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위기에 세계 반도체업계 M&A도 `휘청`

사모펀드 자금난..반도체 M&A `난항`
반도체 업황도 여전히 불확실..고평가 지적도
  • 등록 2007-09-03 오전 7:39:52

    수정 2007-09-03 오전 7:39:52

[이데일리 하정민기자] 세계 금융시장을 뒤흔들고 있는 서브프라임 발(發) 신용 위기로 사모펀드들의 반도체 업체 인수도 상당한 타격을 받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3일 보도했다.

일례로 많은 사모펀드들이 관심을 가졌던 산요전기의 반도체 부문 매각 작업이 최근 난항을 겪고 있다.

신용 위기 전에는 적어도 두 개 이상의 사모펀드 컨소시엄이 산요전기의 반도체 부문 인수에 관심을 표명했지만 사모펀드 업계의 자금난이 심각해지면서 상황은 완전히 달라졌다.

프란시스코 파트너스, CCMP, 롱리치, 블랙스톤, 베스타 캐피탈, CVC 등이 8억5900만달러에 인수안을 제시하긴 했다. 하지만 사모펀드 업계의 자금난으로 인수가 실제 이뤄질 지 불투명하고, 인수 가격 자체도 과거에 비해 많이 낮다는 평가다.

이는 지난해 칼라일, 블랙스톤, 텍사스 퍼시픽 그룹(TPG), 퍼미라 펀드 컨소시엄이 미국 반도체업체 프리스케일을 176억달러에 매입한 것과는 매우 대조적이다.

사모펀드들은 반도체가 경기 사이클에 민감한 업종이며, 아직 세계 반도체 업황이 호조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도 껄끄러움을 표시하고 있다.

조사기관 가트너의 앤드루 노우드 애널리스트는 "반도체는 매우 변동성이 심한 업종"이라며 "수 년간 호황을 보이다가 막대한 손실을 입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반도체 업체들이 지나치게 고평가되고 있다는 지적도 내놓고 있다. 지난 2004년 7월 모토로라에서 분사한 프리스케일은 그간 레이저 폰의 호조로 빠른 성장을 이뤘지만 최근에는 모기업 모토로라가 휘청이면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ABN 암로의 제프 토더 애널리스트는 "아시아 IT 기업의 밸류에이션은 닷컴 버블 이후 가장 높은 상태"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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