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가 강구할 수 있는 대북 제재조치는 북한이 앞서 감행한 수차례 미사일 시험과 1·2차 핵실험 당시 내놓은 유엔 안보리 결의 1718호, 1874호, 2087호에 광범위하게 들어있다. 북한이 이들 결의를 어기고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을 반복하고 있는 가운데 또다른 제재가 실효성이 있을 수 있겠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또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 결의에 대해 거부권을 가진 중국이 얼마나 국제공조에 나설 수 있느냐도 의문이다.
중국은 북한 핵실험이 결국 일본, 대만, 한국 등 한반도와 주변국들의 핵무장으로 이어져 한반도 관리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내다본다. 이 때문에 핵실험을 미사일 발사보다 훨씬 심각한 도전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중국이 북한 핵실험 보다 더욱 우려하는 것은 북한의 붕괴다. 국제사회의 강력한 압박과 제재로 북한 체제가 무너지면 한반도에서 미국을 견제할 중요 완충 장치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북한이 핵실험을 단행할 경우 우리 정부 등이 군사 제재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을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강력한 제제는 더 큰 반발을 불러일으켜 북한이 자칫 천안함, 연평도 포격 같은 무력도발을 단행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이 도발할 경우를 상정해 핵심 우방들 간에 관련 조치 내용을 협의하고 있다”며 “여러 옵션을 갖고 검토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장용석 서울대 평화통일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지난해 12월 북한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한 유엔 결의에 북한을 제재할 수 있는 방안은 모두 나왔다”며 “만약 핵실험에 대한 추가 제재를 강구한다면 결의 권고 사항에 대해 법적 강제성을 부여하는 식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결국 제재 의지를 가진 한·미·일 등이 양자 차원에서 제재안을 마련할 가능성이 크다”며 “그러나 중국이 강하게 반대할 경우 실효성이 떨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