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버냉키 랠리..다우·S&P지수 `사상최고`

3대지수 1%대 동반상승..나스닥도 13년래 최고
VIX지수 14선 아래로..MS 주도로 기술주 강세
  • 등록 2013-07-12 오전 5:05:22

    수정 2013-07-12 오전 5:05:22

[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뉴욕증시가 하루 숨고르기 이후 다시 큰 폭으로 뛰었다.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부양 발언이 위험자산 선호를 부추기며 지수를 위로 끌어 올렸다. 특히 다우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함께 사상 최고 종가를 찍었다.

11일(현지시간) 다우지수는 전일대비 160.33포인트, 1.11% 상승한 1만5460.99로 장을 마감했다. S&P500지수도 22.41포인트, 1.36% 뛴 1675.03을 기록하는 등 두 지수 모두 지난 5월말 최고치를 넘어섰다. 나스닥지수 역시 전일보다 57.54포인트, 1.63% 오른 3578.30을 기록해 2000년 이후 13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유로존에서 별다른 이슈가 없는 가운데 전날 장 마감 후에 나온 “높은 통화부양기조를 당분간 더 유지하겠다”는 버냉키 의장의 비둘기파적인 발언이 시장심리를 크게 개선시켰다. 연준의 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도 힘을 실어줬다.

아울러 미국에서 발표된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3주일만에 큰 폭으로 반등하며 두 달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오히려 이같은 버냉키 의장의 부양 발언에 힘을 실어주는 모습이었다. 넉 달째 이어진 수입물가 하락세도 연준의 정책 여지를 높여주는 요인으로 해석됐다.

또한 오후장에 발표된 6월 연방정부 재정수지도 5년 2개월만에 가장 많은 흑자액을 기록하며 지수 상승폭을 키웠다.

흔히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 지수인 VIX는 급속히 안정되며 14선 아래로 내려 앉았다. 모든 업종들이 동반 상승한 가운데 특히 기술주와 소재주가 강세를 주도했다.

웹서비스사업과 하드웨어에 집중하기 위해 사업부를 축소하고 경영진을 대대적으로 물갈이하는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한 마이크로소프트(MS)가 3% 가까이 상승했다. 하루 뒤 은행들 가운데 처음으로 2분기 실적을 공개하게 되는 JP모건체이스와 웰스파고는 기대감에 각각 1% 미만으로 동반 상승했다.

그러나 핀란드 휴대폰 업체인 노키아도 새로운 ‘루미아 1020’를 출시했다는 기대감에도 오히려 약보합권에 머물렀다. 또 이익이 시장 기대치를 웃돌았지만 매출액이 부진했다는 소식에 얌브랜즈는 1% 이상 하락했다.

◇ 美 6월 재정수지 1165억불 흑자..5년 2개월래 최대

미국 연방정부의 지난달 재정수지가 5년여만에 최대 흑자폭을 기록했다. 경기 회복에 따른 세수 확대와 재정지출 감축이 수지 개선을 이끌고 있다.

미국 재무부는 이날 지난 6월중 연방정부 재정수지가 1165억달러 흑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2008년 4월 이후 무려 5년 2개월만에 최대 흑자를 달성한 것이다. 특히 이는 지난해 같은 달의 597억달러 적자와 시장에서 전망한 1150억달러 흑자 전망치보다 모두 양호한 수준이었다.

6월중 연방정부의 재정지출이 47%나 급감한 1701억달러였던 반면 개인과 법인으로부터 징수한 세금은 14%나 늘어난 2866억달러에 이르렀다. 이는 개인 소득세가 높아진 것은 물론 올 1월1일부터 시작된 고소득자에 대한 세율 인상 덕이었다.

이에 따라 지난해 10월부터 시작된 2013회계연도 들어 지난 6월까지 누적 재정수지 적자규모는 5100억달러로 줄었다. 이는 지난 회계연도 같은 기간의 적자액보다 44%나 급감한 것이다. 재정지출도 이 기간중 5%나 줄었다.

◇ 美 실업수당 두달래 최고..수입물가는 넉달째 하락

미국 노동부는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전주보다 1만6000건 급증한 36만건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2주일전의 34만4000건은 물론이고 34만건이었던 시장 전망치보다 높았다. 특히 최근 두 달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또한 2주일전 수치는 종전 34만3000건에서 소폭 상향 조정됐다.

다만 이는 7월에 시작되는 자동차 업체들의 일시 공장 휴업과 독립기념일 휴일에 따른 일시적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추세적인 청구건수도 3주일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변동성을 줄여 추세를 알 수 있는 4주일 이동평균 건수는 35만1750건으로, 전주의 34만5750건보다 늘어났다.

반면 미 노동부는 지난 5월 미국 수입물가가 전월대비 0.2%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앞선 지난 5월의 0.7% 하락보다는 하락폭이 줄긴 했지만, 보합이었던 시장 전망치보다는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로써 수입물가는 넉 달 연속으로 하락세를 이어갔다. 다만 수입물가는 전년동월대비로는 0.2% 상승했다.

석유제품 가격이 다시 소폭 증가세로 돌아서면서 수입물가 하락세가 다소 둔화됐다. 원유와 에너지 등 석유류 수입가격이 0.2% 상승해 5월의 2.0% 하락에서 상승세로 돌아섰다. 이에 따라 석유류를 제외한 수입물가는 0.3% 하락했다. 전년동월대비로는 0.5% 떨어졌다.

◇ 美 모기지금리, 4.5%대 껑충..주택경기 악재될라

미국에서 가장 많이 활용되는 30년 만기인 장기 모기지 금리가 2년만에 가장 높은 4.5%대까지 뛰어 올랐다. 향후 주택경기에 부담이 될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날 국책 모기지기관인 프레디맥은 전국 대출은행들이 고시한 30년만기 모기지 금리가 지난주 평균 4.51%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불과 1주일전의 4.29%보다 22bp(0.22%포인트)나 뛰어 오른 것으로, 지난 2011년 7월 이후 2년만에 최고 수준이었다. 1년 전만해도 3.56%였던 30년만기 모기지 금리는 지난 5월초 이후 두 달만에 1%포인트 가까이 오른 셈이다.

프랭크 노태프트 프레디맥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6월 노동부 고용지표가 호조를 보이면서 연방준비제도(Fed)가 이르면 9월부터 양적완화 규모를 축소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며 시장금리가 뛰었고, 모기지 금리가 그 뒤를 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모기지 금리가 빠르게 상승하면서 향후 주택시장 회복세에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커지고 있다. 모기지 금리 상승은 모기지 재융자(리파이낸싱) 수요를 줄이고 이는 주택 구입수요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조 달레시오 HSBC 주택대출 책임자는 “모기지 금리가 상승하면서 은행들은 몇 개월전에 비해 대출 승인심사를 더 까다롭게 보기 시작했다”며 “이는 가계의 주택 구매력을 낮추고 대출 비용을 높여 주택 경기 회복을 다소 둔화시킬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 MS, HW·웹 주축 사업부 구조조정..임원 물갈이

세계 최대 소프트웨어 업체인 마이크로소프트(MS)가 사업부를 축소하고 임원들을 물갈이하는 구조조정 방안을 공개했다. 이를 통해 하드웨어와 웹기반 서비스사업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MS는 이날 최근 글로벌 개인용 컴퓨터(PC)시장이 침체를 겪는 가운데 스마트폰과 태블릿PC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장비(디바이스)와 인터넷서비스 사업을 줄이는 구조조정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PC 운영체제(OS)인 윈도와 윈도폰 개발을 하나의 사업부로 통합하고, 게임 콘솔인 ‘엑스박스(X-Box)’와 태블릿 ‘서피스’ 등을 포함한 모든 하드웨어를 총괄하는 사업부도 새로 만들기로 했다. 또 인수합병(M&A)과 신사업 개발, 소프트웨어 개발업체나 PC 제조업체와의 관계를 책임지는 사업부, ‘빙(Bing)’ 검색서비스와 오피스 프로그램, 스카이프를 총망라한 사업부도 신설키로 했다. 또 임원들이 제품 개발에만 매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엔지니어링 부문 임원들에게 마케팅과 재무 관련 업무를 분리시켜주기로 했다. 이에 맞춰 그동안 각 사업부에서 재무를 책임졌던 임원들이 자신이 속한 사업부 대표에게 보고하던 독립적 체계를 깨고 사업부별 재무 책임자들이 전사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에이미 후드에게 직접 보고하도록 했다.

이같은 구조조정 방안을 전 직원들에게 이메일로 알린 스티브 발머 MS 최고경영자(CEO)는 “이 계획은 ‘하나의 전략, 하나의 MS(One Strategy, One Microsoft)’을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한 뒤 “이는 올해말까지 모두 완료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대대적인 임원진 승진과 교체가 이뤄진다.

◇ 美 소매업체들, 6월 장사 괜찮았다

미국 소매업체들의 지난달 매출이 호조세를 보였다. 날씨가 무더워지는 가운데 봄철 재고를 처분하기 위한 할인행사가 늘어나면서 소매업체들의 장사도 활기를 띄는 모습이다.

이날 톰슨 로이터가 6월중 동일점포 매출을 공개하는 9개의 소매업체들의 동일점포 매출을 잠정 집계한 결과 이들 업체들의 매출액이 전년동월대비 4.8% 증가한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1년전 같은 기간의 2.6% 증가에 비해 크게 호조를 보인 것이다. 현재 8개 업체들이 이미 실적을 공개했는데, 이들의 매출액 증가율 평균은 5.0%로, 톰슨 로이터측의 잠정 집계보다 더 좋았다.

업체별로는 미국 최대 회원제 대형 마트인 코스트코의 지난달 동일점포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6% 증가했다. 이는 5.4% 증가할 것으로 점쳤던 시장 전망치를 웃돈 것이다. 또한 같은 기간중 순매출은 99억2000만달러로, 전년동기대비 8% 증가했다.

프레즈도 6월중 동일점포 매출이 4.5% 증가했다고 밝혔다. 특히 이는 1.1% 증가할 것으로 점쳤던 시장 전망치를 크게 웃돈 것이다. 반면 의류 소매업체인 버클은 6월중 동일점포 매출이 전년동월대비 3.4% 증가했지만, 3.7% 증가였던 시장 전망치에 다소 못미쳤다. 또한 10대 의류들을 주로 판매하는 소매업체인 주미즈가 1%의 동일점포 매출을 기록해 2%였던 시장 전망치를 밑돌았다. 빅토리아 시크릿과 배스 앤 바디웍스 등을 보유하고 있는 L브랜즈는 6월중 동일점포 매출이 보합을 기록하며 2% 성장을 예상했던 시장 전망치에도 못미쳤다. 배스 앤 바디웍스가 2%의 성장세에 그쳤고 빅토리아 시크릿은 오히려 1% 감소세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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