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자본시장 문턱 낮아진다…'BUY' 차이나 열풍 예고

미·중, 무역협상서 ‘환욜’ 관련 유의미한 진전한 듯
중국, 최대한 양보해도 본토자본 유출 허용 어려워
외국 자본의 중국 본토 진출만 허용할 가능성 제기
“위안화 자산+위안화 가격 상승하면 이익 급증”
“중국경제에 장기적 도움될지는 미지수…우려돼”
  • 등록 2019-03-05 오전 12:00:00

    수정 2019-03-05 오전 12:00:00

사진=AFP
[이데일리 김정현 기자]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이 타결된 이후 외국 자본이 중국으로 급격히 유입될 수 있다는 분석이 급부상하고 있다. 위안화 가치 상승 뿐 아니라 중국 증시를 비롯한 위안화 자산의 가치가 동반 급등할 수 있다는 뜻이어서 주목된다.

美·中, 중국 본토 외국인 투자 문호 개방 합의한듯

지난달 25일(현지시간) 미·중 양국은 위안화 환율과 관련해 실질적인 진전을 보였음을 인정했다.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미·중이 통화 등 구조적 문제에 ‘상당한 진전’을 보였다고 밝혔다. 같은 날 중국 상무부 역시 환율 등 문제에서 ‘실질적인 진전’을 이뤘다고 발표했다. 이날 상하이 종합 지수는 5.60% 급등했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중국이 중국 본토로 유입되는 외국인 자본 문호를 대폭 개방하는 쪽으로 미국과 협상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외국 자본 투자의 문호를 완전히 열되, 중국의 자본의 외국 유출은 지금처럼 통제하는 방식으로 합의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중국은 현재 외국 금융사의 중국 본토 진출을 제한적으로 허용하고 중국주식시장에 대한 적격외국인투자자 조건을 부여하는 등 외국자본의 중국 진출을 제한하고 있다.

이는 미국과 중국이 모두 윈·윈(win·win)할 수 있는 방안이다. 먼저 중국 측은, 외국인 자본 유입을 허용하면서 인위적으로 외환시장을 조정하지 않고서도 미국 측이 원해온 위안화 절상을 구현해줄 수 있다. 달러화를 위안화로 바꾸려는 수요가 늘면 위안화 가치가 상승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위안화 상승이 중국의 입장에서는 부담이지만, 외국 자본이 중국에 유입되면 ‘돈’ 맥경화에 시달리고 있는 중국 경제에 숨통을 트일 수 있다.

중국은 주가 하락과 기업들의 막대한 부채가 골치거리였다. 중국 통화 당국은 지급준비율을 지난해 네 차례 인하하고 올해 들어서만 두 차례 추가 인하하는 등 자금수혈에 나서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막대한 외국 자본의 중국 유입은 반가운 재료다.

中 자본 유출은 차단 유입은 허용…꿩먹고 알먹는 美

하지만 중국 자본의 외국 유출은 중국 당국으로서는 양보할 수 없는 문제다. 중국 거부들이 ‘안전한’ 외국으로 자본을 대거 피난시키려고 할 수 있어서다. 이 경우 금융위기 당시 수준을 넘어설 정도의 충격이 올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중국 전문가는 “중국 갑부들은 중국 당국을 완전히 신뢰하기도 어렵고 언젠가 감옥에 갈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있다”며 “만약 중국이 완전한 자유변동환율제를 채택한다면 중국 본토에서 자본이 대거 유출되고 달러·위안 환율이 달러당 10위안에 가깝게 치솟을(위안화 가치 하락)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이 자국 자본 유출은 막고 외국 자본 유출입만 허용하면 미국은 더 큰 이득을 얻는다. 중국 자본시장은 아직 미지의 땅이다. 개척될 여지가 많다는 뜻이다.

이 와중에 중국 금융시장에 자본이 유입되기만 하고 유출이 제한된다면 위안화 자본 가격이 급등하는 것은 당연하다. 발 빠르게 자본을 투자하면 무조건 이기는 게임이라는 의미다. 위안화 가치까지 급등한다면 이득은 배가된다.

조용구 신영증권 선임연구원은 “중국 증시 등 위안화 자산 가격이 상승했는데, 그동안 위안화 가치까지 올랐다면 투자자는 두 번 돈을 번다”며 “자산 가격 상승에서 한 번 벌고, 자산을 팔아 마련한 위안화를 달러화로 바꾸는 과정에서 돈을 한 번 더 벌게 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중국이 외국 자본 유입을 대거 허용하게 되면 은행, 증권 등 금융사의 성장이 가파를 것으로 보인다. 지난 25일 상하이 종합지수가 5.60% 상승한 데는 금융주 급등이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안유화 성균관대 중국대학원 교수는 “이런 상황을 한국은 잘 알아채고 있지 못한 것 같아 아쉽다”며 “미국의 경우 펀드들이 중국에 이미 물밀듯 들어가 사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문제는 이 같은 환율협상이 궁극적으로 중국 경제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이다. 외국 자본이 수혈되면서 중국이 구조조정의 때를 놓칠 수 있어서다.

안 교수는 “단기적으로야 중국의 자금줄이 풀리면서 당면한 경제문제에 숨통을 열어주는 효과가 있겠으나 길게 보면 윈·윈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중국이 결과적으로는 구조개혁을 철저하게 하고 가야 하는데 그런 게 늦춰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국 경제도 비슷한 문제에 시달릴 가능성도 있다. 단기적으로 중국 증시 상승과 중국 경제 완화의 긍정적 영향이 한국까지도 미칠 수 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봤을 때, 중국 경제가 구조조정의 때를 놓치고 둔화된다면 한국에도 불똥이 튈 수 있어 보인다.

김두언 KB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경제에 자금이 유입돼 중국 경제가 활력을 되찾는다면 중국 경제와 연결돼 있는 한국 경제에도 호재”라며 “다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될지는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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