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주가가 연일 신고가를 찍는 등 IT주의 힘으로 코스피지수도 1700선을 향해 가고 있지만, LG전자 주가만 유독 맥을 못추고 있기 때문.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G전자 주가가 최근 약세를 보이며 지난 11일 종가 기준으로 12만8500원을 기록, 2개월여만에 가장 낮은 수준까지 내려 앉았다.
더 우려스러운 것은 지난달말부터 주가 상승탄력이 크게 둔화된 가운데 급락하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는 것. 지난달 25일에 3.07%, 이달 3일에 3.70%, 9일에 7.96%, 11일에 4.10% 각각 떨어졌다.
◇ 실적우려에 기관 손떼나?
사실 들여다보면 외국인들은 최근 석달째 계속 LG전자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 7월에 3839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8월에도 767억원 어치를, 이달에도 11일까지 8억원 어치를 각각 순매수했다.
7월에 4425억원으로 월별 기준으로 최근 2년여만에 가장 많은 순매도를 기록한 뒤 8월에 805억원 순매수로 돌아서더니 이달들어 다시 2500억원 어치나 순수하게 팔아 치웠다. 벌써 7일 연속 순매도하고 있다.
한 운용사 펀드매니저는 "연말까지 계속 실적이 좋아질 삼성전자에 비해 LG전자는 이익 모멘텀이 하반기에 크게 떨어질 것 같다"며 포트폴리오내 LG전자 비중 줄이는 대신 삼성전자를 늘리는 리밸런싱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실적 우려와 모멘텀 둔화로 기관 매물에 주가 폭락을 경험했던 엔씨소프트의 사례처럼, 외국인에 비해 집중도가 더 높은 기관의 매도 타깃이 된다는 것은 여간 부담스럽지 않다.
◇ 시장은 무엇을 걱정하나?
사실 최근 LG전자에 대한 국내 증권사들의 보고서는 별로 눈에 띄지 않는다. 반면 외국계 증권사들을 중심으로 발빠르게 LG전자 실적 악화 가능성이 서서히 힘을 받고 있다.
가장 먼저 LG전자 실적 우려를 내놓았던 노무라증권은 "세트제품 가격 하락과 패널값 상승으로 인해 마진 축소로 LG전자의 TV 마진은 2분기에 8%에서 4분기에는 0%까지 가파르게 떨어질 것"이라고 점쳤다.
UBS증권 역시 "에어컨 판매가 계절적으로 부진하고 LCD TV 마진도 높은 패널가격으로 인해 꺾일 것"이라며 "여기에다 미국에서의 휴대폰 판매 둔화로 이익이 더 줄어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렇다보니 1조원을 훌쩍 넘겼던 LG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이 3분기에 회사측 가이던스인 7000억원에도 못미치는 것 아니냐는 두려움이 싹트고 있다.
◇ 회사는 어떻게 보고 있나?
정작 당사자인 LG전자측은 이런 시장 분위기에 비교적 담담한 표정이다.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위축된 투자심리야 서서히 살아나지 않겠느냐는 것. 중요한 것은 시장이 이처럼 매년 반복되는 LG전자의 이익 사이클을 언제쯤 인정해주느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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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2006년과 작년 1000억원대에 불과했던 LG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은 올 4분기에 5000억~7000억원 수준에서 컨센서스가 형성되고 있다. 엄청난 변화가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오히려 이 부분이 부각되지 않는 것은 LG전자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갑자기 너무 커졌다는데 있다. UBS는 "이런 우려는 (이익 자체가 나빠서가 아니라) 시장 기대가 과도하게 높아서 나온 것"이라며 어닝쇼크는 없을 것으로 봤다.
이런 가운데 LG전자는 4분기에 우려를 뛰어넘는 실적 개선이라는 기대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이달말에 첫 엣지방식 LED TV와 대박을 친 `초콜릿폰`을 잇는 `뉴초콜릿폰`이라는 신병기가 나오기 때문이다. 패널가격만 떨어지면 LCD TV도 뜻밖의 마진 개선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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