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이같은 호재에도 불구하고 발표 당시 반짝 호가 상승이 이뤄졌을 뿐 현재 재건축아파트값은 발표 직전에 비해 1000만~3000만원 가량 가격이 빠진 상태다.
송파구 가락시영의 경우 2종주거지역에서 3종주거지역으로 용도지역 종상향을 추진하고 있지만 기대감보다는 오히려 추가매물이 출시되고 있다.
◇ 3월 호가 반짝 오른후 내리막 서울시 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강남구 개포주공1단지 49㎡의 실거래가격은 지난 2월 10억500만원에서 4월 9억5000만원으로 떨어진데 이어 이달에는 9억4000만원으로 하락했다. 최근 3개월새 5000만~6000만원 가량이 빠진 셈이다.
개포주공은 지난 3월 중순 `개포택지개발지구 제1종지구단위계획 재정비안`이 서울시 도시·건축공동위원회를 통과하자 매물이 회수되며 호가가 1000만~3000만원 가량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개포지구 개발계획 발표 호재는 오래가지 못했다. 개포주공1단지 전용면적 35㎡는 재정비안 통과 소식에 한때 호가가 7억1000만~7억2000만원까지 치솟기도 했지만 이달 들어선 6억8000만원으로 재정비안 통과 전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개포동 H공인 관계자는 "재정비안 발표 당시 문의전화는 많았지만 실제 거래로는 이어지지 않았다"면서 "이미 재건축 호재가 시세에 반영돼 가격수준이 높게 형성돼 있고, 주택시장 불투명성으로 섣불리 매수에 나서지 못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강동구 고덕시영 아파트는 지난달초 재건축 사업시행 인가를 받았다. 이에 따라 관리처분 총회를 진행한 후 이주 및 철거 등을 거쳐 기존 2500가구가 최고 35층, 51개동 3263가구로 변모하게 된다.
◇ 사업승인 받아도 가격영향 미미 재건축사업의 경우 사업단계가 진전될 때마다 가격이 상승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고덕시영은 사업시행 인가라는 호재에도 불구, 가격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
강동구 고덕시영 34㎡의 경우 올 1월에는 4억2000만~4억4000만원선에 거래됐지만 3월에는 4억1300만원으로 하락했다. 사업승인을 받은 4월에는 4억2000만원으로 회복세를 보였지만 이달들어 다시 4억700만원으로 떨어졌다.
송파구 가락시영아파트는 134개동 6600여가구를 8106가구(임대주택 1379가구 포함)로 재건축을 추진중이며, 단일 재건축아파트로는 최대 규모다. 하지만 임대주택을 제외한 나머지 물량이 1대 1 재건축에 그쳐 일반분양 가구수를 늘리기 위해 3종주거지역으로의 종상향을 추진하고 있다.
◇ 가격 오를대로 올랐다..투자수익 확신 없어
강남권 주요 재건축아파트는 최근 거래건수도 급감하며 투자심리 위축을 반영하고 있다.
이달들어 거래건수는 개포주공은 10건, 고덕시영은 1건, 가락시영은 5건에 불과하다. 개포주공의 경우 재건축시장 침체 이전인 올 1월 50여건의 거래건수와 비교할 때 5분의 1로 급감한 것이다.
특히 5.1부동산대책에서 2종 일반주거지역(평균 18층) 층수제한이 폐지됐고, 양도세 비과세 2년 거주요건도 완화되는 등 재건축시장의 투자수요를 움직일 수 있는 요인이 있었지만 시장분위기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다.
김규정 부동산114 본부장은 "과거처럼 시세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호재가 나와도 움직임이 없는 것은 투자자들이 지금 강남권 재건축아파트를 사서 수익을 낼 수 있다는 확신이 없기 때문"이라며 "강남권 재건축의 경우 투자금액 자체가 크다는 것도 선뜻 투자에 나서지 못하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재건축의 수익성을 좌우할 수 있는 사업추진 속도가 과거에 비해 늦어지고 있는 것도 투자메리트를 약화시켜 시장침체를 불러오는 요인이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이영진 닥터아파트 이사는 "최근 가격이 떨어진다고 해도 절대적인 투자금액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고, 호재가 발표되더라도 바로 사업이 진행되는 것도 아니다"라며 "사업속도가 눈에 띄게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면 재건축시장 침체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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