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200 헬스케어 지수는 2449.13으로 올해 들어 22.95%(722.36) 빠졌다. 같은 기간 코스닥 150 헬스케어 지수는 4226.02로 24.24%(1354.15) 빠졌다. 각각 코스피와 코스닥 전체 개별지수 중 하락률이 가장 높은 수준이다.
여기에 관련 업체들의 잇따른 임상 관련 논란을 부진 요인 중 하나로 보고 있다. 일부 제약·바이오 업체들이 임상 실패 혹은 결과를 허위 공시하면서 투자자들의 신뢰를 잃고 있다는 분석이다. 구자용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일부 업체들의) 허위공시 논란 등 연이은 악재와 국내에서의 관련 검찰 조사, 민사 소송 진행이 진행되면서 주가가 더디게 회복 중”이라며 “금리 상승의 영향으로 고밸류가 부담으로 작용하면서 주가가 조정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대형주들도 약세다. 셀트리온주는 최근 코로나19 치료제 렉키로나주의 유럽 허가신청 소식에 강세를 보이다가 다시 하락세로 전환했다. 에이치엘비는 금융당국의 불공정 거래 조사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무상증자 실시에 나서기도 했지만, 안정적인 회복세에 접어들지 못하고 있다. 서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제약·바이오주는 반도체, 자율주행 등 대형주에 대한 기대감 속에 상대적으로 외면 받았다”며 “제약·바이오 섹터 내 대형주인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와 셀트리온(068270)의 성장 모멘텀 부재도 섹터 부진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여기에 코로나19 백신 공급이 개시되면서 국내 업체 실적 기대감이 다소 사그라들었다는 설명이다. 구 연구원은 “코로나19 상황으로 실적 개선 기대감이 유지됐던 진단, 위탁생산(CMO), 바이오시밀러 대형기업은 코로나19 백신 공급이 개시되면서, 성장성 유지에 대한 우려가 나왔다”고 말했다.
아울러 유의미한 임상 결과 발표가 이뤄질 경우 투자심리 회복에 긍정적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4월부터 6월까지 미국 암연구회(AACR), 미국 임상종양학회(ASCO) 학회가 진행되며 제넥신(095700), 지놈앤컴퍼니(314130), 에이비엘바이오(298380), 네오이뮨텍 등 업체의 발표가 이뤄진다.
구 연구원은 “섹터의 투자 심리가 악화되면서 개별 기업 성과와 연동된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신규 상장 기업과 이벤트 발생 여부에 따른 일부 종목의 기업 가치 상승도 점쳐진다”고 말했다. 이어 “대형 기업에 관심이 집중되면서 연구개발(R&D) 중심의 바이오 기업들이 펀더멘탈 대비 저평가 수준에 머물러 있어 관심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