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금융당국 및 금융권에 따르면 6월말 은행권의 특정금전신탁 수탁액는 68조3000억원에 달했다. 투자 규모는 개인이 18조5000억원(27.1%)으로 법인의 49조8000억원(72.9%)보다 작았지만, 가입건수로 보면 개인이 41만건으로 93.6%를 차지해 법인의 3만건(6.4%)보다 많았다.
특정금전신탁이란 투자자가 돈을 은행이나 증권사에 맡기면서 투자처를 직접 지정하는 상품으로, 개인 맞춤형 상품으로 인기를 끌었다. 상풀별로는 단기특정금전신탁(MMT)이 36조4000억원(53.3%)로 가장 많았고, 채권형 10조6000억원(15.5%), 주가연계신탁(ELT) 7조9000억원(11.5%), 정기예금형 6조8000억원(9.9%), 주식형 1조4000억원(2.0%) 순이다.
실제로 형식상으로는 투자자가 선택하도록 했지만, 내용상으로는 은행·증권사 직원의 권유에 따라 판매가 이뤄지는 경우가 대부분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 투자자로서는 복잡한 금융상품을 하나하나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투자에 대한 책임은 개인이 져야 한다. 동양 사태 피해자는 주로 채권형 특전금전신탁 투자자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특정금전신탁이 불완전 판매 실태를 조사하는 금감원의 ‘미스터리 쇼핑(암행점검)’대상에서도 빠져 있어 이번 동양그룹 사태처럼 개인들의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감원 관계자는 “동양증권의 특정금전신탁 불완전판매로 인한 대형 금융피해가 가시화된 만큼 은행권의 특정금전신탁 부문에 대해서도 들여다봐야 한다고 판단했다”며 “불완전판매 위험 정도를 사전에 파악한 뒤 잘못된 부분이 있으면 시정 명령 등 지도를 내릴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