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강원도 춘천시 소남이섬에서 열린 쌍용차 '렉스턴 스포츠 칸(이하 칸)' 사륜구동 시승회가 끝나고 참가한 기자들의 이구동성 감탄이다. 칸은 정말 험한 오프로드 실력에서 기대 이상의 실력을 보여줬다. 3000만원대 사륜구동 차량 가운데 가장 탁월한 오프로드 성능을 뽐냈다. 사실상 오프로드의 강자인 랭글러 루비콘 5도어와 겨뤄도 뒤지지 않을 실력이었다.
쌍용자동차는 지난해 국내에서 SUV와 픽업트럭 10만9140대를 팔아 15년만에 업계 3위에 올랐다. 한국지엠, 르노삼성을 제친 결과다. 그 중심엔 국산 유일의 픽업트럭 렉스턴 스포츠(4만2021대)가 있다. 쌍용차는 렉스턴 스포츠로는 부족했는지 적재함 길이를 늘린 진짜 픽업트럭 렉스턴 스포츠 칸을 출시했다.
쌍용차는 올해 칸의 성공으로 만년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서길 바라고 있다. 실제로 칸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은 뜨겁다. 행사장을 찾은 쌍용차 최종식 사장은 “칸 출시와 동시에 하루 250대 이상 계약이 이뤄지고 있다”며 “올해 쌍용차는 2002년 최다판매(수출포함 16만1000대) 기록을 넘어설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쌍용차 관계자가 출시 행사장에서 밝힌 칸의 연간 판매목표는 7000~8000대다. 월평균 600여대 수준이다. 지난해 렉스턴 스포츠 연간 판매량은 4만2021대로 월평균 3500대 가량 판매됐다. 렉스턴 스포츠 칸이 가세하면 판매량은 더 빠르게 오를 것으로 보인다.
렉스턴 스포츠 롱바디 모델에 붙는 ‘칸’이라는 이름은 역사상 가장 넓은 땅을 지배한 몽골제국 군주의 명칭에서 따왔다. 확장된 적재함과 적재능력으로 우리나라에서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을 개척하겠다는 쌍용차의 의지가 돋보인다.
두 트림의 가장 큰 차이는 적재중량이다. 프로페셔널 트림의 최대 적재중량은 500kg으로 렉스턴 스포츠에 비해 100kg 늘었다. 파이오니어 트림은 300kg 증가한 700kg이다.
무거운 짐을 많이 싣고 다니는 소비자에겐 파이오니어 트림을 추천한다. 짐을 싣는 용도보다 오지 캠핑이나 레저 목적으로 구매한다면 5링크 서스펜션이 장착된 프로페셔널 트림을 강추한다. 몸에 전달되는 승차감 차이가 꽤나 느껴진다.
쌍용차가 자랑하고픈 오프로드 체험을 나섰다. 칸에는 4WD 시스템을 장착할 수 있다. 일반 도로에서는 후륜만 사용하다가 험로를 만나면 운전자의 판단으로 4H 혹은 4L로 변경 할 수 있다. 쌍용차가 자신하는 4TRONIC이다.
칸과 렉스턴 스포츠를 한 눈에 구분하긴 쉽지 않다. 적재함이 늘어났다는 것 말고는 외관에서 큰 차이가 없다. 파르테논 신전에서 모티브를 얻어 디자인된 ‘파르테논 라디에이터 그릴’과 적재함에 붙어 있는 ‘칸’이라는 모델명만 그 차이를 드러낸다. 310mm 늘어난 적재함은 차량의 디자인 프로포션을 개선했다. 기존 렉스턴 스포츠는 몽땅연필 마냥 어딘가 부족하고 완성되지 않은 느낌이었다. 적재함 길이가 늘어난 칸은 제대로 된 픽업트럭의 모습을 갖췄다. 늘린 길이만큼 적재용량은 기존 렉스턴 스포츠에 비해 24.8% 증가한 1262L가 됐다. 적재중량 또한 기존 400kg(렉스턴 스포츠)에서 700kg(파워리프 서스펜션 기준)까지 늘어났다.
칸은 SUV 수요를 끌어 댕길만한 매력이 충분히 있다. 적재 중량이 700kg인 픽업트럭답게 1톤 트럭의 수요도 뺏어 올 가능성도 있다. 다만 칸을 구매할 때는 '주차할 수 있는 넉넉한 공간을 확보했는지' 꼭 고려해야 한다. 수도권에 사는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대부분 아파트에 거주한다. 게다가 우리나라는 주차장 폭이나 길이가 넉넉한 편도 아니다. 국내 소비자들이 경차에도 파워 폴딩 사이드미러를 원하는 이유다. 칸의 전폭은 1950mm으로 렉스턴 스포츠와 동일하다. 주차선을 제대로 지키지 않으면 상대방 차량이 문을 열기 어렵다. 가장 큰 문제는 전장이다. 5405mm로 렉스턴 스포츠에 비해 310mm 늘어났다. 제네시스 G90보다도 200mm 더 길다. 당연히 일반 주차장에 차를 대면 앞 코가 삐죽 튀어나올 수 밖에 없다. 경우에 따라서는 교행을 방해할 수 있는 크기다. 다른 주민들에게 피해를 주지않고 주차 할 수 있는지 고려해야 한다. 일본처럼 차고지 증명제를 도입할 필요가 있는 부분이다.
칸은 새로운 스타일의 라이프 스타일을 추구한다. 사륜구동 모델은 온로드와 오프로드를 넘나드는 출중한 성능까지 갖췄다. 여기에 넉넉한 적재공간은 캠핑이나 낚시 등 레저 활동을 즐기기에도 부족함이 없다. 주중에는 도심형 SUV로, 주말에는 과격한 오프로드와 레저를 즐기기에 딱이다. 여기에 2838만원부터 시작하는 합리적인 가격은 덤이다.
한 줄 평
장점 : 가성비와 G4렉스턴에 버금가는 승차감, 수준급 오프로드 능력
단점 : 차가 너무 길어 주차선 밖으로 삐죽 튀어나오는 앞 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