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연초효과에 발행일정 연기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크레딧 시장에선 연초 효과를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다. 연초 효과란 매년 1~2월 기관투자자의 풍부한 실탄 등에 힘입어 크레딧 스프레드(동일 만기 국채와의 금리 차이)가 축소되는 현상이다. 하지만 올해는 미 연준의 긴축 언급 등에 따라 상황이 달라지면서 스프레드 확대를 제한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이화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지난 4일 리포트에서 “크레딧 채권은 연초 효과로 금융시장 전반의 불안감 속에서도 보합세를 유지했지만 큰 폭의 스프레드 축소는 없었다”며 “당분간 적극적 매수보다는 가격 메리트가 확보된 수준의 매수와 우량 기업 선호가 이어지면서 전반적 크레딧 스프레드는 보합수준에 머물 것”이라고 설명했다.
|
현대건설(000720)(AA-) 역시 몸을 사리고 있다. 현대건설은 지난 8일까지는 3년물 700억원, 5년물 1000억원, 10년물 300억원 등 20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15일 진행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시장 상황과 함께 올해 초 HDC현대산업개발(294870)의 아파트 붕괴 사고 등에 따라 건설사 리스크가 커지면서 발행을 3월로 미루기로 했다.
FOMC·대선 등 변수…“일단 기다린다”
한 업계 관계자는 “추경 이슈 등도 있어서 금리 변동성이 워낙 큰 상황이라 일단 기다려보겠다는 스탠스”라며 “대선이 끝나면 추경 규모에 대한 기대심리가 가격에 반영이 될 것이고 금리 변동성 완화와 함께 크레딧 시장도 안정화 쪽으로 갈 개연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정부 등 외부에서의 지원을 기대하기가 어려운 상황이어서 시장의 자정능력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현재 시장의 가격발견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는데 누군가는 나서줘야 한다는 것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한은이 금리를 올리고 채권시장이 얼어붙은 상황에서 정부가 구원투수로 등장해 시장을 안정화하기는 어렵다”며 “정부에 손을 벌리기보다는 시장이 기능할 수 있도록 누군가는 ‘리스크 테이킹(위험 감행)’을 하면서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