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재송신中] 재송신료 경제학..'공존공생의 길은?'

지상파 콘텐츠 사용 대가 지급, 英·美에서는 일반화
CPS, 지상파의 주요 수익원화..자칫 소비자 부담↑
  • 등록 2014-11-18 오전 12:03:24

    수정 2014-11-18 오전 12:03:24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지상파 3사와 유료 방송 업계간 지상파 콘텐츠 재송신료(CPS) 협상이 본격 돌입했다. 일단 유료 방송 업계의 CPS 지급은 미국과 영국 등 방송 선진국에선 정착 단계를 넘어 제도화되고 있다. 정당한 콘텐츠 사용이라는 당위성 아래 CPS 지급이 일반화되고 있다는 뜻이다.

우리나라에서의 재송신료 이슈는 CPS 액수에 대한 이견차로 요약할 수 있다. 학계에서는 정부가 개입해 합리적인 CPS 산정 기준이 마련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유료TV 업계도 이에 동조하지만, 지상파는 정부개입에 반대한다.

콘텐츠 사용 대가로..지상파 주요 수익원化

지난해까지만 해도 영국은 지상파가 유료방송에 콘텐츠 전송료를 지불했다. 예컨대 영국의 BBC, ITV, 채널4와 채널5는 연간 2500만파운드(약 430억원)를 유료방송 플랫폼 사업자인 B스카이B에 지급했다. 최근들어 BBC와 ITV는 송출료 지급을 중단했다. ITV는 더 나아가 B스카이B와 버진미디어에 CPS를 요구했다.

영국 정부도 이같은 분위기에 동조하고 있다. 영국의 규제 기관인 DCMS는 자유 시장의 원칙을 발표했다. 영국 지상파 업체들은 올해말 협상팀을 구성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영국 정부는 내년 새로 출범할 정부의 중요 정책 과제로 재송신 협상을 부각시킬 방침이다. 여기서 유료방송의 지상파 매출 기여 정도 등을 감안해 CPS가 산정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영국과 달리 일찍부터 유료방송 사업자들의 CPS 지급이 일반화됐다. 미국의 CPS 산정은 지상파 방송과 유료TV 간 직접 협상을 통해 결정된다.

지상파와 유료TV CPS 분쟁이 주목받기 시작한 때는 2005년부터. 지상파는 가입자당 일정 부분의 현금 재송신료를 요구했다. 한때 미국내 유료TV 업계도 블랙아웃 파동을 겪었다. 지금은 유료TV업체의 현금 CPS 지급 관행이 정착됐다.

산정 합리성 잃으면 소비자 부담↑..가입자 이탈 가속화

문제는 CPS가 업체간 협상에 따라 결정되는 등 시장 결정에 전적으로 의존하면서 액수가 점점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미국의 재송신 수익은 지상파의 중요 수익원으로 자리잡고 있다.

출처 : 미국 시장조사기관 SNL카간(Kagan)
정인숙 가천대 교수가 14일 방송학회 세미나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미국 지상파 방송국의 매출에서 CPS가 차지하는 비율은 상승하고 있다. 예컨대 CBS의 매출중 재송신료 수입 비중은 2012년 17%였지만 지난해 23%로 올랐다.

지상파방송사들이 받는 평균 CPS도 2007년 27센트에서 2012년 1달러95센트까지 올랐다. 이 액수는 올해 2달러99센트를 돌파해 2018년 4달러86센트까지 높아질 전망이다.

정 교수는 “CPS의 소비자 전가 가능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며 “미국의 경우로 봤을 때 CPS 대가 산정 이슈는 소비자 권익 차원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출처 : 월스트리트저널(WSJ)
미국의 경우 지나친 CPS 가격이 유료방송의 가입자 이탈을 낳고, 이는 곧 지상파방송 사들에도 유리하지만은 않다는 것이다. 지난 6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올들어 3분기까지 유료TV 가입을 해지한 미국인 수는 17만9000명에 달한다. 이는 전년동기 8만3000명 대비 두배 가량으로 올해 예상 해지자 수는 22만2000명에 달한다.

하지만 지상파 방송사는 각사간 직접 협상 결과에 따라 CPS가 산정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역 MBC 사장단은 17일 성명서를 냈다. 이들은 ‘정부가 지상파 방송 재송신 협상에 직접 개입하는 일은 재정난에 빠진 지역 지상파 방송국을 고사시키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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