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기갑 비대위에 ‘당원비대위’로 맞서..‘한지붕 두가족’

  • 등록 2012-05-17 오전 6:00:00

    수정 2012-05-17 오전 6:00:00

이데일리신문 | 이 기사는 이데일리신문 2012년 05월 17일자 4면에 게재됐습니다.
[이데일리 박보희 기자] 통합진보당의 혁신비상대책위원회가 출범했지만 당내 갈등 상황이 좀처럼 해결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당권파는 비대위 참여를 거부한 채 자체 위원회 구성 입장을 밝혔다. 자칫 진보당 내부에 두개의 지도부가 대치하는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강기갑 혁신비대위원장은 16일 비대위 1차 인선 명단을 발표했다. 사무총장 격인 공동집행위원장으로 국민참여당 출신의 권태홍 선대위 전략기획위원과 부산연합 출신의 민병렬 부산시당 위원을 임명했다.

대변인은 인천연합 출신 이정미 전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이 맡고, 비대위원에는 새진보통합연대 출신의 이홍우 선대위 전략기획위원이 포함됐다. 당권파가 독점하던 사무총장 자리를 공동으로 맡게 됐다.

9명의 비대위원 중 이날 5명이 확정됐고 3명의 외부위원을 확보하면 당권파 몫은 한자리가 남는다. 당권파는 비당권파와 인적 구성을 동등하게 해달라는 점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참여를 거부했다.

강 위원장은 이에 앞서 “비례대표 사퇴 결의 안건을 오는 30일 이전 반드시 해결하고 당내 조사위원회를 설치해 폭력사태를 진상조사하겠다”고 공언했다. 이를 위해 공동집행위원장은 비례대표 당선자를 만나 중앙위 의결을 받아들여 줄 것을 설득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하지만 당권파는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점을 재차 분명히 밝혔다. 김재연 비례대표 당선자가 “진실이 밝혀지지 않는 한 사퇴할 수 없다”고 말한데 이어 김미희 당선자 또한 기자회견을 통해 “당원 총투표만이 유일한 출로”라고 강조했다.

당 안팎의 압박에 당권파는 자체적인 ‘당원 비대위’를 구성해 출범하겠다고 맞섰다. 당권파 핵심 관계자는 “당원비상대책준비위원회를 출범시켜 활동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비대위는 이에 대해 자발적인 모임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이정미 대변인은 “법적 정당성이 없는 사조직”이라며 “공식 집행기구는 중앙위에 따라 구성된 혁신비대위 뿐”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변인은 이어 “비례대표와 대화한 후 (당권파가 비대위에 참여하지 않으면) 내부위원 몫으로 남아있는 한자리마저 다른 사람을 영입할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당권파가 막판까지 비대위의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결국 비례대표의 출당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강 위원장은 “나쁜 예단은 하지 않겠다”며 후속 조치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다.

하지만 출당을 점치는 목소리는 높아가고 있다. 지난 14일 통합진보당 강원도당은 성명서를 통해 “비례대표 당선자가 사퇴를 거부하면 출당 조치를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통합진보당 최대 주주인 민주노총 또한 당권파를 압박하고 있다. 비례대표 총사퇴를 요구하고 있는 민조노총은 17일 중앙집행위원회를 열고 통합진보당 폭력 사태 등의 책임을 묻는 한편 지지 철회 여부를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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