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가 성장 둔화와 인플레이션 상승 압력에 동시에 직면해 있다"는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발언과 월마트 등 소매유통업체들의 9월 매출 실적에 대한 실망감이 투자심리에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버냉키 의장의 발언이 10월 공개시장위원회(FOMC) 성명서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아 대형 악재로는 작용하고 있지 않다. 또 고유가 행진에 따른 원유 등 상품주의 동반 상승이 주요 지수 하락을 제한하고 있다.
오전 11시33분 현재 블루칩 중심의 다우 지수는 1만3264.66으로 전일대비 35.36포인트(0.27%) 떨어졌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6.49포인트(0.96%) 하락한 2722.27을 기록중이다.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는 1475.23으로 0.39포인트(0.03%) 내렸다.
국제 유가는 하루만에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12월물 인도분은 전일대비 배럴당 71센트 오른 97.08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달러 가치는 사상 최저치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유로/달러 환율은 1.4695달러로 전일대비 0.59센트(0.4%) 상승했다.
◇버냉키 의장 "美경제 성장둔화-물가압력 직면"
버냉키 연준 의장은 이날 상하원 합동 경제위원회에 참석, "미국 경제가 성장 둔화와 인플레이션 상승 압력에 동시에 직면해 있다"고 밝혔다.
버냉키 의장의 이같은 발언은 10월 공개시장위원회(FOMC) 성명서와 맥을 같이 하는 것을 풀이되고 있다.
성명서는 "향후 인플레이션의 상승 위험과 경기 둔화 위험이 거의 균형을 이룰 것"이라는 내용을 담았다.
버냉키 의장은 "급증하고 있는 주택차압이 이미 곤경에 처한 주택시장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고, 경제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잠재력도 지니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가계 지출은 신용위기와 주택가격 하락, 고유가 등으로 인해 한층 둔화될 가능성이 있고, 기업투자도 이같은 경제불확실성으로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버냉키 의장은 그러나 "지금까지 주택시장 침체가 경제전반에 파급되고 있다는 증거는 불충분하다"면서 "최근의 경제지표들은 미국의 전반적인 경제가 복원 가능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의 금리 인하가 신용위기 여파를 막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연준 인사들은 미국 경제가 내년 하반기 개선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버냉키 의장은 "인플레이션이 유가 등 상품 가격의 급등과 달러 약세로 중대한 상승 압력에 직면해 있다"며 매파적 성향을 드러냈다. 그는 "이같은 요인들이 단기적으로 전반적인 인플레이션 압력을 증가시킬 가능성이 있고, 인플레이션의 기대심리에 영향을 미쳐 인플레이션을 장기적으로 고착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버냉키 의장은 "향후 경제지표와 금융시장을 바탕으로 통화정책을 펴나갈 것"이라며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미국 2위 자동차업체인 포드자동차(F)는 분기 손실이 전년동기의 52억달러에서 3억8000만달러로 대폭 감소했다는 소식에 2.3% 상승세다.
특별항목을 제외한 주당순순실은 1센트로 톰슨파이낸셜이 집계한 월가 전망치인 주당순손실 46센트를 크게 밑돌았다.
반면 세계 최대 네트워크 장비 제조업체인 시스코(CSCO)는 회계년도 1분기 순이익이 37% 급증했으나 매출 성장률 예상치가 월가 전망치에 못미치면서 7% 하락세다.
세계 최대 보험사인 AIG도 3분기 실적 부진 여파로 2.9% 내림세를 타고 있다. AIG의 특별항목을 제외한 주당순이익은 1.35달러로 월가 전망치보다 27센트 적었다.
세계 최대 유통업체인 월마트(WMT)는 10월 동일점포매출이 월가 예상치인 1.1%에 못미치는 0.7%에 그치면서 1.5% 떨어졌다.
세계 최대 철광석업체인 BHP빌리톤(BHP)은 리오 틴토 인수를 제안했다는 소식에 4.6% 하락세다.
◇美 지난주 신규실업수당청구 1.3만명 감소
미국의 지난주 신규실업수당청구건수(3일 마감 기준)가 전주대비 1만3000명 감소한 31만7000명을 기록, 1개월내 최저치로 떨어졌다고 이날 노동부가 발표했다.
반면 추세를 잘 보여주는 신규실업수당청구건수 4주 평균은 32만9750으로 2000명 증가했다. 이는 지난 4월중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1주 이상 실업수당청구건수(지난달 27일 마감 기준)는 4000명 줄어든 258만명을 기록했다. 그러나 4주 평균은 255만명으로 1만6000명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