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절염은 왜 남성보다 여성이 더 취약할까?

  • 등록 2019-06-01 오전 12:09:06

    수정 2019-06-01 오전 12:09:06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나이가 50대가 넘어서면 퇴행성 관절염 환자가 증가한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 자료에 따르면 퇴행성 관절염으로 고생하는 사람의 91%는 50대 이상이다. 퇴행성 관절염은 말 그대로 관절 내 연골이 ‘퇴행’하면서 발생하는 질병이다. 대표적인 ‘노화 질병’이다. 고령이 될수록 퇴행성 관절염으로 고생하는 사람이 많은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통계 자료를 살펴보면 다른 흥미로운 점이 보인다. 이 병을 앓고 있는 사람의 72%가 여성이라는 점이다. 남성에 비해 여성의 유병률이 3배나 높다.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질까?

조승배 연세건우병원 원장은 “여성이 남성보다 무릎 주변 근육이 약한것이 1차적인 이유”라고 말했다. 선천적인 근력과 근육 힘의 차이가 다르기 때문에 여성의 관절 손상이 더 심하다는 것. 그러나 이 답변만으로는 제대로 설명되지 않는 게 있다. 50세 이전의 퇴행성관절염 유병률은 남녀 모두 비슷하다. 50대를 넘어서야 성별 간 차이가 급격하게 나타난다. 조승배 원장은 50대 이후 여성에게 퇴행성 관절염이 더 쉽게 찾아오는 배경에 ‘폐경’에 있다고 이야기한다.

조 원장은 “여성의 경우 연골 내 연골세포에 여성 호르몬 수용체가 있는데, 폐경이 찾아오고 나면 여성 호르몬이 감소함에 따라 연골기질단백질 생성이 감소하게 돼 연골이 약해진다”고 설명했다.

퇴행성 관절염은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은 아니지만 노년기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린다. 날씨가 춥거나 흐릴 때 무릎이 쑤시는 것은 기본, 계단을 오르내리거나 걷기가 힘든 경우도 있다. 문제는 퇴행성 관절염은 갑자기 찾아오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우리 몸속의 연골은 통증 세포가 없기 때문에 다 닳아 뼈끼리 부딪칠 때가 통증을 유발하지 않는다. 그래서 연골손상은 방치되기 쉽고 또 초기에서 말기로 진행되는 과정에 그리 긴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조승배 원장은 “퇴행성관절염도 암질환들과 마찬가지로 조기진단 및 치료 시에는 인공관절 수술 없이도 증상의 호전을 기대할 수 있으나, 적기의 치료시기를 놓치게 되면 수술적 치료로서도 그 결과를 장담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아래와 같은 체크리스트를 활용해볼 것을 권한다.

- 무릎이 움직일 때 소리가 난다.

- 오래 앉았다가 일어나거나 걷기 시작할 때 엉덩이 관절이 아프다.

- 날씨가 춥거나 저기압일 때 팔다리가 쑤신다.

- 걷기 시작할 때 무릎이 아프다가 조금 있으면 통증이 줄어든다.

- 무릎이 잘 구부러지지 않는다.

- 많이 걸은 후 무릎 통증이 2~3일간 지속된다.

- 관절이 붓고 아프며 뼈가 튀어나온 듯 하다.

- 아침에 관절이 뻣뻣하다. 하지만 5분정도 지나면 풀어진다.

- 가끔 무릎이 붓는다.

- 계단을 오르내릴 때 무릎에 통증이 느껴진다.

- 앉았다가 일어설 때 무릎이 아프다.

- 차렷 자세로 서면 무릎과 무릎 사이에 주먹 하나 이상 벌어진다.

이 중 1개가 해당되면 향후 퇴행성 관절염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은 것이다. 그리고 2~5개에 해당하면 초기 퇴행성 관절염, 그리고 6~12개가 해당하면 적극적인 치료가 요구되는 퇴행성 관절염이라고 보면 된다.

조승배 원장은 초기 퇴행성 관절염의 경우 약물치료와 보존적 치료를 병행하면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무릎보호대나 충격을 흡수해줄 수 있는 신발 및 지팡이 등을 이용해 무릎에 무리를 덜 주는 것이 중요하다.

만약 수술이 필요할 경우까지 증세가 악화한 경우에도 환자의 상태에 맞는 수술법을 찾을 필요가 있다. 조 원장은 “무릎 관절염 진단을 받았다고 모두 다 같은 상태가 아니”라며 “다양한 생활/환경 연관 관계 등을 세밀하게 관찰한 뒤 가장 적합한 수술법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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