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준 쌍용건설회장 "해외수주 1조2천억 목표"

"캠코, 매각 서두르지 않을 것"
  • 등록 2010-03-25 오전 8:00:00

    수정 2010-03-25 오전 9:46:26

[이데일리 박철응 기자] "꿈을 잘 안 꾸는 편인데, 요새 며칠 회사 일과 관련된 꿈만 꾸고 있습니다. 무겁고 부담스러운 자리입니다"

▲ 김석준 쌍용건설 회장이 24일 기자간담회에서 대표이사 복귀 소감을 밝히고 있다

4년만에 대표이사로 복귀한 김석준 쌍용건설(012650) 회장은 해외 사업 강화 의지와 함께 이같은 책임감을 털어놨다.

24일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김 회장은 "어차피 회장으로 경영의 중심에 있는데 대표로서 책임을 미루는 것 아니냐는 생각을 했다"면서 "해외에서 활동할 때도 대놓고 말하진 않지만 왜 대표가 아니냐, 무슨 사연이 있느냐는 질문을 받기도 했었다"고 말했다.

해외 영업 중 있을지 모르는 어려움을 해결하고 발주처로부터 신뢰를 얻기 위한 차원의 복귀라는 설명이다.

◇ "싱가포르에선 삼성전자 다음 쌍용건설"

쌍용건설은 올해 3조원의 수주 목표액 중 1조2000억원을 해외에서 거둔다는 목표다. 이에 대해 김 회장은 "보수적인 목표치"라면서 "싱가포르에서 목표치의 절반을, 나머지 절반은 중동과 아프리카 등 지역에서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쌍용건설은 2007년 9000억원 규모의 마리나 베이 샌즈 복합 리조트를 단독 수주하는 등 싱가포르에서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김 회장은 오는 6월 23일 그랜드오픈 예정인 마리나 베이 샌즈 리조트에 대한 강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그는 "세계적인 아이콘이 될 프로젝트를 한국 업체가 단독 시공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면서 "공사 초기에는 심지어 무너질 것이란 흉흉한 얘기까지 돌았지만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이제는 한국 사람이 싱가포르에 가면 삼성전자 다음으로 쌍용건설 아느냐고 물어볼 정도"라고 전했다.

대주주인 자산관리공사(캠코)의 쌍용건설 매각 추진과 관련해서는 "상식적으로 봤을 때 M&A 시장이나 주식시장 상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캠코가 서둘러 매각에 나설 이유는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 "중국 급부상..업계 함께 고민해야"

김 회장은 또 우리사주조합의 우선매수청구권에 대해 "회사가 어려울 때 직원들이 나서 회사 살리겠다고 퇴직금을 모아 우리사주조합을 결성했고 우선매수청구권도 받은 것"이라며 "직원들에게 다 포기하고 우선매수청구권 쓰지 말라고 할 수는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우리사주조합은 24.5%의 우선매수청구권을 갖고 있으며 쌍용건설을 인수하기 위한 기업으로서는 경영권 확보에 걸림돌이 되는 대목이다.

김 회장은 또 "지나간 사실만 놓고 봤을 때 1년 반 전 매각 협상을 했던 기업이 자기 당위성을 주장하기 위해 쌍용건설을 깎아내리려 했다"면서 "고가 입찰의 문제는 과거에도 있었고 앞으로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08년 동국제강은 당시 쌍용건설 주가보다 1만원 가량 높은 인수가격을 제시했으나 캠코와의 협상이 결렬돼 230억원 가량의 이행보증금 반환 소송을 진행 중이다. 

한편 김 회장은 세계 건설업계에 중국이 급부상하고 있다며 국내 건설업체들의 공동 대응을 강조했다.

김 회장은 "지난해 매출 기준으로 세계 10대 건설사 중 5곳이 중국 업체였다"면서 "규모가 큰 업체들일수록 중국 업체들과 진검승부를 벌여야 한다. 건설업계가 다같이 고민해야될 대목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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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건설, 김석준 회장 대표이사에 선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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