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니지먼트]⑩ '유머 조개'로 대박난 사나이

"그날의 피로는 조개로 풀자"는 조개일번지 최중규 사장
"유머 마케팅, 신선한 재료, 푸짐한 양"이 성공비결
  • 등록 2014-03-21 오전 5:00:00

    수정 2014-03-21 오전 5:00:00

[이데일리 류성 산업 선임 기자 최규상 한국유머전략연구소장] ‘산은 산이요, 물은 셀프.’ ‘남자 친구 바뀌신 분도 모른 척 해드립니다.’

서울 미아 삼거리 방천시장에 있는 조개구이 전문점 ‘조개 일번지’. 이 매장 벽면을 뒤덮고 있는 재치가 넘쳐나는 문구들이다. 벽면만을 봐서는 음식점이라기보다는 카피라이터 작업실을 연상시킨다.

‘그날의 피로는 조개로 풀자. 직장상사 때문에 받는 스트레스는 조개로 풀자”. ‘날씨야 아무리 추워 봐라! 내가 옷 사입나, 조개구이 사먹지!!’

신선하고 푸짐한 조개구이 맛에, 유머가 꿈틀대는 벽면의 구절들이 양념으로 곁들여진다. 손님들로 매장이 꽉 찰 수밖에 없다. 기분 좋을 때 먹는 음식이 맛도 좋은 법이다.

◇고객감동 마인드가 경쟁력의 원천

조개 일번지 본점에서 만난 최중규(43) 사장은 “고객들에게 음식보다는 최고의 행복을 선사한다는 마음가짐에서 유머 마케팅을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최 사장과 인터뷰를 하는 당일에도 저녁 식사를 하기에는 조금 이른 오후 6시 무렵임에도 매장에는 이미 빈자리가 없을 정도로 손님들로 붐볐다.

최 사장은 지난 2008년에 조개구이 음식점을 창업했다. 이후 조개 일번지만의 독특한 ‘펀 경영’이 고객들 사이에서 입소문나면서 2년 전 같은 골목에 조개 일번지 2호점을 냈다. 지금은 1호점을 중심으로 지근 거리에 4호점까지 문을 열었다.

이들 4개 점포에서 근무하는 직원 수는 모두 30여 명에 이른다. 특이하게도 매장에서 만난 직원들 모두 최 사장의 표정과 비슷하다. ‘펀 경영’을 중시하며 항상 웃음으로 손님을 대하는 최 사장의 얼굴 표정이 직원들에게도 전염된 결과다.

최근 일본산 해산물에 대한 방사능 우려로 매출이 조금 줄긴 했지만 지금도 매장마다 빈자리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호황이다. 최 사장이 4개 점포에서 거둬들이는 매출은 하루 1000만 원이 넘을 정도로 탄탄하게 자리 잡았다.

최중규 조개일번지 사장은 “고객들에게 음식보다는 최고의 행복을 선사한다는 마음가짐에서 유머 마케팅을 시작하게 됐다”며 “고객에게 웃음과 즐거움을 선물하니 음식은 저절로 불티나게 팔린다”고 귀띔했다. 김정욱 기자
◇이름난 맛집의 공통 DNA는 펀 마케팅

최 사장은 지금은 내로라하는 성공한 요식 사업가로 손꼽히지만 불과 5년 전 만 하더라도 수많은 사업실패를 거듭하던 빈털터리 신세였다. 해물탕, 삽겹살 등 음식점 장사를 여러 차례 해봤지만 모두 얼마 되지 않아 문을 닫았다.

5년 동안 손을 댄 음식점마다 실패를 했지만, 최 사장은 단한순간도 포기하지 않았다고 한다. 실패할 때마다 오히려 좌절보다는 실패한 원인을 철저히 분석하면서 훗날의 재기를 모색했다. 최 사장은 “당시 수많은 실패를 했지만 그것도 성공을 위한 노하우를 쌓을 수 있는 하나의 소중한 배움의 과정으로 생각하며 결코 자신감을 잃지 않았다”고 회고했다.

시행착오를 겪던 최 사장은 더 이상 실패를 반복하지 않겠다며 성공하는 음식점들의 비결을 파악해보기로 했다. 전국에서 가장 잘 나간다는 이른바 ‘맛집’들을 집중 분석했다. 3개월 동안 전국의 맛집 80군데를 한 곳 당 최소 5차례 이상 방문해 직접 음식을 맛보며 ‘성공DNA’를 깊이있게 탐구했다.

그 결과 최 사장이 내린 결론은 ‘유머 마케팅’이었다. 잘 나가는 맛집 대부분은 음식의 내용과 형식은 천차만별이었지만, 손님을 즐겁게 하는 공통된 요소를 갖고 있다는 점을 발견한 것이다. 마치 톨스토이가 그의 명작 ‘안나 카레리나’에서 강조한 “행복한 가정은 모두 비슷비슷한 모습을 보인다”는 혜안을 연상시킨다.

“조개 일번지를 창업한 지 5년이 됐지만 지금까지 사업을 하는데 힘들거나 어려운 점은 거의 없었다.” 일반적으로 사업이 정착되기 전에 창업자마다 초기에는 수차례 고비를 넘기게 마련이지만 최 사장은 예외였다. 그야말로 사업 시작부터 지금까지 승승장구의 연속이다. 최 사장은 “그만큼 많은 실패를 통해 성공 원인을 다양하게 분석하고, 시장조사를 철저히 했기 때문에 사업이 예상하던 대로 순항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고객 만족 삼박자는 유머 마케팅, 신선한 재료, 푸짐한 양

“성공적인 음식점을 운영하려면 유머 마케팅은 필수이고 신선한 재료와 푸짐한 양은 선택이다.”

최 사장이 꼽은 조개 일번지 성공의 3대 비결이다. 최 사장은 “신선한 재료와 넉넉한 양을 전략으로 내세우면서도 성공하지 못하는 매장들이 많다”며 “그 두 가지 비결에 유머 마케팅을 곁들여야 비로소 구슬을 꿴 보배가 된다”고 강조했다.

신선한 재료는 최 사장이 까다롭게 고른 인천의 한 업체를 통해 매일 공급받는다. 당일 받은 재료는 당일 판매를 원칙으로 하고 조금이라도 신선하지 않은 것은 과감히 버린다. ‘불량조개 신고하시면 새우 2마리를 무료로 드립니다.’ 재료의 신선함에 자신이 있다 보니 최 사장이 벽면에 붙여놓은 고객과의 약속이다.

푸짐한 양도 그가 중시하는 성공비법이다. “고객이 기대하는 것 이상으로 깜짝 놀랄 정도로 많은 양을 제공해야 고객이 감동한다.” 최 사장은 음식의 양이나 질에 있어서 고객들의 예상을 뛰어넘지 못하면 성공할 수 없다고 귀띔했다.

앞의 두 가지 비결이 조개 일번지 매장 성공을 위한 충분조건이라면 유머 마케팅은 필수 조건에 해당한다. 조개 일번지가 큰 성공을 거두면서 이 점포가 자리 잡은 미아리 방천시장 부근에는 조개 구이집 30여 곳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 성업하고 있다. 한 점포의 성공이 주변 상권까지도 크게 바꿔 놓아 버린 셈이다.

매장 벽면과 입구를 도배하고 있는 각종 기발한 유머 문구들은 최 사장의 아내인 김희경씨의 작품이라고 한다. 대학에서 문예창작과를 공부한 뒤 잡지사 기자생활을 한 김 씨의 역량이 엉뚱하게도(?) 조개구이 집에서 활짝 꽃을 피우고 있는 셈이다.

최 사장은 사업 실패와 성공을 두루 경험한 사업가로서 창업을 하려는 젊은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도 많다고 했다. “고객들의 미소와 웃음을 이끌어 낼 수 있으면 일단 사업의 절반은 성공한 셈이다.”

“젊은 직원들의 창업을 체계적으로 도와 시행착오를 겪지 않고 창업을 성공하도록 이끄는 게 꿈이다.” 최 사장은 이제 자신의 성공 노하우를 직원들에게 전수시키는 것을 가장 큰 인생의 보람이자 목표로 삼고 있다. 5년 간 수많은 사업 실패를 경험한 당사자로서 자신이 겪은 가슴 저린 고통을 후배 직원들이 다시는 당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에서다.

실제로 최 사장은 입사하는 모든 직원들에게 “1년 이상 조개 일번지에서 근무하면 자신의 모든 사업 노하우를 전수시켜 주겠다”고 약속하며 이를 실천에 옮기고 있다. 지금까지 최 사장으로부터 사업을 배워 나가 창업에 성공한 직원이 3명에 달한다. 최 사장이 음식점 성공 노하우를 아낌없이 전수한다는 얘기를 듣고 전국에서 찾아온 10여 개 업체 사장들에게도 창업 지도를 하고 있다.

‘손님 대하기를 ’소녀시대‘ 대하듯이’. 인터뷰를 마치고 나오는 순간, 출입문 근처에 붙어 있는 미처 보지 못한 유머 문구가 미리 배웅을 나와 있었다.

최중규 사장이 엄지 손가락을 들어보이고 있다. 그는 잘 나가는 맛집 대부분은 손님을 즐겁게 하는 공통된 요소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김정욱 기자


[최규상 소장의 유머콕칭]

1. 웃음,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몇 년 전 미국 프린스턴대 판매연구소의 제이슨 박사가 연기자 150명을 동원하여 웃음과 세일즈의 관계에 대한 재미있는 실험을 했다. 50명은 시종일관 웃음을 띠고, 50명은 무표정한 상태로, 나머지 50명은 험상궂거나 신경질적인 얼굴로 판매를 하게 했다.

놀랍게도 웃음팀은 목표량의 3~10배를 팔았고 무표정팀은 목표량의 10~30%를 달성하는 데 그쳤다. 이에 비해 인상을 쓴 팀은 전혀 팔지 못했다고 한다. 서비스업의 핵심은 기분이다. 종업원의 작고 사소한 몸짓과 표정이 고객의 감정을 좌우한다. 웃음은 좋은 기분을 만드는 시작이다. 업무 시작전에 반드시 웃음을 연습하자.

2. 지속적으로 재미를 업그레이드하라

재미있는 문구는 반복적으로 노출되어도 흥미를 유발하지만 자칫 식상할 수 있다.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 해야한다. ‘조개는 서해산, 김치는 국산, 고객은 국산’, ‘지나친 음주는 삼가하시고, 대신 지나친 주문은 감사합니다.”

3. ‘펀 게임’을 시도하라.

고객을 대상으로 다양한 재미있는 놀이와 게임을 시도하라. 1~5까지 숫자 중에 하나를 선택해서 동시에 말해 맞추면 선물을 주는 한마음 게임도 좋다. 가위바위보 게임을 통해 선물을 제공하는 것도 좋다. 짧지만 유머퀴즈게임을 통해 계산할 때 약간의 할인을 제공한다면 즐거운 고객경험을 제공할 것이다.

“백설공주는 뭘 먹고 죽었죠?....... 사과가 아니라 나이먹고 죽었습니다.” 계산대에서 웃길 수 있다면 재방문은 따 놓은 당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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