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회 SRE에서 신용등급이 적정하지 못한 기업(워스트레이팅) 부문에 두산건설이 2위를 차지했다. 응답자 106명 중 42명이 답변해 40%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12회부터 4회 연속 선정의 불명예를 안게 됐고, 회를 거듭할수록 순위와 득표율도 점점 오르고 있다. 그만큼 시장의 불신이 커져간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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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크레딧 시장의 평가는 달랐다. 지난 3월 14일 발행한 700억원의 1년물 회사채 금리는 7.3%로 결정됐다. 이날 A- 등급 1년물 회사채 민평 금리가 4.2%였던 점을 감안하면 스프레드는 3.1%포인트(310bp)에 달한다. 투자등급의 마지노선인 BBB- 등급의 민평금리 7.1%보다도 높은 수치로, 결국 시장의 불신이 두산건설에 높은 이자비용 부담을 안겨줬다.
수익 줄고 빚은 점점 늘고 2007년 이후 지속된 건설경기 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두산건설은 2년 전 석유화학 플랜트 설비 업체인 두산메카텍을 흡수 합병해 주택건설에 집중된 포트폴리오를 분산시켰다. 지난해 5월에는 3000억원의 유상증자와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을 통해 5000억원의 현금을 보충하며 재무구조 개선을 꾀했지만,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했다.
두산건설이 영업 활동으로 벌어들인 현금창출능력(EBITDA)은 2009년 1230억원에서 2010년 1000억원으로 줄었고, 지난해에는 마이너스 2880억원을 기록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에 이르렀다. 그동안 누적된 미분양 물량을 지난해부터 할인 분양으로 메우면서 매출채권의 가격이 떨어진 부분을 대손상각으로 3900억원이나 처리한 것이 손실 폭을 키웠다는 분석이다.
반면 차입 부담은 점점 커지고 있다. 총차입금에서 현금성자산을 뺀 순차입금은 2009년 5000억원에서 2010년 1조5000억원으로 불어났고, 지난해에는 1조6500억원으로 더 늘었다. 부채비율도2009년 243%에서 1년 새 290%로 치솟더니, 지난해 296%로 증가했다. 한국기업평가 관계자는 "영업이익률 저하와 금융비용 증가로 수익성이 떨어진 가운데, 지방 완공사업장의 분양대금 회수가 부진해 운전자본 부담이 확대되고 있다"며 "일부 사업장의 대여금 지급 등 자금 부담까지 발생하면서 부진한 현금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크레딧 시장의 반응은 여전히 냉랭하다. 한 자산운용사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두산건설 측에선 일산 제니스의 분양률이 연말까지 90%까지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지만, 실제 입주율과는 차이가 클 가능성이 있다"며 "내년 상반기까지는 유동성 위험이 내재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할인 분양에도 주택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자금 회수 속도가 더디게 나타나고 있다"며 "주요 대형사업장을 중심으로 분양률 및 입주율, 공사미수금 회수노력 등에 대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기사는 이데일리가 제작한 `제7호 M+`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제7호 M+는 2012년 5월1일자로 발간됐습니다. 책자가 필요하신 분은 문의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문의 : 02-3772-0344, bond@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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