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중국사업의 성공적인 확대를 공언하고 있지만 최근 중국 로컬업체들의 약진으로 실적부진을 겪자 이를 만회하기 위해 공세강화에 나선 것이다.
삼성전자 고위관계자는 2일 “단일 국가로는 가장 큰 시장인 중국에서 제품 판매 확대에 주력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유통망을 지방 중소 도시까지 늘려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달 29일 보아오포럼 이사 자격으로 중국 베이징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난 자리에서 “삼성은 중국정부의 정책 방향에 맞춰 중국에서의 사업을 활발히 전개해 중국에서 사랑받고 중국사회에 기여하는 기업이 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은 지난 7월 시진핑 주석이 우리나라를 국빈 방문했을 때 삼성전시관에서 시진칭 주석을 영접하는 등 중국 최고위층과 유대관계를 강화하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 中행보 활발.. 실적은 ‘적신호’
이 부회장의 적극적인 행보에도 불구, 삼성전자는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 내 매출이 감소하면서 전체 실적 관리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삼성전자의 지난 상반기 중국지역 순매출(총매출-내부매출)은 17조9135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7.4%(1조4321억원) 감소했다. 2분기에만 1조원 가까이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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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중국에서 스마트폰과 TV, 생활가전 등 모든 제품을 한 매장에서 판매하며 시너지를 창출하기로 했다. 대도시에 집중돼 있던 유통망도 지방 중소도시로 넓혀 나가는 등 적극적인 마케팅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에서 운영하는 전문 판매점 수는 최근 1000개를 넘어섰다. 전문 판매점은 말 그대로 삼성 브랜드가 붙은 모든 제품을 판매하는 매장이다. 스마트폰, TV, 냉장고, 에어컨, 세탁기, 공기정화기, PC 제품, 디지털카메라, 오디오 제품, 소형가전 등을 전부 취급한다.
매장을 방문한 소비자가 다양한 제품을 체험해보고 구매를 결정할 수 있도록 매장 운영방식을 변경한 것이다. 기존에는 스마트폰과 가전제품 등을 별도의 매장에서 판매했다.
가전+스마트폰 매장 하나로.. 중소도시 공략
삼성전자는 그동안 수도 베이징과 직할시, 각 성의 성도(省都), 상업 중심지 등 1~3급 도시를 중심으로 매장을 운영했다. 이제는 각 성에서 성도를 제외한 도시들로 이뤄진 4~5급 도시로 유통망을 넓혀 나가고 있다. 중국 정부가 도시화 정책을 추진하면서 지방에도 구매력을 갖춘 소비자들이 급격히 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브랜드 이미지를 유지하기 위해 별도의 매장 개설 기준까지 수립할 정도로 공을 들이고 있다. 각 도시의 핵심상업지구나 고급 주택가 대로변에 매장을 개설하도록 권유하고 있으며, 면적은 최소 200㎡ 이상이어야 한다.
‘삼성’ 브랜드 충성도 높이기.. 젊은 소비자 마음 사로잡기
삼성전자는 ‘삼성’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들의 충성도를 높이기 위한 작업도 진행 중이다. 전문 판매점 단위로 등록 회원을 모집하는 ‘삼성회원클럽’ 제도를 도입한 것이다. 클럽에 가입된 회원에게는 가격 인하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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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베이징의 주목받는 명소인 ‘더 플레이스’에 첫 번째 ‘삼성 갤럭시 라이프 스토어’를 개장했다. 이 곳에서 갤럭시 노트4’를 활용해 간편하게 무료 커피를 주문하고 ‘레벨’을 통해 음악을 들으면서 ‘갤럭시 탭S’로 잡지를 보는 등 집에 있는 것처럼 편안한 분위기에서 다양한 삼성 제품을 사용해볼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글로벌 시장 내 매출 감소 현상을 역전시키기 위해서는 결국 중국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며 “B2B(기업 간 거래) 사업 확대도 중요하지만 삼성전자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실적 개선을 이루기 위해서는 소비자들의 곁으로 더 가깝게 다가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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