렵다”며 “정부에 손을 벌리기보다는 시장이 기능할 수 있도록 누군가는 ‘리스크 테이킹(위험 감행)’을 하면서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추위 속 핸드폰..'손 시려'
  • 김혜수, 방부제 美
  • 쀼~ 어머나!
  • 대왕고래 시추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