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 봇물에 월가 투자은행 '함박웃음'…올해도 Go

작년 글로벌 M&A 5조달러 돌파…사상 최대
주관 수수료에 5대 투자은행 IB 수익 550억달러
불확실성 속 기업 M&A 더 적극적
올해 사모펀드 드라이파우더 사상 최대
  • 등록 2022-01-31 오전 7:00:00

    수정 2022-01-31 오전 7:00:00

[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국내 증권사들과 마찬가지로 월가 투자은행(IB)들도 지난해 기업 인수합병(M&A) 풍년으로 함박웃음을 지었다. M&A 주관을 맡아 수수료를 쏠쏠하게 벌어들였기 때문이다. 올해에도 작년 못지 않게 M&A 열기가 이어질 것이란 기대가 크다.

사진=AP
31일 레피니티브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M&A 규모는 5조8000억달러로 전년대비 64% 늘었다. 지난 2007년 세웠던 사상 최대 기록 4조5500억달러를 가볍게 뛰어넘은 것이다. M&A 건수로 따져봐도 기록적이었다. 대형 바이아웃 펀드는 물론이고 기업, 기관투자자들이 M&A에 나서면서 작년 6만2193건의 딜이 성사됐다. 전년대비 24% 늘어난 것이다.

특히 미국에서의 M&A가 1조1400억달러 늘면서 글로벌M&A 증가폭의 절반 이상을 책임졌다.

덕분에 월가 IB들이 벌어들인 수익도 상당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월가 5대 IB가 지난해 M&A 자문을 비롯해 주식과 채권발행 주관을 통해 손에 쥔 수수료 수익은 550억달러로 사상 최대를 보였다. 전년대비 40% 증가한 것이다. M&A 자문과 스팩 줄상장에 따른 수수료가 큰 몫을 했다.

월가에서는 올해에도 M&A 열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회계법인인 언스트앤영이 지난해 11~12월 53개국 2000명의 CEO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59%가 향후 12개월 내에 M&A를 추진할 계획이 있다고 답했다. 작년 초 48%였던 것에 비해 높아진 것이다.

올해 미국 금리인상이 가시화됐다는 점은 악재지만, 불확실한 환경일수록 기업들은 쪼개고 합치면서 장기 생존전략 짜기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기업 공급망 문제를 지적하며 기업들이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기 위해 더 인수합병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데이비드 솔로몬 골드만삭스 최고경영자(CEO)는 “환경상 불확실성이 오히려 (M&A에) 순풍이 된다”며 “사람들은 경쟁적인 포지션을 강화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기업들이 성장을 위해 자산 최적화에 나서고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정비하면서 산업 전반에 걸쳐 기업 매각, 분할이 러시를 이루는 상황이다.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트렌드도 M&A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중 하나다.

자금도 여전히 풍부하다. 지난해 말 사모펀드의 미소진 투자금액(드라이파우더)는 2조3000억달러로 역시 사상 최대였다. 작년 연초와 비교하면 14% 많은 수준이다.

지난해 M&A를 주도한 주체는 사모펀드였다. 작년 이뤄진 M&A 중 40% 가까이에 사모펀드가 참여했다. 과거 5년간 25% 수준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사모펀드의 참여도가 상당히 높아진 것이다. 그만큼 사모펀드발 M&A 열기가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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