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금융지주의 12번째 계열사이자 KB손보로 출발한 지 3주년을 맞이한 후 새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한 포석에서다. 올해 ‘디지털 혁신’을 경영목표로 제시한 양종희 KB손보 사장의 결단도 한 몫하고 있다는 평가다.
미국 시장에서의 ‘실험’이 괄목할 만한 성과를 올린다면 국내 보험시장에도 적용할 가능성이 크다. 국내 보험업계에서도 양 사장의 실험이 과연 성공할지에 주목하고 있다.
세계 최대 보험시장 美서 인슈어테크 실험
양 사장이 미국 지사를 통해 인슈어테크 도입 시험에 나선 것은 세계 1위 시장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미국 대도시 위주의 소규모 사업자를 대상으로 영업하고 있는 KB손보가 마제스코의 보험 솔루션을 채택함으로써 보험계약 관리와 보험금 지급, 언더라이팅(계약인수심사), 손해사정 업무 등 보험 핵심업무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국 시장에서 성공을 거두면 곧바로 국내 업무에도 적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KB손보 관계자는 “마제스코가 제공하는 플랫폼을 통해 보험계약과 출·수납, 손해사정 등 보험업무 절차 전반과 데이터베이스를 관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KB손보는 이번 시스템 개선을 계기로 상품과 서비스 역량을 한 단계 높이고 수익성 중심의 경영관리 고도화를 이뤄 미국 내에서 새로운 도약을 기대하고 있다.
여기에 마제스코가 지난 2016년부터 IBM 등과 공동 개발한 AI기반의 플랫폼 클라우드인슈어러(CloudInsurer)가 탑재된 솔루션을 직접 시험할 예정이다.
클라우드인슈어러는 가입 대상의 실시간 데이터를 입력하면 AI의 힘을 바탕으로 즉시 맞춤형 상품을 만들어 제시할 수 있는 획기적인 디지털 플랫폼이다. AI만이 아니라 사물인터넷(IoT)과 자율주행차, 드론, 챗봇, 블록체인,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등을 결합한 솔루션을 함께 선보이고 있어 국내에서 도입이 한창인 ‘운전습관 연계 보험(UBI)’과 드론 보험, 자율주행자동차 보험 등에까지 적용할 수 있다. 미국에서는 메트라이프가 지난해 이 시스템을 도입한 바 있다.
“디지털 혁신으로 미래 경영 혁신”
올해 취임 3년 차인 양 사장은 ‘2018년 경영전략회의’에서 디지털 혁신을 통한 미래경영기반 구축을 중점 추진과제로 정했다.
최근 보험업계 최초로 ‘스마트 스크래핑’ 시스템을 탑재해 고객의 보험금 청구 편의성을 크게 높이는 것은 물론, 카카오와의 연계를 통해 모바일등기우편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디지털 혁신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온라인 미디어 센터인 ‘KB인사이트’를 개설해 고객에게 유용한 정보들을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고 ‘레몬헬스케어’와의 협업을 통해 ‘My세브란스’ 앱에서 보험금 자동청구 시스템을 지원하는 등 디지털 혁신을 통한 고객 편의 강화 역시 속도를 내고 있다.
양 사장은 “미래 보험의 모습은 디지털 금융 생태계 내에서 발생하는 모든 고객 경험을 모니터링하고 분석해 고객 경험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는 상품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마디로 ‘스마트 인슈랑스’ 시대가 될 것”이라며 “이를 누가 먼저 주도하느냐에 따라 미래 보험 시장의 판도를 바꾸는 ‘게임 체인저(Game Changer)’가 결정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슈어테크(InsureTech)
보험(Insurance)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데이터 분석, 인공지능 등을 활용해 기존 보험산업을 혁신하는 서비스를 말한다. 예를 들면 전체 가입자에게 똑같이 적용하던 보험료율을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다르게 적용하거나 사고 후 보상 개념인 기존 보험과 달리 사고 전 위험관리 차원으로 접근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