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지뢰폭발사고와 관련한 인터넷 괴담

  • 등록 2015-08-17 오전 3:00:00

    수정 2015-08-17 오전 3:00:00

최근 북한군의 비무장지대(DMZ) 지뢰도발 사건과 관련해 우리 군의 자작극이라는 등의 온갖 괴담이 인터넷에 떠돌고 있다. 사회적으로 파장을 미치는 사건 때마다 늘상 음모론이 제기되곤 했지만 우리 정부와 군 당국에 대한 신뢰도가 그만큼 취약하다는 사실을 새삼 보여준다는 점에서 마음이 편하지가 않다. 과거 천안함 사태나 세월호 참사에 있어서도 근거없는 유언비어들이 떠돌아 공연히 사회적 마찰을 부채질하기도 했다.

심각한 것은 지뢰폭발과 무관하다는 북한 측 주장을 일방적으로 두둔하는 내용까지 등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북한 주장이 국방부의 해명보다 더 합리적으로 보인다”거나 “지뢰 사건이 북한 소행이라는 증거가 있는가”라며 국방부 합동조사단의 조사 결과에 의문을 제기하는 식이다. 폭발한 지뢰가 북한군 목함지뢰가 아니라 우리 군의 M14 지뢰라는 주장까지 나돌고 있다. 이 사건이 모략과 날조로 꾸며졌다는 북한 측 주장과 궤를 같이하는 것이다.

(사진=뉴시스)
이런 내용들이 자꾸 퍼져나갈 경우 쓸데없는 의혹을 증폭시킴으로써 끝내 우리 내부의 구성원들 간에 마찰과 갈등을 불러오게 된다는 점에서 조속한 대책이 필요하다. 지뢰폭발로 우리 장병 2명이 중상을 입어 다리를 절단해야 했던 상황도 가슴 아픈 터에 이처럼 불필요한 논란에 시달려야 하는 처지가 안타깝기만 하다. 북한 측이 짜놓은 대로 노림수에 넘어가는 꼴이다.

이러한 논란은 우리 측의 미숙한 대응 방식에도 책임이 없지 않다. 지뢰폭발사고 직후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보고가 제대로 이뤄졌는지를 두고 논란이 벌어질 만큼 아직도 전반적인 허점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청와대 국가안보회의(NSC)의 뒷북 회의도 그렇거니와 줄곧 당하면서도 말로만 엄포를 늘어놓는 국방부의 대응 태세에도 문제가 적지 않다. 대응이 어정쩡할수록 음모론을 키우는 꼬투리가 된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일선 장병들의 용기를 북돋워주지는 못할망정 사기를 떨어뜨리는 논란은 삼갈 필요가 있다. 인터넷에 떠도는 무책임한 얘기들이 장병들의 사기를 저하시키게 된다면 결과적으로 국방력의 손실을 초래하게 되는 것이다. 나라를 지키는 것은 전방의 장병들만이 아니라 일반 국민들에게도 똑같이 주어진 책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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