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의 와일드 카드로 떠오른 서브프라임 모기지 우려가 여전한 가운데 각종 경제지표가 여전히 부진한 것이 투자 심리를 냉각시켰다.
특히 금융시장의 금리인하 기대감은 날로 높아지고 있지만 최근 발표된 2월 생산자물가(PPI)와 소비자물가(CPI) 등 물가 지표 동향은 이를 배반하고 있다는 점이 문제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부동산 둔화를 막기 위해 조기 금리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이 작다는 실망감이 팽배하다.
이번 주 뉴욕 주식시장에서는 주가 향방을 결정지을 대형 이벤트가 열린다. 연준은 20~21일 양일간 올해 두 번째 공개시장위원회(FOMC)를 개최한다. 연준이 어떤 결정을 내리고 FOMC 성명서에 어떤 내용을 담을 지 세계 금융시장이 숨죽여 주목하고 있다.
부동산 지표도 FOMC만큼 중요하다. 2월 기존 주택판매, 3월 전미 주택건설업협회(NAHB) 지수, 2월 주택착공 등이 미국 부동산 경기의 현 주소를 알려줄 전망이다.
연준 관계자들의 연설도 여럿 대기하고 있다. 벤 버냉키 연준 의장, 도널드 콘 연준 부의장, 랜달 크로즈너 이사, 프레드릭 미시킨 이사, 찰스 플로서 필라델피아 연방은행 총재, 제프리 래커 리치몬드 연방은행 총재, 티모시 가이스너 뉴욕 연방은행 총재 등이 나선다.
모건스탠리, 오라클, 페덱스, 나이키, KB 홈스 등은 실적을 발표한다. 19~20일 열리는 일본은행(BOJ)의 3월 통화정책결정회의도 빼놓을 수 없는 중요 이벤트다.
◆FOMC 금리 동결 예상..성명서 변화 여부 주목
많은 전문가들은 연준이 이번 FOMC에서 현재 5.25%인 연방기금금리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문제는 FOMC 성명서다.
일부 전문가들은 연준이 모기지 시장의 동요 등을 감안해 금리인하 기대감을 부여해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FOMC 성명서에 어떤 식으로든 변화를 줘 인플레이션보다 경기둔화를 더 우려하고 있다는 점을 내포할 것이란 의미다.
내셔널 씨티 뱅크의 리차드 디카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이 그간의 매파적 태도에서 벗어나 시장에 다소 안도감을 주려할 것"이라며 "연준이 FOMC 성명서에서 경기 상황에 대한 문구를 바꿀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지난 1월 성명서에는 경제 성장이 다소 견고하다고 평가했으나 우려를 더한 뜻으로 바꿀 것이란 의미다.
실제 2월 근원 CPI는 전년동월비로 2.7% 상승했다. 연준의 물가 안정 상한선인 2%를 대폭 웃도는 수치다.
도쿄 미쓰비시 은행의 크리스 럽키 이코노미스트는 "FOMC는 중립적 문구를 담는 것을 즐기지 않는다"며 "최근의 물가 지표들은 그들을 가장자리로 몰고가고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 지표, 전망은 어두워
현재 연준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시장의 동요가 일반 모기지 시장으로 전이되지 않을 것이라고 거듭 강조하고 있다. 이번 주 발표될 부동산 지표 결과가 좋다면 투자자들은 연준의 낙관론에 다소 안도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주 가장 관심을 모으는 경제지표는 23일 발표될 2월 기존 주택판매다.
불행히도 전망은 좋지 않다. 마켓워치가 집계한 월가 전문가 예상치는 635만채로 전월 646만채보다 낮다.
한 주의 첫 날인 19일 발표될 3월 전미 주택건설업협회(NAHB) 지수 예상치도 전월 40보다 낮은 38다.
다만 2월 주택 착공은 1월 141만채보다 조금 늘어난 143만채를 기록할 전망이다.
이 외 22일에는 2월 경기선행지수가 발표된다. 예상치는 0.3% 감소로 0.1% 상승했던 1월에서 하락반전할 전망이다.
◆오라클-모건스탠리 실적 발표
이번 주에는 주요 투자은행과 IT 업체의 실적 발표가 관심을 끈다.
21일에는 모건스탠리가 회계연도 1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월가의 주당 순이익 전망치는 전년비 26% 증가한 1.87달러. 그러나 지난 주 사상최고의 실적을 경신한 골드만삭스의 성적표가 투자자들에게 큰 위안을 주지 못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큰 기대는 하기 어렵다.
이날 페덱스도 등장한다. 페덱스의 주당 순이익 전망치는 1.33달러로 전년 1.38달러에서 4% 감소했을 전망이다.
22일에는 KB 홈스가 등장한다. 부동산 둔화 여파를 알려주듯 실적 전망은 무척 나쁘다. 월가 의 주당 순이익 예상치는 전년동기대비 82% 감소한 37센트다.
이 외 스타벅스는 주주총회를 갖고 실적 전망에 대해 언급할 예정이다.
◆버냉키 등 FRB 인사 연설 주목
이번 주 연준 관계자들의 연설은 주 후반에 대거 몰려있다. 22~23일 양일간 연준 관계자 각각 4명이 공식석상에 등장한다.
22일 오전에는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이 워싱턴에서 열리는 신용위험 및 파생상품 컨퍼런스에 연설자로 나선다. 이날 오후에는 도널드 콘 연준 부의장이 자산 프라이싱에 대해 연설한다. 둘 다 질문을 받지 않는다.
연준 최고의 매파인 제프리 래커 리치먼드 연방은행 총재는 신용시장 심포지움에 등장한다. 랜달 크로즈너 연준 이사도 여기에 참석해 기조 연설을 한다.
23일에는 찰스 플로서 필라델피아 연방은행 총재, 제프리 래커 리치몬드 연방은행 총재, 티모시 가이스너 뉴욕 연방은행 총재, 프레드릭 미시킨 연준 이사 등이 나설 예정이다.