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올랐거나 혹은 불안하거나…투자의견 ‘보유’ 종목은?

3월 28개 종목 ‘보유’ 의견 나와…항공운수·조선 多
‘주가급등’ 한온시스템·효성첨단소재 ‘보유’ 의견
한미약품, HDC현대산업개발 매수→보유 하향조정
“매도 내기 어려운 증권사…보유 의견 주의해야”
  • 등록 2021-03-29 오전 12:20:00

    수정 2021-03-29 오전 12:20:00

[이데일리 조용석 기자] 인플레이션 및 금리우려로 국내 주식시장의 상승세가 한풀 꺾인 가운데 증권사에서 투자의견을 ‘보유(HOLD)’로 낸 종목이 3월에만 28개가 나왔다. 국내 증권사의 보유 의견은 사실상 ‘매도(SELL)’ 의견에 가까운 경우가 많기에 이들 종목에 대해서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3월 28개 종목 ‘보유’ 의견…항공운수·조선 多

28일 금융정보업체에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3월(1~26일) 증권사 리서치센터로부터 보유(중립, HOLD, MARKETPERFORM 포함) 투자의견이 나온 종목은 모두 28개로 집계됐다. 증권사는 실적 전망 및 현재 주가 등을 고려해 크게 ‘매수’, ‘보유’, ‘매도’ 등으로 나눠 투자의견을 붙인다. 대부분 매수 의견을 내지만 주가가 너무 급등해 목표주가를 상회하거나 거의 도달했을 때 또는 악재가 발생했거나 혹은 해소되지 못했을 때는 종종 보유 의견을 붙인다.

업종별로는 코로나19 여파가 여전한 항공운수가 대한항공(003490)을 포함해 6종목으로 가장 많았고 조선이 4종목(현대미포조선(010620), 삼성중공업(010140), 대우조선해양(042660), HSD엔진(082740))으로 뒤를 이었다. 이외에 △화학 △해상운수 △자동차부품 △금속 및 광물 등의 업종에서 투자의견 보유 의견이 붙은 종목이 각각 2개씩 나왔다.

이중 2개 이상의 증권사가 보유 투자의견 보고서를 낸 종목은 삼성중공업(010140), 대우조선해양(042660), 한미약품(128940)이다. 3개 종목 모두 시가총액이 3조원이 넘는 대형주인 만큼 증권사 및 투자자의 관심이 모두 높아 더 많은 보고서가 나온 것으로 보인다.

NH투자증권은 지난 9일 삼성중공업 투자의견 ‘보유’를 유지하며 “작년 4분기 경영실적은 매출액 1조6653억원, 영업손실 2851억원으로, 일회성 손익(-2217억원)을 제외하더라도 경상 이익률이 -3.8%”라며 “만성 적자 상태가 해소되지 않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Stena 시추선 관련 소송 1심 패소에 따른 추가충당금(2877억원)도 반영하며 목표주가도 소폭 하향했다. 대우조선해양과 관련, 지난 11일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보유(MARKETPERFORM)로 하향한 대신증권은 지난 22일 보고서에서도 보유를 유지했다.

삼성증권은 한미약품에 대한 투자의견을 지난 2일 매수에서 보유로 하향조정했다. 코로나19 백신 CMO(의약품 위탁생산) 수주 기대감으로 주가가 목표주가(32만원) 수준으로 올랐으나, 구체화된 수주계약이 없어 CMO 가치를 산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함께 보유 의견을 낸 NH투자증권은 “주요 가치인 신약 파이프라인 관련, 오락솔의 CRL(보완요구서한) 수령 등 연 이은 악재를 해소할 새로운 성과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주가급등’ 한온시스템·효성첨단소재 등 ‘보유’ 의견

전기차 기대감을 타고 주가가 급등했던 자동차 부품회사인 한온시스템(018880), SNT모티브(064960)에 대해서도 보유 의견이 달렸다. 내연기관 때부터 자동차 열관리 시스템을 생산해 온 한온시스템은 전기차에서 열관리가 더욱 중요해지면서 급등했다. SNT모티브는 전기차향 모터와 드라이브 유닛 등을 생산하는 회사다.

박준호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온시스템에 대해 “현재 주가 수준이 당사가 제시하는 목표가(1만8000원) 대비 상승여력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라며 “주가 하락으로 인한 밸류에이션 부담 완화 시 투자의견 변경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회사의 주가는 26일 종가 기준 1만8750원으로 목표가보다 여전히 높다.

STN모티브에 보유 의견을 낸 DB금융투자는 회사의 구동모터가 E-GMP가 아닌 현대/기아 기존 전기차 플랫폼에만 적용되고 있다는 점을 언급, 수주 관련 불확실성을 해소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2월부터 최근 두 달 동안 주가가 무려 83.22% 급등한 효성첨단소재(298050)에 대해서도 보유 의견이 나왔다. 백영찬 KB증권 연구원은 “아라미드와 탄소섬유 증설을 통한 장기 성장동력 확보는 긍정적이나, 이러한 긍정적인 요소는 주가에 이미 충분히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2023년 탄소섬유 관련 예상 영업이익은 30억원 내외로 추정된다. 탄소섬유 관련 의미 있는 실적확인까지는 시간이 많이 필요해 보인다”고 밝혔다.

신영증권은 지난 17일 항공사 6곳(대한항공(003490), 아시아나항공(020560), 제주항공(089590), 진에어(272450), 티웨이항공(091810), 에어부산(298690))에 대해 모두 보유 의견을 냈다. 티웨이항공은 매수에서 보유로 하향했고, 나머지는 보유 의견을 유지했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한국 저가항공사들의 수익성을 국내선에서만 찾는 것은 무리다. 유일한 수익성 노선이라고 볼 수 있는 김포-제주노선 취항은 이미 최대치로 끌어올려진 상황”이라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비하는 투자로 저가항공사는 적합하지 않다. 국내선 시장의 수익성이 보장되는 미국과 다르다”고 언급했다.

이밖에 흥국증권은 HDC현대산업개발(294870)에 대해 지난 2일 종전 ‘매수’에서 ‘보유’로 투자의견을 하향했다. 흥국증권은 “매출 외형을 확대하기 위한 방법은 수주잔고에 쌓여 있는 도시정비가 착공에 들어가야 한다”며 “하지만 올해 분양 가이던스(1만5000세대)로 볼 때 올해 쌓여 있는 도시정비가 소화될 것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모든 보고서를 공개해야 하는 국내 증권사 특성상 매도 의견을 내기는 어렵다. 따라서 투자의견이 매도에서 보유로 하향됐다면 사실상 매도를 추천하는 것으로 해석해도 크게 틀리지 않다”며 “투자의견 보유의 경우는 주의 깊게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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