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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웅제약은 2004년 베트남에 사무소를 개설하면서 해외 진출을 시작했다. 대웅제약의 해외 진출의 키워드는 ‘치밀한 현지화’다. 단순히 해외 업체에 판권을 주고 약을 수출하는 게 아니라 각 나라의 문화, 시장환경, 규제 등을 면밀히 파악해 나라별로 비즈니스모델을 구축하는 것. 중국과 인도네시아에서는 의약품 생산공장을 운영 중이고, 미국은 인허가에 집중하는 조직을 운영하고 있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특히 현재의 성과보다는 미래의 잠재력과 성장가능성을 보고 막대한 설비투자와 현지 연구협약 등 시간이 걸리지만 꼭 필요한 일들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이런 전략으로 대웅제약은 북미와 일본을 비롯해 태국, 중국, 베트남,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에 진출해 있다. 대웅제약의 해외법인 수는 8곳으로 국내 제약사 중 가장 많다.
대웅제약의 수출액은 지난해 1037억원이다. 매출 대비 수출 비중은 2014년 4%에서 지난해 12%로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대웅제약이 주력하는 해외 시장은 1차적으로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지역이다. 대웅제약은 지난달 베트남 최대 제약사 중 하나인 트라파코사의 지분을 인수했다. 국내 제약사가 베트남 상장 제약사의 지분을 인수해 운영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웅제약은 자사 제품을 트라파코 신공장에서 생산하기 위해 기술이전을 준비 중이고 트라파코는 대웅제약 제품의 영업과 마케팅을 담당할 조직을 신설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두 회사는 의약품 연구 및 공동개발을 추진하게 된다.
대웅제약은 100조원 이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중국 시장 공략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대웅제약은 2006년 대웅차이나 설립 이후 2013년 요녕대웅제약을 설립해 현지에 우수 의약품 제조·품질 관리(cGMP) 기준에 맞춘 내용액제 전용 공장을 완공했다. 또 요녕대웅제약 연구센터를 개소하고 중국 시장의 니즈에 맞는 신규 제제와 제형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대웅제약은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쌓은 글로벌 진출 노하우를 바탕으로 미국·유럽 등 선진 시장도 본격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가장 기대를 걸고 있는 품목은 보툴리눔톡신 ‘나보타’다. 나보타는 2014년 국내 발매 이후 미국, 캐나다, 유럽, 중남미, 러시아, 중동, 브라질 등 80여개국과 판매계약이 체결돼 있다. 지난 16일에는 캐나다 보건당국으로부터 품목허가를 받아 내년 상반기에 본격 출시 예정이다. 미국 시장 공략도 진행 중이다. 대웅제약은 지난 2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나보타 시판허가를 위한 보완자료를 제출하고 심사재개를 신청한 상황. 이는 지난 5월 FDA가 보완을 요구한데 대한 후속조치다.
대웅제약은 2020년 글로벌 50위 제약사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내부에서는 글로벌 연구조직 운영과 그동안 꾸준히 진행한 해외 인프라구축, 현지 밀착형 마케팅활동 등을 통해 충분히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전승호 대웅제약 대표는 “지난 10여년간 추진한 글로벌 사업의 성장이 가시화되고 있으며 해외법인별 손익도 매년 개선되는 등 해외에서의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해외 법인의 성장과 자생적인 운영을 위해 현지 우수 인재를 선발·육성하고 현지 제약사들과의 적극적인 협업으로 글로벌 사업을 확대하는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